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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쓸데없이, 머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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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47호 김금영⁄ 2017.08.02 09:00:13

개성 넘치는 작품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순수예술 작가 오은정은 이 책에서 ‘멍 때리는 시간’ ‘쓸데없어 보이는 시간’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을 담고 있지만 자기만의 방에 갇혀 고독한 독백을 내뱉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고 공감하는 이야기를 가득 풀어놓는다.


불쑥 여행 떠나기, 전용도로에서 벗어나 산책하기, 화초 키우기, 자신만의 공간 만들기 등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을 통해 일상 속에 숨 쉬고 있는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무가치한 일이라 여겨지는 일에서 가치를 찾아가는 이런 삶의 방식은, 수많은 생각과 고민을 내려놓는 멍 때리기가 일상화됐을 때 가능하다”고 이야기를 건넨다.


총 11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마다 작가의 경험과 그 경험에 어울리는 그림을 풍부하게 담았다. 각 장마다 의미 있는 단상들이 담겨 있는데, ‘멍 때리기’에서는 멍 때리는 시간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그래도 돼’에서는 사회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일탈을 말한다. 그리고 ‘쓸데없기’에서는 남들의 기준에 맞추지 않는 자신만의 독립적인 삶을 긍정한다. 그런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남들에게 져주는 ‘바보되기’ 같은 삶이, 때로는 남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외계인되기’ 같은 삶이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책은 그림을 따라 그리거나 낱말풀이를 하는 등 독자가 책의 이야기 안에 동참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런 구성은 일방적으로 저자의 메시지를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책의 이야기 안에 동참함으로써 저자와 마주앉아 대화와 영감을 나누고 발굴하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때로는 시집처럼, 때로는 화집처럼 다가오는 이 책은, 멍 때리기를 통해 삶의 영감들을 발견하자는 작가의 권유를 닮아 고요한 여백으로 가득하다.


오은정 지음 / 1만 5000원 / 안그라픽스 펴냄 / 2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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