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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혜성처럼 등장한 ‘인터넷전문은행’…꼬인 스텝 3가지

‘인가 특혜 의혹’에다 ‘은산분리’ 발목 잡아…앞날 안개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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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54-555-556호 이성호 기자⁄ 2017.09.28 14:24:31

▲지난 7월 31일 인터넷 전문은행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이 영업 시작 5일 만에 개설 계좌 100만 개를 돌파했다.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이성호 기자) ICT기업이 주도하는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출현시킨다는 목적으로 올해 혜성처럼 등장한 케이뱅크(K뱅크)·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금융소비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하지만 국정감사 시즌을 맞아 K뱅크 인가 특혜 의혹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고, 활성화를 위해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인다. 꼬일 대로 꼬인 인터넷은행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이란 영업점을 소수로 운영 및 아예 영업점 없이 업무의 대부분을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이나 인터넷 등 전자매체를 통해 영위하는 은행을 말한다. 일반 은행서비스를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영업방식의 인터넷뱅킹(Internet Banking)과는 법적 실체에 있어 구분된다.

정부는 기존 은행과 차별성을 갖고 ICT기업이 주도하는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출현시킨다는 목적으로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4년 만에 은행업 신설을 인가했다. 이에 올해 첫 등장한 인터넷은행은 2개다. 지난 4월에 1호로 K뱅크가 영업을 개시했고 이어 2호로 카카오뱅크가 7월에 문을 열었다.

이들 은행은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 편리한 모바일 기반 서비스, 계좌기반 간편결제 외환송금 수수료 인하, 중금리 대출 등을 전면에 내세워 금융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요소들이 향후 활성화를 가로막는 먹구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1. 인가 특혜 의혹 눈덩이

“입시요강에 못 미치는데, 입시요강을 바꿔가며 인가를 허용했다”(9월 13일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특혜,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서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의 비유)

K뱅크 인가 특혜 의혹은 케이뱅크가 금융당국으로 부터 은행업 신설 인가를 받았는데 그 심사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게 핵심이다.

첫 제기자는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 현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지난 7월 참여연대와 함께 K뱅크 은행업 인가 관련 서류를 분석한 결과, 금융위원회가 전례 없는 특혜를 준 정황이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현재진행형인 이 의혹을 살펴보면 K뱅크 예비인가 심사 당시 대주주인 우리은행은 BIS비율(위험자산대비 자기자본비율)이 14.01%(최근 분기말 2015년 6월)였다. 은행법상 대주주로서 갖춰야할 재무건전성 적격요건은 최근(직전) 분기말 BIS비율이 8% 이상 충족하고, 그 BIS비율이 업종 평균치 이상이 돼야 한다.

문제는 우리은행이 이때 시중은행의 평균인 14.08%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 결국 우리은행은 금융위에 법령해석을 요청, 재무건전성 기준 적용기간을 직전 분기말이 아닌 최근 3년간으로 볼 수도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 요소인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답보 상태다. 사진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사진 = 대한민국 국회

이에 금융위는 우리은행의 최근 3년간의 BIS비율이 14.98%이기 때문에 국내은행 3년 평균치(14.13%) 이상으로 재무건전성 요건을 충족했다고 볼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즉 재무건전성 요건에 불충족했음에도 불구하고 탈락되지 않고 외려 특혜를 받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 측은 투명·공정하게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해명자료에 따르면 재무건전성 최소 비율 산정에 적용하는 기준과 업종 평균치 산정에 적용하는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후자를 재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전체회의를 통해 결정한 사안이라 자의적 법령해석은 원천적으로 불가하다는 것이다.

9월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인가와 관련된 모든 서류를 살펴봤지만 이게 어떤 특혜를 주기 위해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여전히 관심과 걱정을 갖고 계셔서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외부 위원들에게 다시 한 번 봐 달라고 했고 그것으로도 부족하다면 어떻게 할지 더 생각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구심의 눈초리는 가시지 않고 있어 이번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2. 은산분리 완화 물 건너가나

특혜 의혹과 더불어 현행 은산분리(은행과 산업자본 분리) 규제는 인터넷은행 활성화에 있어서 걸림돌이자 족쇄다.

