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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홈쇼핑에 '유튜브 스타 군단' 합쳐 글로벌 정복?…오쇼핑+CJ E&M 합병에 큰 관심

"미디어+커머스 미래 물결 올라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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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91호 윤지원⁄ 2018.06.04 08:51:35

7월 1일 정식 출범 예정인 CJ ENM 로고. (사진 = CJ오쇼핑)

오는 7월 CJ오쇼핑과 CJ E&M이 합병을 통해 CJ ENM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두 회사의 합병은 기존의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합쳐 글로벌 경쟁에 걸맞은 덩치를 키운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홈쇼핑 사업과 콘텐츠 사업의 합병이 내는 시너지의 구체적인 전례가 없어 우려된다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합병 법인이 영위할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는 이미 전통적 영역을 넘어 새로운 시장 질서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CJ오쇼핑과 CJ E&M도 이와 관련된 시장에 진출해 있었던 만큼 구체적인 청사진은 이미 나온 셈이다.

 

"당신이 알고있던 쇼핑이 달라진다"는 CJ오쇼핑 플러스 채널의 로고 화면. (사진 = 방송 화면 캡처)

홈쇼핑 + 콘텐츠 = ???

 

CJ그룹의 새로운 합병 법인 CJ ENM 출범을 위한 합병안이 최근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지난 5월 29일 CJ오쇼핑과 CJ E&M은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안을 비롯한 4개 안건을 심의·의결해 통과시켰다. CJ오쇼핑이 CJ E&M을 주당 0.41주의 비율로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며, 합병 후 존속법인은 CJ오쇼핑이다.

 

이번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 계획은 지난 1월 17일 공시됐다. 앞서 CJ오쇼핑은 이번 합병에 대해 "글로벌 미디어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미디어와 커머스가 융·복합되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선제조치"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합병은 애초 6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 1일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예정보다 빨리 주주총회를 통과했고, 합병 완료도 7월 1일로 당겨지게 됐다. 새 합병 법인의 명칭은 지난 5월 10일 CJ ENM으로 결정됐다.

 

마포구 상암동의 CJ E&M 건물. (사진 = CJ E&M)

CJ ENM 합병법인의 출범은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이번 합병은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노린 꼼수와는 거리가 먼 합병으로, 오로지 지배구조 개선과 시너지를 통한 수익 사업을 위한 것이어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합병 후 CJ ENM의 시가총액은 5조 원에 육박하게 되어 코스닥 최상위 그룹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기존 CJ오쇼핑이 보유한 1000만 명의 구매고객과 CJ E&M이 보유한 5000만 명의 시청자, 2억 명의 디지털 팔로워 등 기존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도 경쟁력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홈쇼핑 사업회사와 콘텐츠 사업회사가 묶이는 합병이 생소하고, 그 시너지가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일지도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전문가는 “합병 법인이 내세운 목표에 대해서는 다수가 공감하겠지만 목표의 실현 방식이나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며 “앞으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 동안 주주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이아 티비가 뷰티기업 '끌렘'과의 커머스 협업을 위해 선보인 모큐드라마 '더쿠션:덕후션'에 출연한 뷰티 크리에이터 레나(왼쪽)와 박막례 할머니. (사진 = 방송 화면 캡처)

‘미디어 커머스 융복합’ 이미 대세

 

합병 목표와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현 방식은 '글로벌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 플랫폼 구축'이라는 말에 사실 다 들어 있다.

 

