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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디자인 - 익산 T 하우스] 집 위에 집을 T자로 얹은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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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67호 안창현 기자⁄ 2016.01.28 08:56:46

▲전라북도 익산시 모현동의 주택단지에 들어선 ‘T 하우스’. 사진 = 박영채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안창현 기자) 전라북도 익산시 모현동에는 집 속에 집이 있고, 집 위에 또 다른 집이 있는 독특한 주택이 있다. 이 집은 정면이나 후면에서 봤을 때 T자 형태여서 ‘익산 T 하우스’라고 불린다. 익산의 조용한 주택단지에 들어선 독특한 형태의 이 집은 자신이 살고자 하는 집에 대한 콘셉트가 명확한 건축주와 이를 적절하게 구현해낸 건축가가 만나 실현될 수 있었다. 두 어린 딸과 함께 할 아늑한 보금자리 공간을 꿈꾼 건축주는 최대한 아이들에게 맞춰진 집을 원했다. 익산 T 하우스를 설계한 건축사사무소 KDDH의 김동희 소장은 “두 딸을 위한 엄마의 마음을 담은 집을 짓는 것이 이 집짓기의 시작이었다. 건축주는 어린 두 딸을 언제 어디서든 보살필 수 있는 집안 구조를 만들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건축주는 건물 내부에 아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면 하고 바랐고, 그것이 ‘집 속의 집’이란 독특한 형태로 나타났다. 또 집 안 어디에서라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기를 바랐다. 건축주 엄마의 요구사항은 이 외에도 더 있었다. 건축주의 여동생이 수시로 방문해 두 딸을 함께 돌봤기 때문에 게스트 룸이 필요했다. 또 집 밖에는 아이들이 함께 탈 수 있는 그네가 설치됐으면 했다. 이런 다양한 바람은 주택 설계 과정부터 반영됐고, 아이들을 향한 엄마의 마음이 잘 담긴 T 하우스로 완성됐다.

▲건물 앞마당 쪽의 필로티 공간은 자연스럽게 가족들을 위한 휴식 장소가 된다. 사진 = 박영채

▲T자 형태의 주택 외관. 1층과 2층이 직각으로 배치되면서 필로티 공간 등 독특한 구조를 가지게 됐다. 사진 = 박영채

익산 T 하우스는 전체적으로 건물이 T자 형태를 하고 있는 탓에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오는 개성을 자랑한다. 독특한 구조를 위해 경량목구조와 중목구조가 함께 사용됐다. 중목구조 주택은 무거운 구조의 방식으로 지어진 집을 말한다. 내부에서 드러나는 묵직한 나무 느낌이나 경량목구조로 구현하기 어려운 넓은 공간 등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목구조의 장점이다.

▲전체적으로 검은색과 흰색, 그리고 목재의 느낌이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사진 = 박영채

T 하우스의 경우, 주택은 경량목구조로 시공됐고, 필로티(건물 1층에는 기둥만 설치하고 2층 이상에 방을 짓는 방식) 공간에는 글루램(공학 목재)으로 2층을 떠받치는 묵직한 느낌의 중목구조를 적용했다.

집 어디서든 아이들 바라보는 열린 구조

건축주가 원했던 아이들을 위한 그네가 이 필로티 공간에 설치됐고, 그렇게 해서 주택 모양이 전체적으로 T자 형태를 이뤘다. 앞뒤 두 개의 필로티 공간은 전체적으로 개방감을 높여 쾌적한 주거환경에 도움을 준다. 앞마당 쪽 필로티 아래엔 자연스럽게 그늘이 드리워져 식구들이 외부에서 편안히 휴식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고, 뒤편 필로티 공간 역시 아이들이 놀기에 적합했다.

▲1층에서 자연스럽게 외부의 필로티 공간으로 이어진다. 사진 = 박영채

김동희 KDDH 소장은 “아이들의 놀이 공간을 중요시하는 건축주를 위해 집 근처의 공원 위치까지도 고려했다. 주택 2층에 건축주의 작업실을 배치했는데, 이 작업실에서는 공원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바로 지켜볼 수 있게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거실의 창대 폭을 80㎝ 이상으로 넓혀서 창이 아이들을 위한 또 하나의 놀이공간이 되도록 한 것도 아이들을 위한 엄마의 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2층에서도 아이들의 놀이방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진 = 박영채

전체 2층 규모의 주택 공간은 1층은 공용 공간으로, 2층은 개인 공간으로 분리했다. 거실과 주방, 화장실 등이 있는 1층에서 식구들이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공간 배치는 아이들과 부모의 마음을 최대한 반영했다. 인접한 공원과 1층 구조를 평행하게 배치한 것도 공원의 동선이 그대로 집으로 이어져 공원을 마치 집의 앞마당처럼 아이들이 느끼길 원했기 때문이다.

1.5층에도 아이들 위한 특별한 공간 마련

1층과 2층이 겹쳐지는 공간으로 1.5층을 만든 것이 독특하다. 이 1.5층엔 아이들의 놀이 공간을 배치시켜 엄마가 1층과 2층 어디서든 아이들을 지켜볼 수 있게 했다. 

▲2층 높이의 천장에 기하학적인 무늬가 재밌게 느껴진다. 사진 = 박영채

▲1층과 2층 사이에 1.5층 공간을 만들고, 아이들의 놀이 공간으로 활용했다. 사진 = 박영채

또 나이가 어릴수록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의 행동반경을 고려해 실내가 전체적으로 열려있는 구조를 가지게 했다. 2층의 각 방들을 연결하는 긴 복도가 아래층을 넓게 볼 수 있도록 열린 형태를 가진 것도 이 때문이다.

2층은 아이 방과 게스트 룸, 안방과 작업실 등으로 배치됐다. 두 아이의 방은 필요에 따라 하나로 합치거나 나눌 수 있도록 가변성을 고려해 설계됐다. 역시 목재를 이용해 자연 친화적 느낌을 강조했다. 자칫 복잡해 보일 수 있는 벽면은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의 벽지로 깔끔하게 마감하는 한편, 방의 성격에 따라 컬러를 조금씩 조절했다.

▲2층 안방의 모습. 독특한 형태의 조명이 인상적이다. 사진 = 박영채

KDDH 건축의 김동희 소장은 익산 T 하우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적극적으로 건축주와 소통하기로 유명하다. 김 소장은 외국에 나간 건축주와 카톡으로 대화하며 지은 ‘이보재’ 건축으로 세간에 알려졌다. 개인 블로그와 SNS를 적극 활용해 건축주와 소통한다.

익산 T 하우스 외에 ‘완주 행와재 주택’ ‘바바렐라 하우스’ 등 목조 주택 다수를 설계했다. ‘부기우기 행성 탐험’ ‘욕망 채집 장치’ 등의 드로잉과 설치 작품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그는 현재 건축주와 건축가의 접점을 찾기 위한 기획으로 ‘집톡(건강한 집짓기 토크쇼)을 진행 중이다. 


익산 T 하우스

설계: 건축사사무소 KDDH 김동희  
대지위치: 전라북도 익산시 동서로2길 48(모현동2가)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273.7㎡  
건축면적: 111.60㎡(40.77%)  
연면적: 192.78㎡(70.79%)  
구조: 경골목구조  
규모: 지상 2층  
시공: 하우징플러스  
설계기간: 2013년 2월~4월  
시공기간: 2013년 5월~8월  
사진: 박영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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