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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돋보기] 2세대 뱅킹 앱 경쟁…신한은행 쏠(SOL), 한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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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83호 정의식⁄ 2018.04.12 11:02:41

지난 2월 2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리뉴업 2018 디지털 콘퍼런스'에서 모바일 통합플랫폼 신한 쏠을 공개한 위성호 신한은행장. (사진 = 연합뉴스)

‘카카오뱅크 쇼크’로 촉발된 시중은행들의 뱅킹 앱 재설계 경쟁에서 신한은행이 가장 먼저 통합 앱 ‘쏠’(SOL)을 출시하며 타 은행들을 한 발 앞질렀다. 쏠은 신한은행의 6개 금융 앱을 통합하고 비대면 신상품을 대거 추가하는가 하면 인공지능(AI) 챗봇을 비롯한 다양한 신기능을 제공해 카카오뱅크 앱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다만 빠른 출시와 지나친 기능 통합으로 실행속도가 느려지고 안정성 이슈가 발생하는 점은 ‘옥에 티’다. 

 

기존 은행 최초 통합 뱅킹 앱, 신한은행 '쏠' 

 

지난해 4월 3일 역사적인 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출범하고, 석달 후인 7월 27일에는 모바일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하면서 조용했던 국내 은행업계에 일약 파란이 일었다. 두 은행은 지난 1992년 평화은행이 출범한 후 무려 25년 간 새로운 시장 진입자가 나타나지 않았던 ‘고인 물’에 갑자기 출현한 외래 어종 ‘메기’로 간주됐다. 

 

실제로 두 은행은 짧은 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올해 2월 기준 케이뱅크는 가입자 수 68만 명에 수신 1조 2100억 원, 여신 9700억 원이라는 준수한 실적을 일궈냈다.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는 더 놀라운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가입자 수는 500만 명을 넘었고, 수신 5조 1900억 원, 여신 4조 7600억 원의 파격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가 쇼크라 불릴 정도의 놀라운 성공을 거둔 비결로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뱅킹 앱’이 거론되면서 기존 은행들도 발빠른 대응을 시작했다. 저마다 자사 뱅킹 앱의 불편사항을 개선하고 카카오뱅크에 뒤지지 않는 수준의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앱 개발진을 독려했다. 그리고 지난 2월 22일 시중은행 중 최초로 신한은행이 새로운 뱅킹 앱 ‘쏠’(SOL)을 내놨다.

 

신한 쏠 홍보모델이 된 인기 아이돌 워너원. (사진 = 신한은행)

‘Speedy’와 ‘Optimized’, ‘Leading’의 머릿글자를 딴 ‘쏠’(SOL)은 신한은행이 지난 1년간 준비해 온 디지털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기존 은행 앱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 철저하게 고객 중심으로 재설계(Redefine)했다.

 

쏠의 첫 번째 특징은 여러 개로 나뉘어있던 다양한 앱을 하나로 통합했다는 점이다. 신한S뱅크, 써니뱅크, 스마트 실명확인, 온라인 등기, S통장지갑, 써니 계산기, M-Folio의 일부 기능 등 무려 6개의 앱을 하나로 합쳤다. ‘원(One) 앱 전략’으로 그간 각각의 용도로 여러 앱을 깔아야 했던 불편을 해소했다.

 

두 번째 특징은 사용자 환경(UI‧UX)의 혁신이다. 그간 신한S뱅크를 비롯한 각사의 뱅킹 앱은 은행의 다양한 업무를 최대한 담으려 하다보니 정작 사용자가 자주 쓰는 계좌조회, 이체 등의 메뉴도 여러 단계를 거쳐야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불편했다. 

 

반면 카카오뱅크 앱은 실행 즉시 초기 화면에 계좌조회 화면이 나타나 소비자에게 호평 받았다. 새로운 쏠 앱의 ‘제로 패널’은 카카오뱅크 앱과 마찬가지로 조회, 이체 등 고객이 자주 사용하는 메뉴가 실행과 동시에 나타나므로 한결 빠르고 편리하다.

 

편의성이 대폭 강화된 쏠 실행화면. (사진 = 신한은행)

세 번째로 다양한 모바일 전용 비대면 신상품이 추가됐다. ▲쏠편한 입출금통장 ▲쏠편한 저금통 서비스 ▲쏠편한 선물하는 적금 ▲쏠편한 정기예금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활용 가능한 상품들이다. 

 

우선 ‘쏠편한 입출금 통장’은 가입고객 모두 별도의 우대요건 없이 이체수수료와 인출수수료가 무제한 면제되며, ‘쏠편한 저금통’ 서비스는 입출금 통장에 여유자금을 1개월간 예치하면 정기예금 수준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쏠편한 정기예금’은 기존 U드림 정기예금, 회전정기예금을 통합한 상품으로 만기연장 및 자동재예치가 가능해 자금관리가 용이하다. 

 

은행권 최초의 SNS 기반 선물하는 금융상품인 ‘쏠편한 선물하는 적금’은 명절, 생일, 취직, 출산 등 다양한 상황에서 선물할 사람이 적금의 신규가입 금액을 선물하면 받은 사람은 6개월 동안 자유롭게 추가 입금이 가능하며, 연 3.0%의 높은 이자율을 제공한다.

