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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페어 분석 ①]“다 오라” 서울오픈 vs “값싸게” 어포더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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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46호 왕진오 기자⁄ 2015.08.31 11:03:46

▲해외에서 개최된 어포더블 아트페어의 전시장. 사진 = 어포더블 서울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왕진오 기자) 국내 미술 시장 규모가 3249억 원이 됐다. 1차 시장인 화랑가의 장기 침체 속에 아트페어(여러 화랑이 참여해 그림을 파는 행사)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선 크고 작은 아트페어 8개가 열리고 있다. CNB저널은 이들 8개 아트페어의 장단점을 알아보는 시리즈를 이번 호부터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14년도 미술 시장 실태 조사에 따르면 432개 국내 화랑이 판매하는 미술 시장 규모는 총 1945억 원이다. 판매 작품 수는 3만 5164점. 

판매 실적이 없는 화랑이 전체의 26.2%(113개)나 되며, 시장(작품 판매 금액 기준)의 약 80%를 차지하는 상위 10개 화랑의 판매 실적 역시 2012년 대비 32.4%나 감소(2012년 2453억 원 → 2013년 1658억 원)했다. 한국 경제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침체세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도 아트페어는 증가세를 보였다. 아트페어의 시장 규모는 2012년보다 57.3%나 증가한 661억 원이며 판매 작품 숫자 역시 42.7% 증가한 1만 5373점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서도 16개 아트페어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작품 판매금액은 2012년 아트페어 당 평균 22억 원에서 작년 36억 원으로 증가했고, 판매 작품 숫자 역시 평균 294점에서 622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아트페어는 △대형 화랑이 중심이 돼 열리는 KIAF(한국국제아트페어), 화랑미술제, 아트대구, 아트부산 △작가 중심으로 열리는 마니프(MANIF), 한국구상대전 아트페어, 아트서울, 남송아트페어 △기획사 중심의 G서울아트페어, 어포더블 아트페어, 헤이리 아트로드 77 △이밖에 아트에디션, 호텔아트페어, 각 지자체 주최의 아트 페어 등이 있다.

편안하고 재미나게 ‘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

작품은 50만 원부터 1000만 원까지. 1000만 원이 넘는 고가 작품은 아예 대상이 아니다. “합리적 가격대에 수준 높은 작품을 만나고, 모든 작품에 정찰 표시를 해 구매자를 편하게 한다”를 모토로 내건 다국적 아트페어 브랜드의 ‘어포더블 아트페어 2015’가 한국에서 열린다.

9월 11∼1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펼쳐지는 어포더블 아트페어에는 국내외 80여 개 갤러리가 2000여 점의 작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1999년 영국 런던에서 윌 렘지에 의해 설립된 어포더블 아트페어는 예술과 함께 풍요로운 삶을 지향한다. 어포더블은 행사장 방문객에게 예술에 대한 지식과 구매 기회를 제공하고, 각 나라의 신진 작가 양성을 위한 후원은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즐거운 분위기에서 미술을 즐기고 향유하는 문화 환경 구축을 목표로 내걸었다.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에선 세 번째로 오픈하는 서울 행사에선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아트 강연과 워크숍, 어린이 아트 스튜디오 등의 프로그램이 전시 기간에 맞춰 진행돼 미술에 대한 친숙함을 배가시킨다.

또한 참가 화랑 모집 후에는 마케팅이나 아티스트 육성에 관심을 덜 두는 여느 아트페어와는 달리, 역량있는 35세 미만의 젊은 신진 작가들을 양성하고 후원하며 이들을 위한 특별 전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특징이 있다. 

▲해외에서 개최된 어포더블 아트페어의 전시장. 사진 = 어포더블 서울

어포더블 아트페어 주최측은 “해외에서 신진 작가의 특별 전시를 통해 판매한 금액의 평균이 약 17억 원 상당”이라고 자랑한다. 한국판 어포더블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젊은 아티스트들에게는 전시 공간과 전문 큐레이터를 제공하고, 이들이 해외 전시에 참가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이다. 

