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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삼성 의존’ 더 심해진 한국경제 두 얼굴

쏠림현상 위험수위…‘청신호’ 믿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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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51호 손강훈 기자⁄ 2017.09.04 10:41:22

▲올 상반기 기업들이 이익이 크게 늘면서 불황 탈출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성과가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에 집중돼 있어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사진은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손강훈 기자) 올 상반기 기업들의 이익이 개선되고 그에 따른 투자금액이 늘어나는 등 우리경제의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소비심리도 개선되며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 다만 성과가 IT·전자 관련 기업에만 몰려있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한국경제는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난 걸까.

한국경제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올해 초부터 불었던 수출 강세가 계속되며 기업들의 실적개선으로 이어지고 있고, 소비 심리가 회복되며 내수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코스피에 상장된 제조·건설·서비스업체 553곳(금융업 제외, 12월 결산)의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은 910조138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8.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8조1939억원으로 19.9%, 순이익은 60조6868억원으로 24.4% 늘었다. 상반기 이익 규모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이는 ‘수출의 힘’ 때문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공개한 상반기 ‘월간 상품수출 통계 및 세계 교역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1·2분기 수출 증가율은 작년에 비해 각각 14.7%, 16.8% 늘었다.

IT업종의 호황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이 42.4%나 증가했고 석유제품 41.8%, 자동차 21%가 늘어나며 힘을 보탰다. 그동안 부진에 허덕였던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 수출이 회복에 접어든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생산·수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영업이익 23조9649억원, 5조5183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 1위인 LG화학은 1조523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들 3개사의 영업이익이 조사 대상 기업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1%에 달했다.  

중소기업도 좋은 성과를 냈다. 코스닥에 상장된 744개 중소기업의 상반기 전체 매출은 75조6164억원, 영업이익은 4조6133억원, 순이익은 3조5536억원으로 각각 11.4%, 22.6%, 44.8% 증가했다. 특히 벤처기업들이 효자 노릇을 했다. 벤처기업들의 상반기 수출액은 98억6000만 달러(약 11조3000억원)로 작년보다 16%나 늘었다. 

이 같은 기업들의 성과는 투자로 이어졌다. ‘이익→투자→이익’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그룹 271개 계열사의 상반기 우·무형 자산 투자액은 총 37조1494억원으로 작년보다 28%(8조1249억원) 늘었다.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삼성(12조6267억원), SK(6조5816억원), LG(5조589억원)가 투자를 이끌었다.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던 소비심리도 회복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 심리지수를 보면 1분기 94.8에서 2분기 106.8로 개선됐다. 소비자 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전반적 인식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통상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클 경우 경기상황이 좋다고 판단된다.  

▲8월 30일 코스피지수가 7.55포인트(0.32%) 오른 2,372.29로 마감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이에 일부 증권사는 긍정적 평가를 내놓기 시작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은 그동안 기업들이 투자라는 끈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며 “또한 정부의 추경이 통과되면서 내수 성장 회복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도체·IT 무너지면? 

하지만 경제상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주로 수출과 IT업종에 쏠려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코스피 상장 553곳 기업들의 전체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삼성전자의 실적을 제외한 금액은 각각 54조2290억원, 41조94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6.8%, 11.4%에 그친다. 삼성이 포함됐을 때에 비해 반토막이 난 것이다.

게다가 올 상반기에 순이익 적자전환 기업이 46곳으로 흑자전환 기업 38곳보다 많아 업종별 양극화가 심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업의 투자 현황도 이런 상황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삼성·SK·LG그룹이 30대 그룹 전체 투자금액의 65%를 차지하고 있어 쏠림현상이 두드러진다. 특히 고용창출 효과가 큰 자동차, 조선, 건설 등의 업종에 속하는 현대차·두산·한화·포스코·현대중공업 등의 투자는 작년보다 줄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소수 기업에 집중된 이익 증가와 투자가 한국경제에 위험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상반기 실적은 반도체 가격 호조 덕을 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에 집중된 측면이 있어 실적 개선효과가 의문시 된다”고 분석했고, 김형렬 교보증권 매그로팀장은 “노키아가 추락하면서 핀란드가 흔들렸듯 국가 경제가 일부 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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