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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안중근 동상의 ‘성한 손’부터 ‘잘못된 편지’까지…의정부시에 고발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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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66호 김진부 기자⁄ 2017.12.19 09:30:55

▲의정부역에 설치된 안중근 의사 동상의 전경. 사진= 김진부 기자

(CNB저널 = 김진부 기자) 시민단체인 버드나무포럼은 안중근 의사 동상 문제와 관련해 12월 12일 안병용 의정부 시장을 김영란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공보담당관을 포함한 관련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허위공문서 작성 및 교부를 이유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포럼은 당시 공보담당관 등이 정보공개한 ‘6월 27일 현재 (안중근 동상은) 중국에서 제작 중’이라는 내용은 민원청구인을 기망한 허위공문서(정보공개문서)라고 주장했다. 의정부시에 비밀리에 보관 중이면서 중국에서 제작 중인 것으로 공문서를 작성했다는 것.

버드나무포럼에 따르면 안중근 의사 동상의 의정부시 도착 여부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구하자 공보담당관실은 “현재 중국에서 제작 중(2017년 6월 27일)”이라고 정보를 공개했는데 이것이 허위라는 것. 당시 동상은 중국에서 제작 중이 아니라 이미 의정부시에 도착해 비밀리에 보관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형법227조 허위공문서 작성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이 사실이 밝혀진 것은 11월 진행한 공보담당관 행정감사에서였다. 당시 윤교찬 공보담당관은 시의원의 질의에 “5월 11일 의정부시에 도착한 후 장암동에 있는 자원회수시설 맑은물사업소 소관 물자원 재생과 그쪽에 임시보관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정보공개 시점인 6월 27일 시점에는 중국에서 제작 중이 아니라 의정부시에 도착해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안중근 의사 동상의 손가락 부분. 사진= 김진부 기자

허위정보공개와 관련해 윤교찬 공보담당관은 CNB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6월 27일 정보공개 건은 본인이 공보담당관으로 근무할 시기가 아니”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7월 12일 정보공개 건은 현재의 공보담당관 및 팀장 등이 관련돼 있으나 6월 27일 건은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다.

버드나무포럼은 안중근 동상 문제에 관해 모든 사실의 기초가 될 수 있는 ‘의정부시와 차하얼학회 간의 최초 협약서’에 대한 공개정보를 요청했으나 의정부시 측은 법적으로 정보공개를 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포럼, 안병용 시장 김영란법 위반 검찰 고발

한편 버드나무포럼은 12월 12일 “중국에서 안중근 동상을 기부받는 과정에서 대가성이 의심된다”며 안병용 의정부시장을 김영란法 위반 혐의로 이미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포럼은 그 근거로 “지난 2015년 5월 의정부시, 중국 차하얼학회, 한국국제문화교류원, 신한대학교가 ‘안중근 의사 및 임시정부청사 기념사업’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이 문서에는 신한대학교가 중국의 텐진공업대, 텐진외국어대, 산둥관광대 등과 교류할 수 있는 특혜가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또한 “의정부시가 안중근 동상을 설치하는 데 있어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을 위반했으며 따라서 불법조형물”이라고 지적했다.

▲동상 뒤쪽에 별도로 설치된 부조에도 손가락이 잘못 표현돼 있다. 사진= 김진부 기자

버드나무포럼 측은 의정부시가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의정부시 공공조형물 건립 및 관리 조례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7조 1항 시행령에 따르면 지방자치 단체장은 공유재산을 기부 받을 때 반드시 기증서를 기증 당사자에게 교부해야 되는데 의정부시는 기증서를 교부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포럼은 이와 관련된 검찰 고발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정부시, 포럼 주장에 반박 해명자료 발표

의정부시는 이와 관련해 해명자료를 내고 “향후 동상을 기증한 단체인 중국 차하얼학회와 일정이 협의되면 안중근 의사 동상 제막식을 개최하고 기증서도 교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 측은 또한 “버드나무포럼이 주장하고 있는 신한대학교의 중국 유학생 유치 특혜, 중국 대학과의 교류 특혜 등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안중근 의사 동상 설치 전에 의정부시 공공조형물 건립 및 관리 조례 제4조 제1항에 따라 공공조형물 건립 심의에 의해 검토한 결과, 같은 조례 부칙 제2조 경과조치(이 조례 시행 전에 건립되었거나 건립이 결정된 공공조형물은 이 조례에 따라 심의를 받은 것으로 본다)에 따라 심의 대상에서 제외된 사항이며 현재 의정부시 공공조형물 관리대장에 등재해 관리 중이다. 따라서 관련절차를 위반한 불법 조형물이라는 버드나무포럼의 주장은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잘못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단지 없는 손가락…‘어머니 편지’도 잘못

한편 이 동상에 대해서는 안중근 의사의 손가락이 잘못 표현됐다며 시비가 불거지기도 했다.