‘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2015’는, 작품을 사고판다는 기존 아트페어의 개념을 넘어, 즐기는 문화 환경을 지향한다. 

△갤러리 스피드 데이팅 △어린이 아트 스튜디오 △아트홈(아트100) △아트 콘서트(부제: 영 아티스트가 들려주는 그들의 예술 세계) △영 탤런트 프로그램 △엘리펀트 퍼레이드(Elephant Parade) △AAF Seoul X Olleh 국제스마트폰 영화제 등의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은 딱딱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깨려 노력한다. 

갤러리 스피드 데이팅은 초보자가 쉽게 아트페어에 입문할 수 있도록 전문 도슨트(작품 해설사)와 함께 전시장을둘러보는 프로그램이다. 국내 유명 갤러리의 전시공간을 포함해 14개국의 갤러리를 돌며 갤러리스트들과 대화를 나누고 미술 시장의 흐름과 아트 컬렉팅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어린이 아트 스튜디오는 사회적 기업과 함께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이 직접 미술 작품을 만들고 체험한다. 자녀가 재미있게 예술 체험을 하는 동안 부모는 여유롭게 전시장을 거닐 수 있다. 

아트홈(아트100)은 ‘100만 원 이하의 수준 높은 작품들’을 모아 놓은 공간이다. 합리적인 가격의 미술 작품으로 실제 인테리어에 활용할 수 있는 홈 스타일링 팁을 현장에서 제공한다. 처음 아트 컬렉팅을 하는 초보자에게 매우 유용한 공간으로 될 전망이다.

김율희 어포더블 한국지사장  
“편하지만 세련된 아트페어”

글로벌 아트페어를 지향하는 어포더블 아트페어의 서울 행사를 지휘하고 있는 김율희 어포더블 아트페어 한국지사장은 “현대 미술에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으며, 쉽게 그림을 살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고 행사 의미를 밝혔다.

김 지사장은 3일간의 행사에 예상 관람객 3만 명, 판매액 20억 원의 목표를 세웠다.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에게는 아트 컬렉팅의 새로운 차원을 알려주기 위한 여러 장치를 준비했다.

▲김율희 어포더블 한국지사장. 사진 = 어포더블 서울

우선 판매 작품의 가격대를 ‘적정 수준’으로 정했다. 초보 아트 컬렉터들의 부담 없는 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포석이다.

또한 미술 작품의 값어치는 전문가들에게도 헷갈리기 쉬우므로, 그림 값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전시 작품에 가격표와 정보를 부착할 예정이다.

게다가 현장에서 구매한 작품은, 전문 포장 업체의 도움을 받아 페어 현장에서 바로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원스톱 쇼핑 개념’ 역시 도입된다. 

김율희 지사장은 해외에서의 행사 데이터 분석을 통해 “30∼60대 방문객이 행사장을 주로 찾는다”며 “서울 행사장을 찾는 방문객 중 25%, 즉 네 명 중 한 명은 미술품을 구매하는 경험을 갖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부터 2017년까지 3차례 행사를 준비한 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은 ‘모두를 위한 예술’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누구나 쉽게 방문해 나름의 기준으로 미술품 소장의 기쁨을 만끽해달라는 주문이다. 


“누구나 미술을 감상-소유하게” 서울오픈아트페어(SOAF)

서울오픈아트페어(이하 SOAF)는 대형 화랑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 소속 회원사가 아니라도 아트페어에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더컬럼스 갤러리, 청작화랑, 갤러리 미즈, 예화랑이 운영위원회를 꾸려 2006년 설립됐다. 

SOAF는 국내 최고의 전시장 환경을 갖춘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홀을 메인 무대로, 매년 4월말 또는 5월 초에 국내와 해외의 80여 화랑이 4000여 점의 작품을 전시-판매한다. 

