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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챔피언 ①] KT&G, 전자담배 ‘릴’ 발매로 거침없이 ‘하이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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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63호 정의식⁄ 2017.11.24 10:17:38

▲KT&G의 전자담배 릴. (사진 = KT&G)


세계 5위의 글로벌 담배 기업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면서 기업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20위에 랭크된 KT&G의 주가는 지난 1년간 10만~12만 원 사이를 오르내렸지만 ‘릴’ 출시가 가시화된 11월 초부터는 거침없는 상승세를 유지하며 12만 원 고지를 가뿐히 넘어섰다. 주요 증권사들은 13만 원 후반을 목표주가로 제시하며 한 목소리로 매수 의견을 내고 있다. 전자담배라는 새로운 영역의 전장에서 KT&G는 과연 먼저 자리 잡은 경쟁자들을 이겨낼 수 있을까?

담배 판매 줄어도 전자담배 ‘승승장구’

‘궐련형 전자담배’는 그간의 액상형 전자담배와 달리 기존의 연초담배와 유사한 궐련형 담배를 전용 기기에 삽입, 가열해 연기를 흡입하는 방식의 전자담배다. 연초담배처럼 ‘태우는’ 방식이 아니라 ‘찌는’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담배의 맛은 유지하면서도 연기 등 유해물질을 줄였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2003년 중국에서 최초로 개발됐으나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 건 필립모리스, BAT 등 글로벌 담배 회사가 잇달아 전용 기기를 내놓기 시작한 2015년 이후의 일이다. 

지난 6월 5일 필립모리스 사가 ‘아이코스(IQOS)’를 발매하고 이어 8월 14일 BAT코리아가 ‘글로(Glo)’를 내놓으면서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만들어졌다. 이후 궐련형 전자담배는 국내 애연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빠르게 담배 시장을 잠식해 들어갔다.

▲서울 종로구 아이코스 스토어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실제로 올해 담배 판매량은 작년보다 대폭 감소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는 급증했다. 11월 19일 기획재정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일반 담배 판매량은 약 29억 1300만 갑으로 작년 같은 시기 판매량 약 30억 5900만 갑보다 1억 4600만 갑이나 줄었다. 

2014년 약 43억 6000만 갑에 달하던 담배 판매량은 담뱃세를 올린 지난 2015년 33억 2700만 갑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후 지난해 36억 6400만 갑을 기록하며 담뱃세 인상 효과가 희석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으나 올해 다시 급락세를 보인 것.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는 날개 돋힌 듯 팔렸다. 올해 4월까지만 해도 월 10만 갑에 불과하던 궐련형 전자담배 반출량은 아이코스가 출시된 직후인 7월에 960만 갑이 되고, 10월에는 2070만 갑까지  늘었다. 1∼10월 반출량 합계는 무려 7190만 갑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올 1월부터 10월까지의 전자담배 반출량과 일반 담배의 판매량을 합해도 작년 같은 시기 일반 담배 누적 판매량에는 미치지 못한다. 흡연자 감소세는 확연히 드러난 셈이다. 

담배 판매량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지속적인 담배 유해성 홍보 덕분이라는 것이 정부당국의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담배에 붙는 세금을 올린 지 3년째로 소비자가 담배 가격에 적응된 상황인데 수요 감소가 나타나는 것은 흡연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인 것 같다”며 “경고 그림이나 각종 금연 사업 등 비가격 요소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전자담배의 시장 잠식으로 인한 소비자 이동 가능성도 지목됐다. 정부 관계자는 “흡연자 일부가 전자담배로 옮겨가는 것 같다”며 “(전자담배) 3사가 마케팅을 하면 그 효과로 반출량이나 판매량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조만간 전자담배 세금이 일반 담배의 90% 수준으로 올라가게 되고 담배업체들의 공격적 마케팅도 한시적이라서 결국 전체 담배 판매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담배 릴 2종과 핏 2종. (사진 = KT&G)


후발주자 ‘릴’… “쓸만하네”

외산 2강 ‘아이코스’와 ‘글로’에 비해 KT&G의 ‘릴(lil)’은 출발이 다소 늦었다. 11월 20일에야 서울 지역에서 공식 출시됐다. 하지만 후발주자임에도 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뜨겁다. 아이코스와 글로의 장점은 배우고 단점은 배제한 제품이라는 평이다.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의 승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가장 눈에 띠는 차별성은 디자인이다. 아이코스는 충전용 기기와 히트스틱이 따로 있는 ‘분리형 구조’다. 히트스틱에 전용 연초를 넣고 충전용 기기에 꽂은 후 예열을 하고 10여 초 후 히트스틱을 꺼내 파이프담배처럼 피우는 방식이다. 이는 실제 연초담배를 태우는 것과 유사한 느낌을 주지만 2개의 기기를 분리하고 결합하는 절차가 불편하다는 소비자가 많았다.