“어디 가서 얘기하기도 창피한 얘기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네 번째 손가락 단지를 온전히 표현하지 않은 상태로 동상을 만들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라는 것이 의정부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김현주 의원(비례대표) 등이 지적한 내용이다. 김 의원 등은 11월 22일 열린 의정부시 공보담당관실 행정감사에서 ‘한중기념 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안중근 의사 동상 설치 및 기념 공간 조성 사업’과 관련된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점들을 지적한 바 있다.

▲의정부역 안중근 동상 뒤쪽에 설치된 ‘추모의 벽’에 안 의사의 어머니 편지로 잘못 소개된 부분. 사진= 김진부 기자

이 동상은 의정부역전 근린공원에 지난 8월 8일 설치가 시작돼 10월 20일 공개됐다. 중국에서 제작돼 지난 5월 11일 인천항을 통해 의정부에 반입됐으나 보관 장소가 비밀로 붙여져 처음부터 여러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안중근 동상 제작은 2013년 6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중국 측과 이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지시로 동상이 제작됐다고 일부 전해졌으나 불분명한 상태다.

동상 공개 뒤에는 안중근 의사의 네번째 단지(斷指, 손가락 절단)가 표현되지 않고 온전한 손으로 제작된 점 등 약 5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김현주 시의원이 안중근 의사의 단지(斷指)가 동상에 잘못 표현된 것과 관련해 질의하자, 답변에 나선 윤교찬 의정부시 공보담당관은 “안중근 의사의 단지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은 것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시민에 공개하기 전 (단지 부분을) 간과해 발견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의정부역과 하얼빈역에 안중근 동상 세우기로?…거짓말 논란

이에 김 의원은 “의정부 안중근 의사 동상에 대한 (의정부시의) 거짓말 논란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며 “하얼빈역에도 안중근 의사 동상이 설치된다는 의정부시의 발표와 달리 하얼빈역에는 동상 설치가 확인되지 않았고, 외교부에서는 이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하는데 의정부시에서만 (하얼빈역 설치를) 얘기한다. 정보공개까지 갈 일이 아닌데 바로 확인해 주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답답하다”고 질문했다.

▲의정부시의회 김현주 의원이 안중근 동상의 문제점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사진= 김진부 기자

이에 윤 공보담당관은 “버드나무포럼 문화재제자리찾기 운동본부에서 공보담당관실에 8건의 관련 민원(정보공개청구)을 제기했다. 이는 포럼 공동대표, 상임이사, 회원 등 3명이 동일한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거짓말했다는 것은 시민단체의 주장이다”라고 답한 바 있다. 

하얼빈역 설치 논란과 관련해서는 “차하얼학회에서 우리(의정부시) 측에 얘기한 바로는 하나는 의정부역에, 다른 하나는 하얼빈역에 설치한다는 것이었다”며 “(시민단체 측에서는) 하얼빈시가 설치할 계획이 없다며 (의정부시의) 거짓말이라고 하는데, 저희가 중국 차하얼학회를 통해 받은 내용은 그랬다(양쪽 시에 설치하는 것)”고 해명했다.  

버드나무포럼 및 오마이뉴스 등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총 13건의 정보공개를 청구한 입장이며 특히 중국과 체결한 양해각서 공개청구와 관련해 의정부시는 비공개처분 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현재 이 문제는 비공개 취소 행정소송 등이 진행 중이며 포럼 등은 이 문제와 관련해 의정부시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김현주 의원은 윤 공보담당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으며 “계속 이 논란의 내용을 일부 시민단체 등 몇 사람이 반복해서 제기하는 것으로 너무 작게 간과하는 것 같은데 그러면 안 된다고 말씀드린다”며 “시민단체는 개인이 아닌 단체다. 한 두 사람이 문제를 제기한다고 받아들이면 곤란하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추모의 벽 등 보완 위해 7000만원 예산 투입”

한편 자치행정위원회 권재형 의원은 안중근 동상 뒤편에 조성된 ‘추모의 벽’과 관련해 “그곳에 안중근 의사 어머니의 편지라며 설치해 놓았는데 사실 그것은 안 의사 어머니의 편지가 아니지 않느냐”라고 질의하자 윤 공보담당관은 “이 자리를 빌어 미흡했던 점에 대해 의원님들께 죄송하다. 보완하겠다”며 “안중근 의사가 1910년에 사형을 선고받은 후 동생들이 내려가 어머니 말씀을 전달한 내용이다. (어머니가) 직접 쓴 편지가 아니라 전언이 맞지만 편지라는 미화된 표현을 쓴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의정부시는 올해 안에 안중근기념관이나 안중근 추모회 등 전문기관에 자문 또는 고증을 거쳐 미비점이나 미진한 점에 대해 보완해 추후 시민들에게 질타받는 일이 없고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상징물이 되도록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권 의원이 “올해가 가기 전에 보완하라”고 주문하자 윤 공보담당관은 “이것(보완)과 관련해 7000만 원을 내년 본예산에 올렸다”며 “따라서 올해 안에는 힘들고 내년 2월이나 3월까지 1분기 안에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라고 답했다. 이에 권 의원은 추가예산 7000만 원이 들어가는 것을 질책하며 “앞으로 철저한 고증을 거쳐 사업을 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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