기업과의 특별전을 통해 실질적인 매출 증대에 나서고, 혁신적인 VIP 마케팅을 통해 고급 컬렉터 유치를 목표로 내걸었다. 매회 다양한 특별전, 스타 초대전 등의 이벤트와 VIP 마케팅을 통해 미술 시장을 활성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최고 4만 5000여 관람객이 찾아, 국내 아트페어 중 ‘상반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SOAF가 다른 아트페어와의 차별성 부각을 위해 10회째 이어오고 있는 대표 프로그램은 ‘컬처노믹스(Culturenomics)’이다. 문화예술 후원을 통해 기업의 사회공헌과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아트페어를 방문한 다양한 계층의 관람객에게 후원기업의 이미지를 문화예술 애호기업으로 변화시키는 플랜이다. 또한 미술관계자와 컬렉터뿐만 아니라 일반인 모두의 관심 속에 각종 미디어를 통한 효과적인 기업 홍보의 장을 펼치고 있다. 

▲SOAF가 열린 코엑스 컨벤션홀의 관람객. 사진 = 왕진오 기자

지금까지 BMW, 크라운 해태제과, 앱솔루트, 온세텔레콤, BC카드, 롯데백화점, 대신증권, 동아제약, 하나대투증권, 대상주식회사, TS대한제당, (주)동아원, (주)롯데쇼핑(에비뉴엘), CJ제일제당, (주)다암예술원, (주)씨에이치이엔티, (주)아모레퍼시픽, 에이블C&C 등이 함께했다. 

전시장에는 참여 화랑이 출품한 작품들 외에 20세기를 대표하는 대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며, 현대 미술의 트렌드와 동향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특별전을 마련해 안목을 넓혀준다. 

또한 200만 원대의 작품 판매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높게만 느껴지는 미술의 문턱을 낮추고, 새 컬렉터 발굴에도 힘을 쏟는다. 

▲SOAF 컬처노믹스 프로그램의 BMW 전시장 모습. 사진 = 왕진오 기자

여기에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스타 예술 자선전’을 매년 마련해왔다. 김혜수, 강석우, 심은하, 하정우, 김영호, 박상원, 솔비 등 스타 출신 작가들의 미술 작품을 공개하고, 수익금을 사회공헌 단체에 기부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디자인 거장들의 제품도 판매한다. 스위스의 유명 가구업체 비트라(Vitra)의 가구로 인테리어를 꾸미고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작품의 실제 설치를 시뮬레이션 해보여주기도 한다. 

SOAF 운영위원 김방은 예화랑 대표
“컬렉터 꿈은 작은 그림부터”  

“갤러리가 많이 생겨나는 가운데 대형 화랑협회 회원들만 참가할 수 있는 기존 아트페어에서 벗어나 누구나 참여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지역과 규모가 아니라 다양한 작품을 내걸 수 있는 갤러리들과 함께 다양한 컬렉터 층을 모아보자는 계획이 호응을 얻는 이유 같습니다.”

▲김방은 SOAF 운영위원이 행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왕진오 기자

서울오픈아트페어(이하 SOAF) 운영위원으로 행사를 꾸리고 있는 김방은 예화랑 대표는 10년 전 기획 단계부터 설정한 ‘열린 아트페어’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SOAF는 모든 사람이 작은 그림부터 컬렉션의 꿈을 가지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초기 ‘100만 원 전’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참여 갤러리들이 10점씩 출품해 만든 이벤트가 일반의 호응을 얻은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다. 

김 대표는 “1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SOAF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내걸고 열리는 아트페어가 많아졌습니다. 이제는 차별화를 보이지 않으면 행사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온 것 같습니다”며 “올해 기획한 ‘디자인 아트웍스’, SOAF만의 특화 프로그램인 ‘컬처노믹스’ 등의 프로그램 개발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내년 행사에는 갤러리들뿐 아니라 기업 관련 기관들이 함께 참여하는 아트페어를 만들어 10살 된 SOAF가 여느 아트페어와 달리 열린 아트페어로 특화돼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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