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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건설사 중동 사업, ‘과거 영광’ 되찾을까

산유국들 ‘오일 파워’ 커졌지만 발주 신중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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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68-569호 손강훈 기자⁄ 2018.01.08 10:31:37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공사 수주가 2017년에도 부진했다. 수주액이 2년 연속 300억달러를 넘지 못한 것이다. 사진은 SK건설이 시공한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 굴착 모습. 사진 = SK건설

(CNB저널 = 손강훈 기자) 그동안 건설사들의 실적을 견인해온 국내 분양시장이 올해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 건설사업이 상대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해외 수주 상황이 2년 연속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걱정을 키우고 있다. 결국 최대 대어인 중동 시장에서 얼마나 수주 규모를 키우느냐에 따라 생사가 갈릴 전망이다.

국내 건설업계의 2017년 해외공사 수주액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17년도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 총합은 약 291억 달러로 집계됐다. 

회사별로 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48억61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삼성엔지니어링 36억5400만 달러, 두산중공업 31억8700만 달러, 대림산업 26억5600만 달러, 대우건설 22억6600만 달러, 현대건설 21억9200만 달러, SK건설 21억1900만 달러, 삼성물산 15억3500만 달러, GS건설 14억7200만 달러, 포스코건설 13억9200만 달러 순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300억 달러를 넘지 못한 것으로, 과거에 비하면 큰 폭으로 추락한 성적표다. 

해외 수주는 지난 2010년 716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2015년까지 400억 달러 이상을 유지해오다, 2016년 282억 달러로 저조한 성적을 낸 후 지금까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는 2017년 상반기까지 저유가 기조가 유지된 데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미국과 이란 간의 관계가 악화되며 해외건설 수주의 45% 이상을 차지하는 중동 발주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중국과 유로화 약세로 가격경쟁력이 생긴 유럽업체와의 수주 경쟁에서 밀린 것도 한 몫 했다. 

더구나 건설사들은 최근 2년간 유지된 국내 분양시장 호황에 맞춰 수익이 되는 주택사업에 집중하면서 해외경쟁력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과 각종 규제정책, 대규모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앞으로 부동산 시장의 전망이 좋지 않다.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해외사업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다.

“정부 자금지원책 절실”

하지만 해외사업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일단 국제유가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호재다. 중동 오일머니를 필두로 해외 건설경기가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기구(OPEC)가 2018년 12월말까지 원유를 감산하기로 결정하면서 유가는 6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 두산중공업,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이 2017년 해외공사 수주액 상위권을 기록했다.

또한 국내 건설사들이 시장 다변화를 위해 노력한 성과가 드러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최근 삼성물산이 4억2000만 달러(4550억원) 규모의 홍콩 매립공사를 수주한 것이나, 현대건설·포스코대우의 우즈베키스탄 복합화력발전소와 송변전 공사 공동수행(45억 달러), 대우건설이 인도 뭄바이해상교 2공구 시공사로 선정(8억6300억 달러)된 것이 그 예다. 2017년 지역별 해외 수주액 비중을 보면 아시아가 47.1%로 중동 45.8%를 앞섰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경기 호조와 오일 강세에 힘입어 내년에 약 25% 정도의 수주 증가가 예상된다”며 “과거 2년의 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국제유가 상승이 중동 수주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중동을 둘러싼 국제 정세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이집트 등 중동국가들의 카타르와의 단교가 6개월째 이어지는 중이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선언’ 등으로 이슬람 국가들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란의 경우 수년간 경제제재로 재정이 바닥난 상태이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직접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해 공사를 해야 하는데, 국내은행들이 이란 사업 대출을 꺼리는 분위기다. 이란과 미국 간의 긴장관계가 이란의 해외신용도를 떨어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이 2017년 3월 이란에서 수주한 사우스파 12단계 프로젝트는 미국과 이란의 긴장관계로 수출입은행을 통한 공사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림산업이 2016년 가계약을 체결한 년부터 2조2800억원 규모의 이란 박티아리 댐·수력발전 플랜트 공사는 본계약이 미뤄졌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현재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언저리로 비교적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중동 산유국들이 신규플랜트 발주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분위기다. 또한 사업방식도 자금능력이 중요한 요소인 투자개발형 민간협력사업(PPP)을 확대하고 있어 중국과 유럽에 비해 자금 여력이 없는 국내 건설사가 수주 시장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 저가 수주로 인한 손해 문제가 컸기 때문에 무조건 가격경쟁을 하기는 힘들다”며 “자금조달 등에서 정부의 실질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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