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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시장]미술경매 1천억 시대, ‘아트테크’ 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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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45호 왕진오 기자⁄ 2015.08.27 09:12:39

▲2014한국국제아트페어 전시장. 사진 = 왕진오 기자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왕진오 기자) 1% 저금리 시대의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술품 시장이 상반기 호황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미술품 시장의 대표 주자인 경매 시장이 설립 17년 만에 1000억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 미술품 경매 시장은 서울옥션이 설립된 1998년 총액 1억 8000여만 원을 기록한 이후 2010년 948억, 2011년 902억, 2012년 893억 원, 2013년 724억으로 실물 경기 변동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다가 지난해 981억 원을 기록했다고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의 집계 자료는 밝혔다. 

국내 미술 경매 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2007년 호황기 때 나타났던 ‘아트테크(아트+재테크)’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당시의 아트테크는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고, “전시장에 걸리면 물감만 묻어도 팔린다”는 농담이 나오기도 했다. 

▲마니프 국제아트페어 전시장의 관람객. 사진 = 마니프조직위원회

그러나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단기간의 이익을 쫓아 미술품을 투자 대상으로 삼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수많은 아티스트와 작품을 구별할 줄 아는 안목과, 실제 거래와 관련된 정확한 정보 얻기가 녹록치만은 않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직접 그림을 구매하기보다는, 미술품 거래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기업의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2015년 1월 5130원이었던 미술품 경매업체 서울옥션의 주가가 8월 19일 현재 2만 3000원대로, 무려 350%가 넘는 수익률을 내고 있다. 주식 투자자에게는 호재지만, 미술품 경매 업체의 주가가 너무 과열됐고, 2007년 미술 시장의 거품 양상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 저금리 시대 새로운 투자처”

미술품의 직접 구매보다는 미술 경매사의 주식으로 돈이 몰리는 데는, 한국 미술 시장의 낙후성도 한몫 하고 있다. 우선 객관적으로 그림 값 산정을 해주는 믿을만한 기관이 없다. 한국 그림의 가격 결정은 경매장에서의 낙찰 가격과, 1차 시장인 화랑 거래 금액이 가장 중요한 잣대다. 

▲2015 G서울아트페어의 갤러리스트와 관객. 사진 = 왕진오 기자

하지만 경매 낙찰가와는 달리 화랑에서의 거래 가격은 알아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화랑과 구매자만이 알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발품을 팔아 아트 페어(여러 화랑이 참여해 그림을 파는 행사) 현장을 가도, 내걸린 그림에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기에 눈만으로는 작품 값을 알 길이 없다. 

이와 관련해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의 이상규 대표는 “미술 경기가 호전되는 상황에서 미술품 투자는 권장할만하다. 하지만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기로 연결시키려는 세력도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5 G서울아트페어의 갤러리스트와 관객. 사진 = 왕진오 기자

그는 “부동산 또는 주식과 달리 리스크의 편차가 큰 미술품을 투자 대상으로 삼을 때는, 정보 파악을 잘하고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이라며 “하반기 미술 시장을 견인할 주도주 성격의 작품 군이 변화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시장 흐름 변화에 대한 관찰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술이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는 바탕에는 작가의 열정이 있다. 그 열정을 모른다면, 그리고 미술 시장의 움직임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트테크는 위험한 놀이가 될 뿐이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 소장.(사진=KT Kim)


한국미술경영연구소 김윤섭 소장 
“되팔 수 있는 500만원 이상 그림을”

2007년 이후 8년만에 아트테크란 단어가 다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 소장은 초보 미술품 투자자들이 잊지 말아야 할 사항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 올바른 미술품 투자를 위해 개인이 우선 해야 할일은?

“그림을 구매하려는 경우, 자신의 경제적 여력과 역량을 최우선으로 살펴야 합니다. 미술품을 감상하는 단계를 지나 사고 싶은 작품이 생긴다면, 작품을 보는 안목과, 작가에 대한 공부를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미술품 투자 시작 단계에서는 사고 싶은 작품보다 살 수 있는 작품부터 접근해야 합니다. 보기에 좋은 작품인지, 갖고 싶은 작품인지를 구분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격을 떠나 개인의 성향 그리고 가족 구성원들과의 협의를 반드시 거친 뒤 구매를 결정해야 후회가 없습니다. 

 
구매하고픈 작품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경매에서 낙찰된 가격, 화랑에서 부르는 가격 등을 발품을 팔아 꼼꼼히 기록하고 데이터를 모아 놔야 구매 시점에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여러 곳에서 열리는 경매 또는 아트페어를 직접 찾기가 어려울 경우에는 (사)한국미술품시가감정협회에 작가별 판매 가격을 문의하면 국내 11개 경매사와 전국 규모의 전시장에서 거래된 가격을 손쉽게 알 수 있으니 활용할만 합니다.” 

- 그림을 사려면 반드시 전시장이나 아트페어를 가야 합니까?

“미술품을 투자 대상으로 선택한 뒤에는 작품을 실물로 자주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작품의 매력은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는 액자에 걸려 있는 실물을 봤을 때 발산됩니다. 현물 가치를 구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작품을 접하는 기회를 늘려야 합니다. 

작품 제작 과정, 주제 선정 이유 등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에피소드를 깨알같이 알아두는 것이 그 작품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구매하려는 작품 종류나 작가 선정에 고민이 많을수록,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트 페어나 경매장을 방문한다면 작가나 화랑 관계자에게 궁금한 점을 그때그때 질문해야 합니다. 그리고 선호하는 작가별 파일을 모아 두시면 나중에 자신이 특정 작가군을 좋아한다는 자가진단 결과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2010년 서울옥션 경매장에서 진행된 이중섭 작 ‘황소’의 낙찰 현장. 사진 = 왕진오 기자

- 100% 투자 대상으로서 미술품을 고르려면?


“감상 단계를 벗어나 투자를 실행할 단계에선 자신의 경제적 여력을 확인해야 합니다. 여유 돈이 있으면 몇 천만 원을 집행해도 무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500만 원 미만의 투자는 가격의 오르내림에 너무 신경을 곤두세우지 말아야 합니다. 만약 구매가보다 올랐다면, 보너스를 받았을 때처럼 횡재한 느낌만 간직하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2014한국국제아트페어의 전시장 모습. 사진 = 왕진오 기자

- 투자의 제한 폭을 500만 원으로 삼는 이유는?

“미술품 경기가 호황인 2007년 때처럼 최근 금융권에서 미술품 투자를 권유하고 상품 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500만 원 이상의 그림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재판매가 가능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구매해야 합니다. 서민에게 이 돈은 거의 두 달 치 월급에 해당합니다. 감상용 투자를 하기에는 너무 큰돈이죠. 

500만 원 이하 작품은 특정 작가의 대표작이 아니라 그 작가의 작품 중 하나를 구입하게 된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미술품에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특정 작가의 작품을 고를 때는 최소 2∼3000만 원은 지출해야 그 작가의 대표작을 소장할 수 있는 게 현실입니다. 

구매 시점까지 정보 수집의 창구를 다원화해야 합니다. 최종적으로는 남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본인이 모은 파일과 정보력을 기준으로 살 수 있는 것을 고른다면 웬만한 투자 상품보다는 웃을 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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