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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새누리당 경북도지사 권오을 예비후보]“사람이 바뀌어야 침체된 경북의 변화 가능”

“경북지사 선거는 중요 시험대…대권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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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73호 정찬대 기자⁄ 2014.04.07 13:57:23

▲사진 = CNB포토뱅크


새누리당 경북지사 후보경선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 김관용·권오을·박승호 예비후보가 경선을 진행 중인 가운데 권오을·박승호 후보는 김관용 후보의 도덕성 재검증을 요구하며 연좌 농성에 돌입, 경선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권 예비후보는 1일 CNB와 인터뷰에서 “사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후보의 자질문제는 선거판 전체를 흔들 수 있다. 특히 ‘병역비리당’이란 비판은 수도권 선거에도 악영향일 미칠 수 있다”며 중앙당에 김 예비후보에 대한 재검증을 거듭 요구했다.

권 예비후보는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침체된 경북도 변화할 수 없다”고 강조한 뒤 “20년 기득권을 뒤로하고 새로운 인물을 통해 경북의 복지수준과 행복감을 높여야 한다”며 경북의 세대교체를 주문했다.

그는 ‘대선에 나올 사람이 아니라면 광역단체장에 출마하지 말라’고 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경북지사직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난 뒤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라며 “내가 꿈꾸는 세상은 ‘서민이 따뜻한 세상, 부자가 떳떳한 나라’다. 그런 나라를 만드는 것이 내가 정치를 하는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권 예비후보는 중앙당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중앙당에서 뭔가 잘못하고 있다. 이번 선거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바닥민심을 들여다보면 결코 이렇게 해선 안 된다”고 충고했다. 이어 “중요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보면 중앙당이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박승호 예비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과 관련해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 각자 열심히 하고 단일화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혼자 싸우는 것보다는 둘이 싸우는 것이 더 힘이 된다”며 이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한편, 경북 안동 출신(1957년생)인 권 예비후보는 △경북고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고려대 정책대학원 경제개발 석사를 나왔다. 1991년부터 1995년까지 경북도의회 의원을 지냈으며, 이후 15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내리 3선을 했다. 지난 2010년에는 국회 사무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인터뷰는 지난 1일 국회 본청 새누리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 경북도지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출마의 변이 듣고 싶은데.

경북은 현재 상당히 침체돼 있고, 정체돼 있다. 변화를 통해 도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복지수준과 행복감을 높여야 하는데 현 상황으로는 쉽지 않다. 도정을 변화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지사를 바꾸는 것이다. 사람을 바꿈으로써 확실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현재 나와 같은 50대 중추세대가 우리사회 곳곳에 포진돼 있다. 정부의 장·차관, 기업의 CEO, 문화예술계 리더 등 우리 세대의 인적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면 경북을 좀 더 활기차고 역동성 있게 변화시킬 수 있다.

경북은 그간 다섯 분의 대통령을 배출하는 등 한국정치의 중심에 서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변방으로 전락했다. 경북지역 국회의원들이 중앙에서 제대로 대접 못 받는 현실을 보면서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바꿔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후배 정치인을 비롯해 사람을 키우는 역할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과감하게 경북지사에 출마하게 된 것이다.

▲3월 20일 (왼쪽부터)박승호, 김관용, 권오을 새누리당 경북지사 예비후보들이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공천신청자 간담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김관용 경북지사의 지난 도정을 평가한다면.

전시행정에 너무 많은 예산과 시간을 들였다. 구미시장 3선에 경북지사 2선 등 단체장만 5선을 했다. 20년간 기득권을 쥐고 있었다. 그간의 구미시 발전상을 보면 LG디스플레이와 삼성 등 대기업이 떠나면서 쇠퇴기를 맞았고, 경북 도정 8년을 돌아봐도 딱히 ‘뭐 했지’라며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 언론 홍보만 강화했을 뿐 막상 뭘 했는지 대표상품이 떠오르지 않는다.


- 경북도 발전을 위한 권 예비후보의 대표공약은 무엇인가.

권역별로 보면 북부지역(경북 영주·안동·영천)의 중앙선 복선전철사업으로 서울-경북 간 시간이 한 시간대로 좁혀졌다. 그만큼 수도권 인구가 찾아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이 지역에 종합테마파크를 짓고, 힐링 센터를 조성해 많은 이들이 편히 쉬다 갈 수 있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동남권은 경주, 포항, 울진, 영덕을 잇는 해안선 천리(千里)가 굉장히 아름답다. 천년고도 경주와 포항 등을 더해 이곳을 새로운 관광도시로 키울 생각이다. 중국 관광객의 수요가 늘면서 내륙연계 관광을 유치하는 문제도 중요해졌다. 경주의 내륙관광과 해안선의 해양관광을 통해 새로운 문화해양관광도시로 만들겠다.

구미공단이 들어선 서부권의 경우 많은 이들이 전자 공업도시로 인식하고 있지만 이곳에는 보리사라는 유서 깊은 절(寺)이 있다. 이곳을 불교 성역화하고,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국가유적지화하며, 길재 선생 등 조선시대 뛰어난 선비들이 수학하며 지낸 여러 곳을 적극적으로 문화관광지로 조성해 이 지역을 전자공업도시에서 문화관광산업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

이외에도 구미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자립형사립고(자사고)와 자율형농업고(자농고)를 집중 지원하거나 신설해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높이도록 하겠다. 아울러 대구를 근교로 하는 김천, 구미, 칠곡, 경산, 영천 등은 기존의 경부선과 더불어 광역전철망을 통해 대구와 경북이 상생 발전하고 주민들의 편리성도 도모할 계획이다.

