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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사이트] CJ대한통운, ‘신북방정책’ 핵심 부상…북-중-러 연결로 글로벌 탑5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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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82호 정의식⁄ 2018.04.05 10:30:49

3월 22일 CJ대한통운이 태풍 담레이로 피해를 입은 베트남 중남부 지역 이재민 지원을 위해 양곡 1만 톤의 국내-국제 운송을 성공리에 수행했다. (사진 = CJ대한통운)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평화 정착과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신(新)북방정책’을 적극 추진 중인 가운데 국내 물류사 1위 CJ대한통운이 ‘북방물류 개척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한러기업협의회’의 회장사를 맡은 데 이어 최근에는 러시아의 대표적 물류기업 페스코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다양한 북방물류 추진전략을 공개하고 나선 것. 모처럼 한반도에 평화 무드가 드리운 2018년, CJ대한통운의 북방물류 프로젝트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 정부, 신북방정책 ‘9-브리지’ 전략 제시

 

유라시아대륙과 연결된 반도임에도 분단체제로 인해 사실상 ‘섬’의 역할을 강제당해온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기차로 시베리아를 횡단하고, 자동차로 중국, 몽골을 거쳐 유럽까지 질주하고픈 열망이 있다. 

 

역대 정부가 북방정책을 추진한 것도 섬에서 탈피해 러시아, 중국, 몽골 등 북방 국가들과 교류‧협력을 강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장기적 평화‧번영 체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 역시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9월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된 제3차 ‘동방경제포럼’ 전체세션 기조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울타리를 넘어 극동과 동북아, 유라시아까지 연계해 경제적 영토를 크게 확장시켜나간다는 원대한 신북방정책을 공개했다.

지난해 9월 7일 문재인 대통령이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 전체 세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신북방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핵심은 러시아 극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 몽골, 일본 등 유라시아 각국이 철도와 에너지, 물류로 연계되면 갈등보다 협력을 지향하는 쪽으로 새로운 관계설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문 대통령은 ‘9-브리지’(9개의 다리) 전략을 제시했다.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등 9개 분야에서 한국과 러시아가 동시다발적인 협력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이후 정부는 신북방정책의 실현을 위해 대통령 직속기구인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구성하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북방경제협력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중국 전문가이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남다른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어 민간 차원에서의 신북방정책 수행을 위한 ‘한국-러시아 기업협의회’를 12월 7일 출범시켰다. 이 단체의 초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 대우인터내셔널 중국 대표, CJ 중국본사 대표를 역임한 ‘중국통’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이다. 

 

KT, 포스코대우 등 116개 사가 참여한 한-러 기업협의회의 회장사를 CJ대한통운이 맡게 된 건 높은 사업 연관성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이 회사가 추진해온 범아시아 물류벨트 구축사업, 일명 ‘팬 아시아’(Pan-Aisa) 전략이 9-브리지 전략 중 철도‧항만‧북극항로 등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런 예상은 최근 CJ대한통운이 러시아 대표 물류사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으며 한층 구체화됐다.

 

CJ대한통운, 러시아 페스코와 전략적 제휴 체결

 

3월 16일 CJ대한통운은 러시아의 대표적 물류기업인 페스코(FESCO)와 전략적 협업 및 공동사업개발을 위한 협약(MOU)를 체결하고 북방 물류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 알렉산더 이술린스 페스코 대표,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 막심 볼코프 주한러시아대사관 부대사, 윤원석 코트라(KOTRA) 정보통상협력본부 본부장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페스코는 1880년 설립된 러시아 물류기업으로 철도, 항만, 해운 등 다양한 물류 사업을 운영한다. 블라디보스톡 항만의 최대주주이자 러시아 최대의 민간 컨테이너 선사이며, 화물기차만 1만 7000대를 보유한 러시아 10대 화물기차 운용사로 TSR(시베리아횡단철도) 등 극동지역 주요 내륙철도 운송업체이기도 하다. 

 

페스코의 최대주주는 49.9%를 가진 숨마(SUMMA) 그룹이다. 이 회사는 블라디보스톡과 북한 나진 사이에 위치해 북-중-러 핵심 물류거점으로 주목받는 러시아 자루비노항 개발권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의 신북방정책과 CJ대한통운의 북방물류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협력해야 할 기업인 셈이다.