인터넷은행 역시 은행이기 때문에 은행법을 적용받는다. 이 법에서는 기업의 사금고화를 차단하기 위해 비금융사가 금융사를 소유하는 것을 엄격히 막고 있다.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은행지분을 10%로 제한하고 있으며 이중에서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4%로 묶어 놨다.

따라서 케이뱅크의 설립주체인 KT는 8%(의결권 행사 4%)의 지분, 카카오뱅크 또한 카카오의 지분은 10%(의결권 4%)에 불과하다.

물론 당장 영업을 하는 데에 지장은 없다. 그러나 설립 목적인 ICT 기업이 주도적으로 경영을 이끌고 갈 수 없는 구조로 과감한 투자 또한 어려워진다.

실제로 K뱅크는 현재 증자에 나서고 있는데 참여주주들이 지분 비율대로 일일이 참여해야 하는 상태다.  

이에 금융당국에서는 모든 은행이 아니라 인터넷은행에만 국한해 은산분리 완화를 꾀해왔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는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를 50%까지 허용함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이 제출됐었지만 19대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된 바 있다.

▲K뱅크 인가 특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0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과 아예 따로 떼어내 은산분리 완화 수준을 좀 더 낮춰 산업자본이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까지 제출돼 있다.

이것도 일종의 특혜라면 특혜라고 볼 수도 있지만 진척이 없다.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할 경우 재벌의 사금고화 및 동양사태 등 제2의 대형금융사고 발생 우려가 가시지 않으면서 아직까지 국회 상임위에서 표류하고 있는 것.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인데 일각에서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당국이 일단 인터넷은행을 탄생시켜놓고 이후에 국회를 압박하고 있는 꼴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편, 인터넷은행이 은산분리의 취지를 저해할 가능성이 낮다는 견해를 밝혀온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회 상임위에서도 “(은산분리 원칙에서) 예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저희 생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3. 추가 인터넷은행은 언제 나올까

이처럼 은산분리, 특혜의혹 등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당초 예정됐던 추가사업자 모집은 요원한 상황이다. 애초 금융당국의 계획은 인터넷은행 인가는 1호인 K뱅크와 2호 카카오뱅크 등 단 두 개로 끝내는 게 아니었다. 

정부가 지난 2015년 6월 발표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은 ▲ICT기업 등을 비롯한 혁신성 있는 경영주체의 금융산업 진입 활성화 ▲다양하고 창의적인 사업모델 출현 유도 ▲지속가능한 경쟁력과 혁신성을 갖춘 플레이어 위주로 진입 허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1차(K뱅크·카카오뱅크)는 사실상 시범적으로 인가를 내준 것으로 이후에도 3호·4호·5호 등 추가 인터넷은행 사업자를 모집한다는 계획이었다. 미국·영국·일본 등에서도 인터넷은행 도입 초기에는 일단 1개만 인가한 뒤 소비자 반응 등을 봐가며 1~2년 후에 추가 인가한 사례를 따른 것이다.

추가 인가의 전제조건은 은행법 개정이나 특례법 제정으로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된 다음인데 사실상 답보 상태로 2차 사업자 모집은 브레이크가 걸렸다. 

여기에 더해 K뱅크의 특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은 인터넷은행 지속가능 여부에 빨간불이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에서는 먼저 특혜 잡음을 말끔히 해소하고 이후 법 개·제정 노력에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

한편, 경실련은 인터넷은행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K뱅크 인가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지속적으로 따지겠다는 입장이며 궁극적으로 은산분리 완화에도 고개를 젓고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CNB에 “금융위는 K뱅크 특혜 의혹을 해소키 위해 일단 내부감사부터 실시해야 한다”며 “불법행위가 드러날 경우 인가 취소까지 고민해야할 사안”이라며 “(금융위가) 이러한 계획이 없으면 감사원에 감사청구까지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3의 인터넷은행 추가 허용과 관련해서는 “인터넷은행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은산분리 원칙이 고수되는 가운데 철저한 모니터링 후 2차 사업자들에게 인가를 내줘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직 신규 은행으로서 K뱅크·카카오뱅크가 대출상환 등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해나갈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으로 속도조절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K뱅크 탄생 시비가 명명백백하게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로 인가를 내줄 경우 더 큰 문제 및 혼란만 일으킨다는 얘기다. 이래저래 인터넷은행 앞에 드리운 안개가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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