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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출 장벽’ 앞에 선 건설업계, 깊어가는 고민

자체보증 카드 만지작…역풍 맞을라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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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81호 손강훈 기자⁄ 2018.04.02 14:33:36

집값 안정을 이유로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전략을 짜는데 고심하고 있다. 서울의 한 은행창구 모습.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손강훈 기자) 정부의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로 고가 아파트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의 셈법이 복잡하다. 자금마련이 힘들어진 실수요자들이 분양을 포기하면서 미분양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건설사가 자체 보증을 시행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건설사들의 복잡한 속내를 CNB가 들여다봤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는 주택을 짓지 않고 부지만 확보된 상태에서 건설사가 미리 분양을 진행하는 ‘선분양제도’ 영향으로 ‘중도금’이 존재한다. 아파트를 분양 받으면 통상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 비율로 구매 비용이 나뉜다. 금액이 가장 큰 중도금은 대부분 대출을 통해 해결한다. 


하지만 가계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정부가 규제에 나섰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상한을 40%로 묶고 다주택자의 대출액을 낮췄다. 분양가의 절반 이상을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보증해주는 중도금 집단 대출의 경우, 분양가 9억원 이상인 단지는 HUG가 보증을 서주지 않는다. 사실상 대출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물론 개인이 신용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으나 가능 금액이나 이자율에서 집단 대출과 차이가 크다. 


이는 실수요자의 구매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K건설과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과천위버필드는 3.3㎡(1평) 당 평균 분양가가 2955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낮아 당첨만 되면 1~2억원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로또 청약으로 불렸음에도 당해지역(과천시 1년 이상 거주자) 1순위 청약 결과, 전체 12개 주택형 중 84m² C형(5가구)과 D형(6가구), 111m²형(2가구) 등 총 13가구가 청약미달을 기록했다. 


이는 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자금 압박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단지 중 9억원이 넘지 않아 중도금 대출 보증이 가능했던 전용 59m²의 경쟁률이 2.67대 1로 전체 평균 경쟁률 1.65대 1 보다 높았던 점은 자금마련 여하에 따라 분양 선호도가 갈렸음을 의미한다.  

 
이런 결과는 건설업계를 긴장 시키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 흥행에 대한 걱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분양가가 9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수익성이 높은 재건축·재개발 단지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알짜 분양’을 포기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는 건설사들에게 최후의 보루처럼 여겨지는 재건축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냥 있자니 분양실패 우려
자체 보증 하자니 위험부담 


이에 건설사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구매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도금 비중을 60%에서 40%까지 낮추거나, 중도금 납부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건설사는 중도금에 대해 자체적으로 대출보증까지 서주고 있다. 


특히 시공사(건설사) 보증은 중도금 비중을 낮추거나 납부일정을 연기하는 것보다 직접적인 대책이 될 수 있어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이 방안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기는 힘들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일부 건설사들은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로또 청약의 힘을 여전히 믿고 있다. 중도금 대출이 필요 없는 투자 목적의 ‘현금 부자’들이 넘치는 만큼 재건축 시장은 흔들림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최근의 분양 사례들이 이런 판단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과천위버필드의 경우는 비록 1순위에서는 미분양이 발생했지만, 2순위 청약에서는 완판에 성공했다.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이 개포주공8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중도금 대출이 없음에도 1순위 청약 경쟁률 25.22대 1을 기록했다.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로 미분양되는 단지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강남권을 중심으로는 중도금 대출 없이도 여전히 청약열기가 뜨거운 상황이다. 3월 16일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문을 연 ‘디에이치 자이 개포’ 모델하우스에 사람들이 몰렸다. 사진 = 연합뉴스

자체 보증이 건설사 입장에서는 우발채무가 잡히는 위험을 떠안게 된다는 점도 문제다. 


또 자체 보증으로 인해 청약 참여자가 늘어날 경우 그만큼 부적격자도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다시 청약을 진행해야하는 등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자체 보증이 문재인 정부가 집값 안정을 목표로 다양한 규제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눈 밖에 날 수 있는 행동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이렇다 보니 중도금 대출 보증 없이 원칙대로 분양이 진행 되는 곳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물산의 ‘래미안서초우성1차’은 시공사의 중도금 대출 보증 없이 내달 분양이 진행된다. 


반면 서울 외 지역 분양시장은 이미 상당한 침체가 진행된 만큼, 지방 사업장을 중심으로 중도금 자체보증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의 분양권 대상 아파트 중 215개 단지(전매제한 분양권 제외), 19만3000여 가구에 대한 분양가 대비 분양권 시세를 분석한 결과, 2만2578가구(33개 단지)가 분양권에 프리미엄이 없거나 마이너스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대부분은 경기도(8233가구), 경북(4014가구), 부산(3198가구), 울산(2853가구), 충북(2500가구), 경남(866가구) 등 지방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 지역은 평균 2억25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었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지방 분양시장에서는 시공사 보증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 대우건설, KCC건설, 서희건설 등은 서울에 비해 관심이 떨어지는 지방사업장에서 시공사 보증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관계자는 CNB에 “서울은 문제가 없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건설사들이 여러 유인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미분양이 될 경우 재무구조가 약한 건설사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선뜻 자체 대출보증을 시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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