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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골프 세상만사]재미 더하는 15번째 골프채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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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39호 김재화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장⁄ 2015.07.16 09:04:43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재화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장) 골프 선수가 지니는 무기, 클럽의 수는 14개로 제한된다. 이 규정은 1936년 미국의 로슨 리틀이라는 선수 때문에 생겨났다. 리틀은 1934년 브리티시 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가 캐디에게 특별 요금을 청구 받았다.

리틀 “나는 당신에게 다른 사람이 주는 만큼 캐디피 줬잖아?”

캐디 “뭔 소리? 당신은 우드 5개, 아이언 18개 등 총 23개의 쇠막대기를 메라고 했거든. 나 어깨 빠지는 줄 알았다. 돈 더 내.”

결국 캐디의 요구대로 리틀은 특별 요금을 냈지만, 23홀 합계 10언더파의 놀라운 성적으로 우승했다. 이를 계기로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클럽 수 제한을 공론화했다. 그래서 생긴 골프 규칙은 14개를 초과했을 경우 스트로크플레이 때는 반칙을 한 홀마다 2타를 부가하고, 1라운드 당 최고 4타를 한도로 하는 벌칙이 정해졌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의 캐디백 안에 초과한 골프 클럽 개수가 있지는 않은지? 당연히 14개만 넣고 다닌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 사람은 그 개수만으로도 아주 잘 치거나 정반대로 잘 칠 의향이 별로 없는 사람들이라 생각된다. 무슨 얘기냐구? 드라이버나 퍼터는 수시로 쓰지만 백에 들어있는 14개를 다 쓰지 못하고 18홀을 끝내는 날이 많으면서도, ‘아, 이런 용도의 채가 하나 더 있었더라면…’하고 장비 부족을 통감한 적도 있으시리라.

그래서 필자는 권한다. 1개를 몰래 더 넣고 결전에 임하시라고. 아무래도 총알 14개 가진 것보다 15개 장전한 사수가 명중 횟수가 더 많지 않겠는가. 그러다가 발각돼 게임 몰수되면 책임질 거냐구? 맞다. 필자 이름을 걸겠다.(이름값이 얼만지는 잘 모르지만) 근데 이 15번째 클럽은 눈에 보이질 않아 드러나지 않는다. 절대 안 들킨단 말이다. 아니, 이 클럽은 사실 사용해도 무방하다.

골프는 14개 클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획기적으로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15번째 클럽이 있다는데 왜 못 믿겠단 표정들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머리다. 머릿속에서 전략을 짜고, 머릿속에 코스를 그려서 공략해야 할 것이다. 스윙도 두뇌에서 나오는 것 아닌가. 머리(두뇌)야말로 압박감 아래서 골퍼의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비밀 병기다. 다만 아쉽게도 머리를 15번째 클럽으로 잘 쓰는 사람들은 뛰어난 프로 선수들뿐이니 문제이긴 하다. 하지만 절망은 말자. 우리 아마추어들도 ‘다른 머리’로 추가 채를 가질 수 있단 말이다.

▲2014년 8월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4회 서울 골프쇼’를 찾은 관람객이 골프 용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새삼 말하지만 골프에는 필요한 4대 조건이 있다. 첫째, 봄 같이 따뜻한 동반자요, 둘째, 여름 같이 확실히 뜨거운 정정당당한 정신, 셋째는 가을 햇살같이 부드러운 유머고, 마지막으로 겨울처럼 냉정하게 지키는 룰이다. 라운드 때 가장 환영받는 사람은 구멍 난 지갑을 들고 와서 돈을 질질 흘려주는 사람이고, 그 다음이 분위기 메이커 곧 웃음을 주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웃음은 골프 재미를 수천 배 더 높여주는 기가 막힌 것이다.

채가 좋아야 골프가 재밌을까? 아니다. 채보다는 누구랑 쳤느냐가 중요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섹스가 같지 않듯 말이다. 실험을 해봐도 좋다. 골프는 입이 아닌 팔로 치는 것이지만 입을 꾹 다물고 하면, 마치 맹물에 보리밥 말고 그걸 설렁탕이라고 하는 것처럼 전혀 맛이 나지 않는다. 골프장에서의 유머는 재미라는 맛을 내는 양념 중 가장 빼어난 양념이다.

그런데 필자가 유머의 중요성을 글이나 강의장에서 말하면, 많은 이들이 “차라리 언더파를 치는 게 쉽지, 남 웃기는 유머는 안 돼요”라고 한다. 연습장서 몇 바구니씩의 볼 때리는 연습은 하면서 더 중요한 ‘유머 내공 쌓기’는 왜 소홀히 하시는가? 방법을 모르신다구? 여태까지 이 김 작가(필자)의 무수한 유머 책을 전혀 안 읽으셨단 말인가. 현장서 바로 써먹을 유머가 득시글득시글한데…!

(정리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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