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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사이트] 면세점업계 지각변동… 롯데‧신라 경쟁에 신세계 파고들어 "빅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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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74-575호 정의식⁄ 2018.02.09 11:51:36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운영이 시작된 1월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구역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거셌던 중국의 사드 보복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면세점 업계에 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빅2’가 주춤한 사이 신세계면세점이 놀라운 점유율 신장세를 보인 것. 한‧중 해빙 무드로 면세점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2018년에 3사의 경쟁이 어떻게 펼쳐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드 후폭풍… ‘유커’ 가고 ‘따이공’ 왔다

 

관세청이 최근 공개한 ‘2017년 면세점별 매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국내 48개 면세점의 총 매출액은 2016년보다 17.9% 늘어난 14조 4683억 원이다. 롯데면세점이 6조 598억 원으로 전년대비 약 1.4% 성장했고, 신라면세점도 3조 8653억 원으로 전년대비 20.5% 늘었다. 신세계면세점은 1조 8344억 원으로 전년대비 90.9%나 급성장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 수가 2016년 820만 명에서 2017년 439만 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음에도 면세점 업계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건 소수의 고객이 대량의 매출을 일으킨 때문으로 분석됐다. ‘따이공’(보따리상)이 그 주인공이다. 

 

따이공들은 중국 정부의 단속에는 아랑곳없이 개인 자격으로 국내를 평상시처럼 드나들며 면세점의 인기 아이템을 싹쓸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내면세점을 선호하는 따이공의 특성으로 인해 롯데와 호텔신라, 신세계 등이 운영하는 시내면세점의 매출이 11조 1168억 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24.8%나 늘어나 전체의 76.8%를 차지하는 기현상을 보였고, 반대급부로 출국장 면세점은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1월 23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앞에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선 관광객들. (사진 = 연합뉴스)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따이공들은 짧은 여행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면세점을 순회하며 물량을 확보하느라 열을 올린다.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이 1인당 구매수량에 제한을 두는 정책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주요 면세점 매장이 밀집된 강북권 시내면세점들을 따이공이 선호하는 까닭에 강남권 면세점들과 출국장 면세점들은 따이공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

 

실제로 관세청이 최근 공개한 ‘2017년 면세점별 매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삼성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등의 매출이 줄었고, 두타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 등 강북권에 위치한 면세점들의 매출은 늘었다.

 

중국 불확실성‧경쟁 심화… "업황 밝지 않아”

 

시장 규모는 성장했지만 따이공에 의존한 기형적 성장이다보니 전문가들은 올해 면세점 업황이 그다지 밝지 않다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한·중 관계 회복 속도에 따라 올해 면세시장이 지난해 14조 원 규모에서 올해 1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지만, 여전히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언제 정상화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두 번째 이유는 사업자 수 증가로 면세점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시내면세 사업자가 2014년말 6개에서 2017년말 10개로 늘었고 신세계DF, 현대백화점 등 3개 사업자가 올해 안에 신규 영업점을 개장할 예정이며 지난 1월 개장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까지 전체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압도한 상황이다. 

 

면세점 3사의 최근 4년간 영업이익 변동 추이. (사진 = 한국신용평가)

 

세 번째 이유는 경쟁이 심화되면서 늘어난 고객 유치 비용, 임차료 등 비용 부담 증가다. 2015년 이후 면세점 사업자가 늘면서 점유율 확보와 외형 확장을 위한 알선수수료, 판매촉진비 등의 비용이 늘었고, 급기야 2017년에는 유커 수요를 따이공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고객 유치비용이 추가로 증가했다. 

 

따이공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 면세점들은 대대적인 할인과 페이백 행사를 진행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이 비용이 매출액의 30%에 달할 정도다. 매출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부담하는 마케팅 비용이 고스란히 따이공에게 돌아가는 구조라 면세점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신세계면세점, ‘빅3’ 정식 합류

 

2017년 한 해는 사드 한파의 후폭풍으로 면세점 업계의 매출은 성장했지만 영업이익률은 감소한 시기였다. 그 와중에 유의미한 시장 판도 변화가 감지됐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51.5%에 달했던 롯데면세점의 시장 점유율이 2017년 41.9%로 떨어졌다. 2위 호텔신라(HDC신라면세점 포함)도 2016년 28.2%에서 2017년 26.8%로 점유율이 줄었다. 

 

1위와 2위가 내놓은 점유율은 3위 신세계면세점이 차지했다. 2014년 2.8%에 불과했던 신세계면세점은 2017년 12.7%로 매년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여 빅3에 안착했다는 평을 듣는다. 