경북은 우리나라 대표적 농도(農道)다. 농사는 농민이 짓고, 별도의 유통 전문회사인 농산물수출공사를 설립해 이를 전담토록 할 계획이다. 또 농산물의 가격폭락을 방지하기 위해 농산물가격안정기금을 설치하도록 하겠다. 직불제를 통해 경북 한우의 산업기반을 공고히 하고, 이를 통해 농가의 안정성을 꾀할 생각이다.

교육문제도 매우 중요하다. 행정자치와 교육문제를 통합해 좀 더 체계적이고 책임감 있는 교육정책을 펴나갈 계획이다. 도지사가 교육을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예산을 집중 투자하고, 도(道)에서 50%, 시군구에서 나머지 50%의 예산을 내서 경북지역의 교육환경과 학력수준을 높이도록 하겠다. 아울러 각 시·군 단위의 자립형 사립학교를 적극 지원해 이곳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래서 이후 대학을 마치고 다시 지역 인재로 쓰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도청이전 문제로 동남권의 실망감이 적지 않은데.

동남권에서 북부권으로 옮긴 것에 대한 상실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동남권 120만 도민의 편의를 위해 이곳에 임기 내 도청 제2청사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도청이전 문제가 지역의 큰 과제로 남아 있는데, 명품생태 도시로 조성하면서 도청이전을 완료하고, 대구에 있는 도(道) 산하기관을 경북 각 시·군으로 분산 재배치해 균형발전을 기하도록 하겠다.


- 3선 도전장을 내민 김관용 예비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는데.

김 예비후보 아들의 병역비리는 팩트(fact)다. 2500만원을 주고 허위진단서를 받아 군대를 면제시킨 것은 범죄 행위다. 공소시효가 지나 벌을 안 받았을 뿐 명백한 범죄다. 살인죄도 20년 공소시효가 지나면 벌을 안 받는다. 그렇다고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김 예비후보는 최소한 도민들께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다. 벌 안 받았다고 병역비리 의혹 자체를 흑색선전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도덕불감증이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 도청이전 문제와 관련해 김 예비후보 측근이 건설사로부터 5억 원을 받아 실형을 선고 받았다. 본인이 관리감독자임에도 이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다. 그저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논문 표절의혹도 문제가 심각하다. 이러한 것이 김 예비후보의 도덕불감증을 잘 말해주고 있다고 본다.

▲사진 = CNB포토뱅크


- 권오을-박승호 예비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도 점쳐지는데.

단일화를 애기할 때는 아니다. 각자 열심히 하고 단일화 대해선 아직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물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혼자 싸우는 것보다는 둘이 싸우는 것이 힘이 더 되니까 (여지는 있다.)


- 김 예비후보에 대한 재검증을 요구하며 박 후보와 함께 연좌농성에 돌입했는데.

중앙당에 의사전달을 분명히 할 것이다. 중요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보면 중앙당이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 후보에 대한 자질문제는 선거판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소재가 된다. 비록 경북지사 선거지만 본선으로 가면 선거판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특히 ‘병역비리당’이란 비판은 수도권 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안 서 있는 것 같다. 지도부가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 경선 일정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김관용 후보에 대한 의혹을 규명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기 때문에 경선 일정을 지금보다 늦출 것을 요구한 것이다.


- 연좌농성은 계속하는 것인가.

지역과 중앙을 오가며 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 농성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의 의지를 지도부에 확실하게 전달할 생각이다.


- 박승호 후보와 함께 현재 경선 보이콧을 선언했는데.

현재 경선은 불공정 경선이다. 사태가 심각하다. 경북지사 후보자가 유권자인 도민들에게 다가가 자기 정책을 얘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20년 기득권에 의해 봉쇄당했다. 그렇다면 중앙당에서 그 피해를 보장해줘야 하는데, 당 지도부 이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 같다.


- 이번 경선은 흥행이나 주목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은데.

중앙당에서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 대해 당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출범하기 전에는 야당이 분열해 압승할 것이란 얘기가 많았다. 또 야당 지지율이 저조한 상태에서 선거에 자신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만 봐선 안 된다. 응답률을 보면 무당층이 얼마나 큰가. 실제 바닥민심을 들여다보면 결코 안일하게 생각할 수 없다.


- 경선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결과적으로 사람 만나는 것이다. SNS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선거인단 투표는 숨바꼭질 선거다. 누가 선거인단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난감한 부분이 있다. 300만 도민 가운데 8천명의 투표인단이 투표를 하기 때문에 최대한 ‘권오을’을 많이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 권 후보는 대선에 나올 사람이 아니라면 광역단체장에 출마하지 말라고 했는데.

서울, 경기, 인천, 충남, 경남, 제주 등을 보면 광역단체장 이후 다들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 나 또한 경북지사직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난 뒤에는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다.  만약, 이번에 당선되면 차기는 어렵고, 차차기 대권에 도전할 계획이다. 대선에 대한 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내 책 제목도 ‘을의 길’이라고 지었다. 부제는 ‘서민이 따뜻한 세상, 부자가 떳떳한 나라’다. 그런 나라를 만드는 것이 내 궁극적인 목표다.


- 그렇다면 이번 선거가 본인에게 매우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 정말 중요한 선거다. 비교적 젊은 나이인 39살에 국회의원이 돼서 고생도 많았다. 능력과 경험 부족 등으로 3선 국회의원만 하고 말았지만, 늘 국가경영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나에게는 대통령에 대한 꿈이 있다. 이번 경북지사 선거홍보물에도 이에 대한 내용이 실릴 것이다. 대통령과 선출직은 모두가 ‘을’이며, 국민이 ‘갑’이다. 결국 나는 ‘을’이고, 내 이름도 ‘을’이다. 이런 자세로 정치에 임하고 있다.

- 정찬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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