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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특집 ③] “알바하다가 죽을 수도”…홀로 근무 알바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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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38호 유경석 기자⁄ 2017.06.07 16:23:41

▲살인사건이 발생한 경산 CU편의점 카운터 모습. 사진 = 경산 CU편의점대책위원회 페이스북

(CNB저널 = 유경석 기자) 편의점의 야간 폭력의 위험성은 상존한다. 카드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현금 판매 역시 적지 않아 강도의 표적이 되고 있다. 여기에 알바생 혼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고 주거지와 동떨어진 곳에 위치한 편의점도 있어 급박한 상황에서 빠른 대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으슥한 곳이나 술 취한 사람이 많은 거리에 점포가 위치한다면 그에 따라 야간 영업의 제한, 두 명 이상의 근무, 사설 경찰 업체와의 협무 등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늦은 밤일수록 음주 후 편의점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아 공격적이거나 적대적인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할만한 훈련된 스태프가 없거나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알바노조가 지난해 11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전·현직 편의점 알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폭언이나 폭행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67.9%에 이르렀다. 폭행을 한 번이라도 당한 사람이 전체 편의점 알바의 9.0%를 차지했고, 특히 야간 알바의 경우 유의미하게 폭력 경험 확률이 높아졌다. 

편의점 야간 알바생이 겪는 어려움은 이것만이 아니다. 밤에 물류가 많이 들어와 알바생은 필요할 때 화장실을 갈 수도 없다. 손님이 많은 매장도, 우범지대에 위치한 매장도 홀로 근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벼운 시비부터 무차별적인 폭행까지 수동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CCTV와 경찰 신고에 의존해야하는 실정이다.

가맹본부 차원 폭력 예방관리 프로그램 의무 시행 필요

여성 알바는 사정이 더 나쁘다. 보이지 않는 성적 차별이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야간에 일하면 일반적인 폭언이나 폭행 외에 외모 품평, 성차별적인 언사, 성추행 등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여성 편의점 알바 노동자의 성폭력·성희롱 경험 비율은 약 20% 정도로 추정된다. 

야간 알바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지만 안전교육은 미비한 실정이다. 안전 예방을 위한 교육을 받더라도 형식적인 경우가 많고 대부분의 점포에서는 안전교육의 필요성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야간 알바생들의 안전을 위해 개별 편의점 가맹점주가 아니라 가맹본부 차원의 폭력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GS25에서 일했던 김지수 씨는 “알바를 낮게 보는 풍토 탓에 혼자 일하기에 위험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U편의점 야간 알바 김광수 씨는 “경산 살인사건은 예견됐던 일이고, 노동인권의 사각지대로 편의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사회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ith me 편의점에서 일한 신민주 씨는 “자신한테 제(알바 노동자) 핸드폰 번호를 알려줘야 물건을 사가겠다는 손님이 있었다. 만취한 손님이 신상을 물어보고 성희롱을 하는 등 불쾌한 경우도 있었다”며 “알바 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고 생각한다. 처우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가현 알바노조위원장은 “가맹본사는 알바 노동자에게 위험을 떠넘기고 모른 체하고 있다. 안전장치 교육도 안 되고 있다”며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CU는 반성하고, 공개적으로 유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편의점과 종사자의 공공기능 강화와 맞물려 종사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사회와 가맹본부 등이 비용부담을 함께하는 한편 안전설비를 확충하고 알바생의 건강관리를 위한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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