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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건강 칼럼]불면증 치료하는 수면위생법 1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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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45호 김경미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2015.08.27 08: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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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경미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잠을 통 자지 못해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처럼 잠 못 자는 이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고는 잘 모를 수 있다. 수면 장애는 많은 신체 질병, 정신 장애 그리고 또 다른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우울증이 생기면 수면 문제가 생기지만, 잠을 못 자서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렇듯 수면 장애는 흔하면서도 인체 대사, 기분, 인지,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수면은 왜 필요할까? 이는 잠을 못 자게 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다. 동물 실험 결과에 따르면 수면 박탈은 쇠약, 음식 섭취 증가, 체중 감소, 체온 저하, 피부 장애, 심하면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다. 사람에게 잠을 못 자게 하면 흔히 자아 붕괴, 환각이나 망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오래 전부터 수면학자들은 수면을 조절하는 뇌 부위와 물질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초기에는 수면을 망상체 활성화계의 각성 상태가 낮아지면서 수동적으로 찾아오는 현상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뇌의 특정한 부위에서 수면 기능을 조절한다는 가정과, 뇌의 여러 부위들이 서로 그물망 관계를 가지고 상호작용해 수면 기능을 담당한다는 가정이 연구돼 왔다. 현재로선 후자, 즉 뇌간의 여러 작은 중추들이 통합적으로 조절한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수면은 단순하고 균일한 현상으로 생각돼왔다. 하지만 1953년 아세린스키(E. Aserinsky)와 클라이트먼(N. Kleitman)에 의해 ‘급속안구운동(rapid eye movements: REM)’이 있는 수면이 밝혀지면서 이후 연구들을 통해 수면에는 여러 단계가 있고, 이 단계들이 리듬처럼 반복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수면은 렘(REM)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크게 ‘렘수면(REM sleep)’과 ‘비렘수면(nonREM sleep)’으로 나뉘고, 각각의 단계에서 내분비와 생리 기능이 달라진다.

잠이 든 후 첫 렘이 끝날 때까지가 첫 수면 기간이고, 정상적 야간 수면은 이런 수면 기간이 3~5회 반복된다. 15~20분 정도 렘수면이 오고 나면 다시 비렘수면이 2단계에서 4단계까지 90분 동안 진행된다.

비렘수면의 기능은 낮 동안 학습된 것에 대해 전정(pruning)과 조율(tuning)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4단계 비렘수면이 끝나면 다시 렘수면으로 이어진다.

수면 중 80%는 꿈을 꾸며, 수면 중에 있으면서도 마치 깨어 있는 상태처럼 맥박, 호흡, 혈압 등 소견이 불규칙하다. 렘수면 동안 나타나는 꿈은 뚜렷할 때가 많고 추상적이며 비현실적이고, 감정 반응이 실리기도 한다. 그래서 렘수면은 감정과 연관된 기억을 조절한다고 여겨지고 있다.

수면 장애는 2005년 개정된 국제수면장애 분류에서 불면증, 수면 관련 호흡 장애, 일주기 리듬 수면 장애, 중추신경계기원 과수면, 초수면(parasomnias), 개별 증상, 정상적으로 보이는 변이 및 아직 미해결 문제들, 기타 수면 장애 등 8개 범주로 분류하고 있다.

모든 수면 장애 중 가장 흔한 것은 불면증이다. 불면증은 수면-각성 장애의 하나로, 뚜렷한 신체적, 정신적 원인 없이 잠을 자지 못하거나 잠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일차적 불면증은 다른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장애와 상관없는 불면증으로, 잠이 잘 들지 못하며 중간에 자주 깨는 것이 특징이다. 인구의 1/3이 불면 증상을 가지고 있고, 그 때문에 10~15%가 낮 동안에 장애를 경험하며 6~10%가 불면 장애의 진단 기준에 맞는 증상을 가진다.