신세계면세점의 효자는 명동점이다. 명동점은 2016년 5월 문을 연 신규면세점임에도 2017년 매출 1조 1647억 원, 영업이익 146억 원을 기록하는 놀라운 실적을 보였다. 단일 점포 순위에서도 롯데면세점 본점(21.9%), 호텔신라 서울점(14.7%)에 이은 국내 3위(9.3%)다. 불과 1년 7개월 만에 얻은 이례적인 성과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사진 = 연합뉴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실적이 급증한 것은 신세계그룹의 오랜 유통 노하우와 브랜드 협상력, 고객 유치력 등이 총동원된 데 더해 3분기 이후 명품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입점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점에는 ‘디올’, ‘펜디’, ‘까르띠에’는 물론 신규면세점 중에서는 유일하게 ‘루이비통’이 입점해있다.

 

다른 면세점들에 비해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낮았던 점도 경쟁력으로 지목된다. 일본, 동남아 지역 관광객들에 대한 유치 전략을 적극 전개한 결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해당 국가 매출은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업계는 향후 신세계면세점의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사드 국면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지만 일 매출이 50억 원을 넘어서는 등 사상 최고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가 영업이익률도 지난 3분기 2.9%에서 4분기 3.2%로 개선됐다. 중국인 단체관광 등이 정상화되면 오는 2019년까지 명동점 영업이익률이 5% 수준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시장에선 올해 신세계 명동점이 매출 1조 6000억 원, 영업이익 550억 원을 올릴 것으로 예측한다. 또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패션·잡화류 영업을 시작했고 강남점 오픈도 예정돼 있어 외연 확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센트럴시티점이 개장하면 신세계면세점의 점유율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면세점 "베트남‧일본 성과 보인다”

 

1위 롯데면세점이 고전한 건 박근혜 정부 시절 사드 부지를 제공하면서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를 정면으로 받은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 한중 양국 외교부가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결과’를 발표하고 이후 12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정상회담을 갖는 등 양국 관계는 단계적으로 회복되는 국면이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사드 한파가 거세다. 

 

중국인의 여행을 관장하는 부서인 국가여유국은 베이징과 산둥 지역에서는 단체관광상품 판매를 허용했지만 대규모 단체관광은 불허하고 있으며 그 외 지역에 내려진 여행 제재 조치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사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최소 1년 이상의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롯데면세점이 찾은 돌파구는 해외다. 유커의 귀환을 기다리기보다는 올해를 글로벌 시장 공략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면세점 다낭공항점. (사진 = 연합뉴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다낭공항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면세점, 태국 방콕 시내면세점, 일본 긴자 시내면세점 등 해외에 6곳의 면세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최소한 2~3곳의 해외면세점을 추가 오픈하겠다는 전략이다.
 
가장 집중하는 시장은 한국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남다른 베트남이다. 롯데면세점이 지난해 11월 1차 오픈한 다낭공항점은 진출 첫해에 흑자를 거둘 정도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매출 목표 연간 300억 원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다낭에 시내면세점을 추가 오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노이, 나트랑, 호찌민 등 베트남의 주요 도시도 모두 공략 대상이다. 이미 나트랑 국제공항 신터미널 면세점 단독 운영권도 획득해 올 상반기에 개장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도 뜻밖의 성과를 거뒀다. 2016년 3월 일본 도쿄 긴자의 도쿄플라자 2개층에 오픈한 시내면세점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몰리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160%나 크게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독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롯데면세점이 글로벌 공략에 집중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한·중 관계 회복으로 중국인 관광객까지 돌아온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신라면세점 “올해는 글로벌 경영 원년”

 

신라면세점도 해외에서 활로를 찾았다. 일단 올해 해외 매출을 총 매출 목표 5조 원의 20% 수준인 1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2018년을 호텔신라 글로벌 경영의 원년으로 삼자”며 “그러기 위해 우선 해외 신규 사업장을 조기에 안착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12월 소프트 오픈한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첵랍콕 국제공항은 2016년 기준 국제선 이용객 수 세계 3위의 거대 공항으로 연간 7000만 명 이상이 방문한다. 

 

신라면세점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점. (사진 = 신라면세점)

 

2013년부터 운영해온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면세점, 마카오 국제공항과 2016년 11월 오픈한 태국 푸켓 시내면세점, 지난해 4월 오픈한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 등을 보유한 호텔신라는 이미 해외에서 연매출 5000억 원 가량을 올려온 국내 최대의 해외면세점 사업자다. 올 상반기 중 그랜드 오픈 예정인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신라면세점의 해외 매출 1조 원 달성은 순탄히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불확실성과 경쟁 심화로 빚어진 국내 시장의 위기를 글로벌 진출로 해결한다는 게 주요 면세점의 올해 경영전략”이라며 “글로벌 진출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국내 면세점 업계는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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