반면 글로는 전용 연초인 ‘네오스틱’을 꽂고 약 20여 초의 예열 시간을 가진 후 바로 흡연할 수 있어 ‘일체형이 편리하다’는 인식이 퍼지게 했다. 다만 휴대용 배터리를 연상케하는 다소 투박한 외관으로 인해 담배를 피우는 기분이 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분리형 구조의 '아이코스(위)'와 일체형 구조의 '글로'. (사진 = 각사)


릴은 두 기기의 단점을 모두 해소했다. 우선 글로처럼 일체형 구조를 채택해 휴대의 불편을 없앴으며 아이코스 히트스틱보다는 크지만 글로보다는 작고 슬림한 본체 디자인으로 흡연의 느낌도 살렸다. 무게도 90g으로 아이코스(120g), 글로(103g)보다 가볍다. 

아이코스의 단점으로 지목돼던 연속 흡연이 안되는 문제점도 없앴다. 아이코스는 한 개의 연초를 흡연한 후 약 4분 정도의 충전 시간이 지나야 재흡연이 가능하다. 반면 글로는 1회 충전으로 최대 30개비의 연초를 연속으로 피울 수 있어 ‘줄담배’가 가능한 것이 강점이었다. 

릴 역시 글로처럼 연속 흡연이 가능하지만 1회 충전으로 사용 가능한 최대치는 20개비로 글로보다는 떨어진다. 물론 실제로 20개비 이상을 연속 흡연하는 사례가 흔치 않아 단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릴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가격이다. 아이코스의 권장 소비자가격이 12만원, 할인가격이 9만 7000원이고 글로가 각각 9만원, 7만원인 데 비해 릴의 가격은 권장 소비자가격 9만 5000원, 할인가 6만 8000원으로 책정됐다. 대부분의 사용자가 할인 쿠폰을 받아 구매하는 것을 감안하면 실 구매가가 가장 저렴한 셈이다. 기기 가격이 진입장벽을 형성하는 전자담배 시장에서 릴의 가격은 강력한 경쟁력이다. 

릴 전용 담배인 ‘핏(Fiit)’은 ‘핏 체인지(Fiit CHANGE)’와 ‘핏 체인지 업(Fiit CHANGE UP)’ 2종류로 출시된다. 가격은 갑당 4300원으로 아이코스의 히츠, 글로의 네오스틱과 동일하다.

▲13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당일 판매물량이 모두 소진됐다는 안내문이 걸려있다. (사진 = 연합뉴스)


담뱃세 인상 우려에도 주가는 ‘고공행진’

경쟁력을 두루 갖춘 덕분인지 막강한 선행 경쟁자들을 두고서도 릴의 시장 진입은 순조로왔다. KT&G는 11월 20일 정식 출시에 앞서 13일 서울 지역 GS25 점포에서 예약판매를 실시했다. 예약 판매는 이틀 째인 14일 오후 5시께 준비된 물량 1만대를 모두 판매하면서 마무리됐고 이 물량은 정식 출시일인 20일부터 GS25 점포에서 수령이 진행됐다. 이후 21일 입고 물량 5500여대도 당일 완판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현재 GS25는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판매를 하지 못하고 예약만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릴의 호조는 즉각 KT&G의 주가에 반영됐다.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장마감 기준 KT&G의 주가는 전일보다 2000원(1.69%) 상승한 12만 500원이다. 11월 2일 이후 상승세가 꺽일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위협 요인은 존재한다. 담뱃세 인상은 가장 직접적 타격이 될 수 있다. 국회는 조만간 궐련형 전자담배의 건강증진부담금을 일반담배의 90% 수준으로 인상하는 건강증진법 개정안 심의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부담금이 현재의 1739원에서 2986원으로 약 1300원 가량 오르게 된다. 현재 4300원인 전자담배 가격이 5000원대 후반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주요 증권사 분석가들은 KT&G 주가의 상승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SK증권 서영화 애널리스트는 “KT&G가 경쟁사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 제품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궐련 분야에서 오히려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서 성공 조건을 모두 갖췄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3만 원’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 한국희 애널리스트도 “담배 시장은 성장이 제한적이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기존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고급화가 가능해 수익성 향상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의 13만 2000원에서 13만 9000원으로 올렸다.

하이투자증권 이경신 애널리스트도 “필립모리스 히츠의 시장점유율이 2.4%로 추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KT&G의 제품 출시가 예상보다 가파른 성장 속도를 이끌어 낼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미국 FDA의 위험저감담배제품 승인, 여타 국가 대비 높은 세금구조 등의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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