▲날씨가 더워지고 몸이 나른하면 수면 욕구는 증가한다. 하지만 수면 장애를 가지 사람에게는 딴 세상 얘기다. 사진은 늦은 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사진 = 연합뉴스

수면 장애의 진단은 환자의 주관적 호소에 의해 기술되지만, 정상적인 수면 변이들과 감별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잠을 적게 자는 사람, 정상적인 연령 관련 수면 변화, 해외여행 등 사정으로 인해 장기간 깨어 있어야 하는 상황적/급성 불면증 등과의 감별도 필요하다. 따라서 정확한 문진과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정신적 장애에 의한 불면증은 대처법 달라 전문의 진단 필요

병원을 찾는 불면증 환자의 약 10% 정도는 일차성 불면증, 즉 불면증 이외의 다른 의학적, 정신건강학적 원인이 없는 경우이다. 전체 불면증의 50% 이상이 정신건강의학적 질환에 의한 불면증이므로, 일차성 불면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의학적 평가를 통해 다른 원인에 의한 불면증을 배제해야 한다.

따라서 24시간에 걸친 수면-각성 양상, 수면 환경, 구체적 수면 습관에 대한 병력 청취 및 수면 일지(sleep log) 등을 이용해 수면 양상에 대한 구체적 평가가 필요하다. 그 외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호흡 기록, 산소포화도 측정, 입면 시 렘수면(sleep-onset REM sleep: SOREM) 여부 등을 평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수면 장애의 치료는 환자와 불면증의 특성, 그리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치료는 우선 정상 수면 및 수면 위생(아래 참조)에 대해 교육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런 후 수면 제한 치료, 자극조절 치료, 생체되먹임, 이완 치료 등 다양한 행동 치료를 실시한다. 2500~10000Lux 백색광에 일정한 시간 노출시켜 체내 일주기 체계의 수면 위상을 변화시키는 광치료도 효과적이다. 이런 방법들을 종합해 수면 위생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약물 치료는 비약물학적 방법을 모두 시도해 본 다음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면제는 일시적으로 불면증 해소 효과가 있을 수 있으므로, 주로 일시적인 불면증이나 단기 불면증에 사용한다.

하지만 일차성 불면증이 아닌 정신건강학적 질환이나 일반의학적 질환에 의한 이차성 불면증인 경우, 수면제만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수면 효과가 적고 일부에서는 수면제 의존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런 수면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소량에서 출발해 간헐적인 투여를 하는 것이 좋고, 약을 복용하거나 중단할 때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면 위생법

① 규칙적인 기상 시간을 지킬 것.
② 평소 수면 시간만큼만 침대에 있을 것.
③ 불규칙한 낮잠을 피하고, 아무 때나 드러눕지 말 것.
④ 잠자고 일어났을 때 상쾌한 기분을 갖도록 할 것.
⑤ 안락하고 쾌적하며 소음이 차단된 수면 환경을 조성할 것.
⑥ 적당한 운동량을 유지할 것.
⑦ 저녁 시간에 자극적인 음식이나 활동을 피할 것.
⑧ 잠자기 전 따뜻한 샤워를 해볼 것.
⑨ 일정한 시간에 식사할 것. 수면 전 과식을 피할 것. (그러나 자기 전 배고픔을 잊기 위해 가볍게 우유나 스낵을 먹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⑩ 술(잠이 잘 오기는 하나 자주 깰 수 있다)과 담배, 커피, 각성음료 등 중추신경계 작용물질을 가급적 피할 것.
⑪ 정기적으로 저녁에 이완요법(근육이완, 명상, 요가 등)을 시행해볼 것.
⑫ 자기 전 물을 많이 마시지 말 것.
⑬ 잠이 오지 않아 초조하거나 짜증이 날 때 억지로 자려 하지 말고 침실을 나와 무언가를 해볼 것(예: 지루한 책 읽기). 그러다 잠이 올 때 다시 들어가 잘 것. 단, 아무리 적게 잤어도 다음날 제 시간에 일어날 것.
⑭ 자꾸 시계를 보게 되면 시계를 치워버릴 것.
⑮ 낮에 아무리 복잡한 일이 있고 나쁜 감정이 남았어도 그날 자기 전에는 정리해 편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기를 것.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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