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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중국을 제쳐라” 화장품업계 탈(脫)대륙 열풍

아시아·유럽·미국서 돌파구 찾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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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81호 김주경 기자⁄ 2018.04.02 14:33:36

중국의 사드 보복 이전인 지난 2014년 11월 7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이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김주경 기자) 지난해 중국의 한한령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K뷰티업계가 ‘포스트차이나’ 찾기에 분주하다. 최근 들어 한·중 관계 개선 조짐에 중국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주요 화장품 기업들은 중국·아시아를 넘어 북미·유럽 등 해외시장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장품 업계가 아시아, 유럽, 미국 등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으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2월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731억 4천만원이었다가 지난해 동기 1179억 2천만원으로 61.2% 증가했으나 사드여파로 지난달 수출액이 782억 4천만원으로 줄어들면서 전년도 대비 33.6% 감소했다. 


K뷰티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데다가 시장리스크가 높은 중국지역에 얽매이기보다 시장예측이 비교적 뚜렷한 지역을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상반기부터는 화장품 기업들이 사드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간에 성장세를 나타내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동남아시아, 미국 등 해외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간다면 실적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는 3월 16일 열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배동현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는 이날 인사말에서 “기존에 공략했던 아시아, 북미시장은 ‘이니스프리’, ‘마몽드’ 등 신규 브랜드 확대에 집중하되, 중동, 서유럽, 호주 등은 신시장 개척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 하겠다”고 말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도 이날 주주총회에서 “국내는 시장이 작다”며 “중국과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을 중점으로 하되, 북미(미국, 캐나다)와 유럽(프랑스) 등으로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정기주주총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매출액이 6조291억원으로 나타났고, 해외매출액은 1조8205억원으로 30.2% 비율을 차지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수년 전부터 중국을 대신할 포스트 차이나 시장 공략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2013년 덥고 습한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기후 특성을 감안해 미백·보습기능을 강화한 ‘설화수’ 제품을 내놔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미국은 지난 2003년 첫 발을 내딛은 이후 2010년 6월 ‘설화수’를 뉴욕 버그도프굿맨 백화점에 매장을 개설한 데 이어, 2014년 ‘라네즈’를 미주 타겟백화점에 입점했다. 프리미엄 상품군인 마몽드도 미국 내 200개의 ‘얼타’ 매장에 입점했다. 


이러한 아모레퍼시픽의 과감한 해외 시장투자는 매출액 증가로 이어졌다. 2014년 8325억원, 2015년 1조2573억원, 2016년 1조6968억원 등 매출은 연평균 30% 이상 성장했다.


올해부터는 호주 진출에 이어 중동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1월 멜버른에 호주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자사 브랜드인 라네즈를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등에 위치한 호주 세포라(화장품 편집숍) 전 매장과 온라인 스토어에 입점했다. 조만간 프리미엄 브랜드인 설화수와 자연주의 브랜드 이니스프리도 진출할 계획이다.


중동 시장 공략은 자회사 브랜드 에뛰드하우스가 첫 신호탄을 쐈다. 3월 17일 두바이몰에 중동 1호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22일 쿠웨이트 쇼핑몰 에비뉴몰에 중동 2호점을 열었다. 올 상반기 내 중동 최대 뷰티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론칭을 앞두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CNB에 “라네즈가 진출한 것은 해외 소비자 시장의 결과가 주효했다”면서 “호주인들이 K-뷰티에 관심이 많은 데다 자외선이 강해 피부 관리에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물불 안 가린다? 동유럽까지 진출


LG생활건강도 해외시장 넓히기에 나섰다. 지난해 매출이 6조2705억원, 영업이익 9303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2014년 이후 처음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단, 화장품 분야만 놓고 보면 아모레퍼시픽이 매출 5조1238억원으로 LG생활건강의 3조3111억원보다 훨씬 많다. 


그렇다고 해서 신규 시장을 억지로 개척하기보다는 중국을 중심으로 아세안 시장기반을 다지는데 집중하되, 유럽 등 선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은 2006년 중국을 시작으로 해외진출의 첫 출발을 알렸다. 사드보복 조치로 인한 유커의 발걸음이 끊겼음에도 프리미엄 궁중화장품 ‘후’와 발효화장품 ‘숨’, 허브화장품 ‘빌리프’에 대한 현지 차별화 전략으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중동도 주력 시장으로 꼽힌다. 주요 브랜드인 더페이스샵은 지난 2006년 요르단을 싲가으로 6개국에 6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실적이 가장 좋은 국가는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다. 아랍에미리트는 현재 20여개 매장을 보유할 만큼 인기가 높다.


미국에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허브 화장품 브랜드 ‘빌리프’가 지난 2015년 3월 약 35개의 세포라 매장에 입점했고, 현재 200개 매장에 제품이 들어가 있다. 지난 3월부터는 프랑스 세포라 매장에 입점하면서 유럽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 안착하며 해외 사업을 본격화했다. 1년 전부터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한 현지 시장분석에 나섰고 제품 사전 등록 등의 절차를 거쳐 올해 1월 자카르타에 매장을 냈다. 연내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위성도시인 반둥과 수라바야, 발리 등에도 10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며 중동과 유럽 등의 진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블씨엔씨는 현재 40개국 3300여개 매장에서 미샤 제품을 판매 중이며, 동유럽 지역에는 벨라루스·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러시아 등 5개 국가에 진출해있다. 특히 브랜드숍 미샤가 지난 3월 초 동유럽 벨라루스의 대형몰에 입점했다.


이처럼 주요 화장품 업계가 잇따라 해외시장에 진출하면서 몸집을 키워가고 있지만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업계관계자는 CNB에 “해외에는 P&G, 로레알, 존슨앤드존슨 등 건재한 브랜드들이 100년에 걸쳐 자리 잡은 상태라 한국 뷰티상품의 해외 비중이 크지 않다”며 “현지 시장에서는 국내 유명브랜드라 할지라도 해외 시장에선 군소 뷰티 브랜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해외마켓 입점은 진입 장벽이 낮아 기업이 브랜드만 있으면 쉽게 공략할 수 있지만, 이후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며 “결국 해외시장에 맞는 마케팅 작업이 오랜 기간 진행돼야 매출이 안정화되고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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