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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증권업 공룡화’ 외국계 증권사에 독일까 약일까

‘상대적 비중’ 높아졌지만 ‘실속’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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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62호 손강훈 기자⁄ 2017.11.20 14:18:06

▲외국계 증권사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나, 이는 국내 증권사의 대형화 추세에 따른 효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손강훈 기자) 국내 시장에서 외면 받았던 외국계 증권사의 비중이 최근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증권사들이 통폐합되면서 상대적으로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 여기에다 틈새시장을 노린 중국과 일본계 금융회사의 국내 진출도 활발하다. 이들은 한국시장에서 뭘 노리고 있을까.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증권사의 비중이 40%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영업하고 있는 증권사는 총 55곳. 그 중 외국계는 22곳이었다.

노무라금융투자·다이와증권·도이치증권·맥쿼리증권·유안타증권 등 외국계 현지법인이 11곳, UBS증권 서울지점·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제이피모간증권 서울지점 등 외국계 지점이 11군데다.

지난 2010년에는 증권사 62곳 중 국내 증권사가 41곳, 외국계가 21곳이었다. 7년 사이에 국내 증권사 8곳이 사라지고 외국계는 1곳 늘어난 셈이다.

외국계의 비중이 커진 것은 여러 의미로 해석된다. 우선 국내 증권업계에 부는 ‘대형화’ 바람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사들이 사업 영역확장을 위한 방법으로 다른 증권사를 흡수하는 ‘덩치키우기’에 집중하면서 국내 증권사의 수가 줄었는데, 이로 인해 외국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이다.  

실례로 2015년 1월 NH농협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NH투자증권으로 거듭났다. 또 2016년에는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합병해 미래에셋대우로 새출발했으며, KB금융은 현대증권을 인수해 KB증권으로 재탄생하는 등 자본시장은 빠르게 대형증권사 중심으로 재편돼 왔다.

이들 대형사들은 기업공개(IPO), 증자, 회사채 발행, 구조화금융, 인수합병 등을 주관하고 자문해 수익을 내는 ‘투자은행(IB)’ 부분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IPO 공모시장에서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대형사들이 주관한 물량은 6조1713억원으로 전체 7조371억원의 87.7%를 차지했다.

이런 상황은 실적 악화로 매물로 나온 증권사를 대형증권사가 사들일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M&A를 통해 덩치를 키워야 새로운 먹거리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주식매매거래 수수료 수입만으로 버티던 시대는 지났다고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중국계 자본(대만)이 국내 증권업에 들어와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사진 = 유안타증권

특히 어음 발행·할인·매매·중개·인수·보증업무 등 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초대형 IB’ 출범을 앞두고 있어 증권사끼리 M&A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는 증권사만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 할 수 있다.

영업규모 작아, 영향력 미미할 것

틈새시장을 노린 아시아 계열 증권사의 적극적인 국내진출도 외국계의 비중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쳤다.

실제 올해 6월말 중국 본토 증권사 중 처음으로 초상증권이 현지법인 형태로 국내에 문을 열었고 9월에는 일본계 미즈호증권이 서울에 지점을 냈다.

이들 증권사는 저금리가 고착된 국내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구조화상품(상품구조에 따라 일정 범위까지 수익 또는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 등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일본계 금융회사의 적극적인 국내 진출도 한 몫 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와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증권사는 물론 보험·저축은행 등 국내 제2금융권 시장에 의욕적으로 손을 뻗히고 있는 상황이다. 

유안타증권(대만)이 대표적인 예이다. 개인투자들에게 기업어음(CP) 및 회사채를 불완전 판매해 피해를 입힌 동양 사태로 경영이 어려워진 동양증권을 인수, 2014년 사명을 바꿔 출범했다. 이후 동양 사태를 잘 수습하고 본인들은 갖고 있는 ‘중화권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빠르게 국내 시장에서 자리 잡았다.

무산되긴 했지만 현대증권 인수전 때 우선협상대상자로 오릭스PE(일본)가 선정된 점도 향후 일본 자본의 국내진출 확대를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외국계 증권사가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자산·자본·직원 수 등 영업규모가 국내 증권사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 처음 진출한 초상증권과 미즈호증권 서울지점을 제외한 외국계 증권사 20곳의 올 6월말 기준 자산의 합은 27조5235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자산의 합에 5.9% 수준이고, 이들의 자기자본(5조6666억원)은 전체의 11.1%에 불과했다. 직원 수는 3021명으로 전체 증권사의 8.5%에 그쳤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CNB에 “외국계 증권사 비중이 늘어난 것은 국내 증권사들 간의 인수합병에 따른 상대적인 효과 때문”이라며 “대형증권사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이라 외국계가 시장에서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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