 

CJ대한통운과 페스코는 이번 협약을 통해 유라시아 전지역에 걸친 다양한 분야의 물류사업을 공동 진행하기로 했다. 우즈베키스탄 등 CIS 지역에서 진행되는 대형 플랜트 시공사업 등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접어든 사업을 비롯해 프로젝트 물류 분야에서 정보공유, 협업수주 등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이어갈 예정이다. 

3월 16일 CJ대한통운이 러시아 페스코와 전략적 제휴협약(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 알렉산더 이술린스 페스코 대표, 막심 볼코프 주한러시아대사관 부대사. (사진 = CJ대한통운)

우즈베키스탄 천연가스합성석유 플랜트(UGTL) 프로젝트와 관련된 협약 내용에는 돈-볼가강 운하 이용 협력 등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시베리아 등 최근 대형플랜트 건설이 집중되는 지역에 CJ대한통운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페스코의 광범위한 네트워크가 결합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북방물류의 핵심이랄 수 있는 TSR과 관련해서도 협력 관계를 맺기로 했다. 페스코는 자사가 보유한 유라시아 물류 핵심 인프라인 TSR 운송사업에 CJ대한통운이 진입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자루비노항 개발도 함께하기로 했다. 자루비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북한 나진 사이의 국경 지대에 위치한 항구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 3국이 교차하는 지점이라 향후 극동 지역의 핵심 물류거점이 될 것으로 주목받는다. 양사는 조만간 자루비노항 및 터미널 운영을 위한 시설 개발 및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외에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으로 운송되는 프로젝트 물량에 대응하기 위한 컨테이너를 공동 투자하고, 블라디보스톡 및 자루비노항을 통해 운송되는 화물에 사용되는 철도 플랫폼과 차량 투자도 협의한다. CJ그룹이 러시아 소재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의 운송과 CJ네트워크 활용 및 상품 시장 확장 방안에 대한 공동사업도 협약에 포함됐다.

 

CJ대한통운은 이번 페스코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물류 영토를 대거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박근태 사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아시아 넘버원 종합물류기업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2020년 글로벌 탑5 물류기업을 향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해운-철도-육로(트러킹)를 잇는 유라시아 복합운송상품, 혹은 나진-핫산 프로젝트와 TKR(한반도종단철도)-TSR 연계 운송상품 등 양사가 장기적 물류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남북관계가 호전되고 북방물류가 확대될 경우 CJ대한통운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박근태 위원장  “한-러 기업협의회 앞장서겠다”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러 기업협의회’도 본격 활동을 시작해 이같은 전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사장 권평오)는 지난 4일 서울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한-러 양국 경제협력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첫 번째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은 환영사에서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청년 e-서포터즈’를 소개하며 “북방 경제협력이 청년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년 e-서포터즈는 유라시아 지역 관련 학과를 전공하고 신 북방정책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로 구성된 단체다. 앞으로 신북방정책 관련 기사를 작성하거나 북방경제협력위 블로그를 운영하는 등의 활동을 할 예정이다.

 

또 송 위원장은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분과회의에서 나온 기업 애로사항을 듣고 러시아 정부와의 협력 채널을 활용해 해소 방안을 모색하는 등 우리 기업이 더 쉽게 러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이사 사장 겸 한-러 기업협의회 위원장. (사진 = CJ대한통운)

박근태 한-러 기업협의회 위원장도 “한-러 양국은 경제적으로 상호보완적인 경제구조를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협력 대상국”이라며 “한-러 기업협의회가 성공적인 9-브리지 정책 추진을 위한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소통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장사답게 CJ대한통운은 9-브리지 정책의 선두에 설 계획이다. CJ그룹 차원에서의 러시아 진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러시아 만두업체 ‘라비올리’를 인수해 올해부터 현지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고, CJ CGV도 지난해 러시아 부동산개발사 ‘ADG그룹’과 합작으로 올해부터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33개 극장, 130개 스크린을 운영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의 경우 이미 보유한 중국 물류망에 더해 9-브리지 전략으로 러시아 물류망까지 확보해 다가올 남북화해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남북관계가 정상화되면 한반도종단철도(TKR)가 현실화될 수 있다. 이 경우 TKR은 중국과 러시아 2개의 노선을 통해 유럽과 연결될 수 있는데 두 노선을 모두 확보해 북방물류 핵심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것. 이를 통해 2020년까지 글로벌 물류 탑5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 CJ대한통운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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