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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정의 요즘 미술 읽기 - 집에서 즐기는 미술] “갤러리 갈 시간 없다” 안 통하는 안방의 미술 통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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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37호 이문정(미술평론가, 컨템포러리 미술연구소 리포에틱 소장)⁄ 2017.05.29 09:47:55

(CNB저널 = 이문정(미술평론가, 컨템포러리 미술연구소 리포에틱 소장)) 사람들에게 전시를 얼마나 자주, 많이 관람하는지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매일매일 정말 많은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 그것을 다 챙겨보는지 궁금해 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하루 중 얼마나 많은 시간을 미술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보내는지 물어보기도 한다. 당연히 보통의 직장인들이 일하는 정도의 시간을 미술과 관련된 일을 하며 보낸다. 나의 경우 논문이나 평론을 쓰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작가와 큐레이터를 만나는 시간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강의를 준비하는 데에도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 외의 시간은 문화예술 뉴스,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작가와 전시, 미술계의 이슈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에 할애한다. 당연히 전시도 관람한다. 주로 하루 날을 정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전시를 보러 다니는데, 미술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최대한 많은 전시를 관람하고 최대한 많은 작품을 만나려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시회 찾고 SNS에 올리고…놀랄만한 미술 사랑 인구

그러면 직업으로서가 아니라 취미로 미술을 향유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자주 전시장을 찾을까? 당장 주요 포털 사이트만 검색해 봐도 매우 많은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미술관을 찾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슈가 되는 전시에는 깜짝 놀랄 정도의 인파가 몰리기도 한다. 전시 관람 후에는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 그에 관한 평을 적기도 하는데 전문가에 준할 정도로 깊은 지식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여가 생활을 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전시를 보고 미술을 즐기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미술관까지 발걸음을 하는 데에는 매우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전시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에서부터 미술관과 집을 왕복 이동하는 물리적인 시간, 차비와 관람료 등이 그것이다. SNS에 전시에 대한 소감이나 자료 등을 공유할 경우에는 더 많은 공이 들 것이다. 

그래서일까. 전시도 보고 문화생활을 하고 싶지만 정말 짬이 안 난다는 하소연을 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평일에는 시간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고, 주말에는 쌓인 피로 때문에 집밖에 나가지 못하기도 한다. 휴일까지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일하면서 사람들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쉬는 날만큼은 아무도 만나지 않고 자신만의 시공간에 머무르며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도 있다. 새로운 한 주를 잘 보내기 위해 재충전과 치유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자신의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진행되는 전시, 해외 전시는 현실적인 이유로 가지 못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이 미술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집 안에서 여유를 즐기면서 미술을 감상하는 방법은 없을까? 직접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만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는 차선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듯이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유용하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미술 관련 기관들은 홈페이지를 갖고 있으며 진행 중인 전시, 작가, 소장품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작품이나 전시 전경을 사진뿐 아니라 동영상으로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미술관 홈페이지를 일일이 검색하는 것이 힘들다면 이전 칼럼에서도 한 번 소개했던 미술 전문 사이트들을 방문하면 된다. 일례로 네오룩(neolook.com)이나 아트허브(www.arthub.co.kr)에 업데이트 되는 전시 정보에는 전시가 열리는 곳의 홈페이지 주소도 같이 제공된다. 

▲tvN ‘꽃보다 할배 - 스페인편’의 방송 화면들.

자신의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작가들은 전시 영상을 업로드하기도 한다. 미디어 아티스트의 경우에는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에 영상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한편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튜브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많은 전시 관련 영상들이 등록되어 있다. 특히 작가 본인이나 미술관, 방송사 등이 직접 제공하는 영상들은 그 수준이 높아 집에서도 전시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느낌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이 밖에 방송사에서 제작한 미술 관련 프로그램들을 ‘다시 보기’하는 것도 유용하다. 미술이나 미학과 관련된 인터넷 강좌들도 있어 보다 깊은 지식을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시도해볼 만하다.

TV와 인터넷 통해서도 얼마든지 감상 가능

영상 자료를 접할 수 있는 통로로 인터넷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술을 다루는 방송 프로그램들도 꽤 많기 때문이다. 국내 채널 중 skyA&C는 국내외 미술과 관련된 다큐멘터리, 작가 인터뷰와 작업실 탐방, 강의 등을 방송한다. 그 외의 채널에서도 미술 관련 프로그램들이 방송된다. 특히 EBS에서는 미술이나 문화예술 관련 다큐멘터리가 자주 방송된다. 이렇게 방송사에서 제작된 미술 프로그램들의 경우 DVD로 출시되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라면 소장할 만하다.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프로그램에서 미술(예술)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여행 프로그램들은 방문하는 지역의 미술관이나 작품, 유물들을 반드시 소개한다. 예를 들어 tvN TV의 ‘꽃보다 할배 스페인 편’(2014)에서는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i)의 구엘 공원(Park Güell)과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 성가족 성당)가 자세하게 소개되었다. ‘꽃보다 할배 그리스 편’(2015)에서는 파르테논(Parthenon) 신전을 비롯한 그리스 시대의 유물들이 등장했다. 한편 KBS의 ‘걸어서 세계속으로’(2005년~)는 대표적인 여행 프로그램인데 매번 꼼꼼한 설명과 함께 방문 지역의 주요 미술관과 유적지, 기념관 등을 소개한다. 때로는 방문 지역과 관련된 미술가가 태어나고 살았던 집, 작업실 등이 공개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고전적인 방법인 미술과 관련된 책 읽기가 있다. 출퇴근길에 읽을 수도 있고, 주말 동안 집에서 여유롭게 차 한 잔과 함께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미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욕구가 높아진 만큼 대중들을 위한 미술 책들이 매우 다양하게 출간되어 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방법들은 미술관에 직접 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아직 미술이 낯설어 선뜻 전시장으로 향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할만한 방법이다. 이렇게 미술을 접하다보면 언젠가는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을 것이다. 

(정리 =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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