 

이들 상품은 모두 점포를 방문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만14세 이상 개인 및 개인사업자 고객이라면 누구나 휴대폰 본인인증을 거쳐 바로 쏠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로그인 방법도 간편비밀번호, 패턴, 바이오인증, 이용자 ID, 공인인증서, Face ID 등 다양하다.

 

미래형 뱅킹 기술의 총아로 꼽히는 AI챗봇 ‘쏠메이트’도 눈에 띄는 신기능이다. ‘쏠메이트’는 텍스트와 음성을 모두 인식할 수 있는 챗봇으로 가장 진화된 형태의 AI 대화형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보다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계속 진화한다.

 

이외에 자주 송금하는 계좌에 보안매체 없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원터치 송금’ 기능, 휴대폰을 흔들거나 정해진 패턴을 그려 원하는 메뉴를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모션뱅킹’, ‘히든 제스쳐’ 기능 등도 도입됐다. ‘나만의 해시태그 서비스’를 이용하면 급여, 교통비, 공과금 등 반복되는 거래에 자동으로 해시태그가 생성되어 단 한번의 클릭만으로도 전년, 전월의 거래내역을 간편하게 비교·분석할 수 있다.

 

신규 가입자 40만 돌파… 인기 은행 앱 1위

 

모바일에 익숙한 2030세대의 취향에 맞춘 쏠은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했다. 4월 11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금융 앱 카테고리에서 쏠은 인기 순위 7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높은 순위다. 

 

가입자 수도 폭증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쏠의 신규 가입자 수는 약 40만 명을 돌파했다. 출시 40여 일만에 거둔 고무적인 성과다. 기존 ‘신한S뱅크’와 ‘써니뱅크’ 이용자의 업그레이드 횟수까지 합하면 약 427만 명이 쏠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금융 앱 순위. 은행 앱 중 쏠이 1위다. (사진 = 구글 플레이스토어)

다만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용자도 많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사용자 리뷰를 살펴보면 “로그인이 느리다”, “지문인식, 홍채인식 등 생체인식 기능이 느리다”, “용량이 커져서인지 답답하고 느리다.”, “써니뱅크의 무료 간편이체가 없어져서 아쉽다.” “이전 앱을 편리하게 사용했는데 무조건 업데이트가 강제되는 게 맘에 안든다” 등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를 이룬다. 

 

별점 평균도 3.3점으로 경쟁 앱인 NH스마트뱅킹(3.4점), KB국민은행 스타뱅킹(3.4점) 등보다 낮고 구 신한S뱅크 앱(3.9점)보다는 크게 낮은데 이는 쏠 앱의 개발이 아직 완벽히 마무리되지 않았고, 플레이스토어의 성격상 버그 리포팅이 많은 때문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는 전체 소비자 수에 비하면 크지 않은 규모이고, 긍정적인 소비자 의견도 많다. “계좌조회가 초기화면으로 바뀌어 사용이 한결 편리해졌다.”, “그동안은 은행 계좌를 살펴보다 카드 사용액을 확인하려면 신한카드 앱을 따로 실행해야 했는데 이제는 쏠 앱에서 카드 사용액까지 들여다볼 수 있게 돼서 편리하다.”, “처음엔 삼성패스 생체인식 속도가 느린 감이 있었는데 요즘은 빠르게 인식돼 편리하다” 등 다양하다.  

 

다른 은행들도 ‘업그레이드 경쟁’ 가세

 

경쟁 은행들이 저마다 뱅킹 앱 개편을 서두르는 것도 쏠의 성공을 방증한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앱에 로그인 시 기존 초기화면이 아닌 계좌조회 화면이 바로 나타나는 ‘계좌뷰’ 기능과 보안카드나 OTP, 공인인증서 등 별도 인증을 거치지 않아도 이체‧송금이 가능한 ‘빠른이체’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다른 모바일 앱 ‘리브’(Liiv)에는 대화형 뱅킹 플랫폼 ‘리브똑똑’(Liiv TalkTalk)과 부동산앱 ‘리브 온’(Liiv On) 등을 연계시켰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월 국내 최초의 음성인식 AI 뱅킹 서비스 ‘소리’(SORi)를 내놓은 데 이어 조만간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한번에 제공하는 ‘위비 뱅크’ 통합 플랫폼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 스타뱅킹 앱 실행화면. 로그인하면 바로 계좌조회 화면이 나타난다. (사진 = CNB)

KEB하나은행도 지난 연말 ‘원큐(1Q) 뱅크’ 앱을 전면 개편했으며, SK텔레콤의 대화형 AI ‘누구’를 시범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도 NH투자증권과 농협카드 서비스도 함께 조회할 수 있도록 ‘올원뱅크’ 기능을 확대했으며 올해 안에 통합 앱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SC제일은행은 올해 초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스마트폰 키보드에서 은행 로고 버튼을 누르면 모바일 뱅킹과 연결돼 송금하고 계좌조회가 가능한 ‘키보드 뱅킹’을 시작했다. IBK기업은행도 지난 3월 기업 스마트뱅킹을 전면 재구축하면서 은행권 최초로 기업 간편송금 기능과 기업고객 전용 모바일상품몰 등을 선보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쇼크와 신한은행 쏠의 성공으로 시중은행들이 뱅킹 앱 재설계에 집중하고 있다”이라며 “올해 안에 대부분의 은행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뱅킹 앱을 내놓을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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