CJ 관계자는 "미디어와 커머스의 융·복합은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화되고 있다"며 "아마존, 월트디즈니, 타임워너 같은 글로벌 미디어 거인들이 M&A를 통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영역 구분은 이미 파괴되었으며 융·복합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낯설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고독한 선구자가 되려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CJ오쇼핑은 상품 기획력과 커머스 역량, 그리고 다양한 해외 사업 거점을 보유하고 있고, CJ E&M은 미디어 솔루션, 디지털 분석, 콘텐츠 기획·제작 역량이 뛰어나다. 이들이 커머스와 미디어를 묶은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면 CJ오쇼핑은 새로운 사업 성장 기회를 얻을 수 있고, CJ E&M은 콘텐츠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해 현지 네트워크 기반 커머스 기능을 확대할 수 있다. CJ오쇼핑의 커머스 빅데이터와 CJ E&M의 콘텐츠 소비자 행태분석 데이터를 결합한 융·복합 신사업을 키우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그동안 지나치게 의존해왔던 중국 및 북미 시장이 최근 수년간 정치·외교적 이슈로 인한 여러 불안 요소를 드러낸 지금 새로운 시장 개척이 절실해졌고, 아세안(ASEAN) 지역이 그 대안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CJ오쇼핑의 베트남 현지 홈쇼핑 채널 SCJ 방송 화면. (사진 = 방송 화면 캡처)

그런데 현재 CJ오쇼핑은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현지 주요 미디어 기업과 합작 관계를 맺고 있고, CJ E&M은 베트남, 태국, 터키 등에 사업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합병 법인으로 출범할 CJ ENM은 양사가 구축한 네트워크를 모두 활용해 이 지역에서의 미디어 커머스 사업 및 콘텐츠 합작 사업 확대를 꾀하는 데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고, 단숨에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CJ E&M은 K컬쳐의 글로벌 확산을 가장 앞장서서 이끌어온 기업이다. 일본과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 북미는 물론 유럽에도 K컬쳐에 대한 팬덤이 구축되어 있는 만큼 CJ오쇼핑의 뷰티, 패션 등이 결합된 상품 제휴, 콘텐츠 공동제작 등을 추진해 사업을 확장하고 현지화에 나서기 용이하다.

 

CJ오쇼핑의 경우 기존 주력 사업인 홈쇼핑 사업이 정체기에 접어든 만큼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CJ오쇼핑은 지난해부터 TV 밖의 차별화된 콘텐츠로 눈을 돌리고 온라인 콘텐츠 제작사들과 손잡고 웹드라마와 예능 형식의 미디어커머스 콘텐츠를 제작해 'CJ오쇼핑 플러스' 채널과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통해 방영했다.

 

여기에 이미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검증된 CJ E&M의 콘텐츠 IP 역량을 수혈 받는다면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 커머스 시장에서 앞서나갈 기회로 삼기에 충분해 보인다.

 

아프리카TV 출신의 인기 먹방 스타인 '밴쯔'의 다이아 티비 방송 화면. (사진 = 방송 화면 캡처)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활용 극대화

 

합병법인의 미디어 커머스 사업은 기존 CJ E&M의 MCN(Multi Channel Network: 다중 채널 네트워크) 사업부인 다이아(DIA) TV를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MCN이란 온라인 방송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1인 미디어 창작자의 매니지먼트를 겸하면서 이들의 콘텐츠 창작 및 유통을 지원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1인 미디어 창작자들은 새로운 미디어 유통 환경을 대변하는 사람들이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로 집에서 간단히 만드는 미디어 콘텐츠는 쌍방향 소통이 용이하고 상세한 개인별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이들 1인 미디어 창작자들은 전문 연예인을 능가하는 인기를 끌면서 어린 세대의 새로운 희망 직업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기존의 방송 환경은 물론 온라인 쇼핑 문화도 바꿔놓고 있다.

 

이미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는 홈쇼핑이나 광고보다 1인 미디어 창작자들의 콘텐츠를 통한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정 상품과 관련해 알고 싶은 정보가 있는 경우 요즘의 십대들은 네이버나 구글 같은 전통적인 검색 포털이 아니라 유튜브에서 검색을 해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알려졌을 정도로 1인 미디어 창작자의 영향력은 빠르게 커가고 있다. 중국에서는 '왕홍'(网红)이라고 불리는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한 마케팅이 18조 원 시장을 좌지우지한다.

 

다이아 티비는 1400여 팀의 1인 창작자(들)와 파트너십을 맺은 국내 MCN계의 선도 업체다. (사진 = CJ E&M)

국내에서도 이들 1인 미디어 창작자의 마케팅 효과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늘었고, 다이아 티비는 그 중 선두주자다. 다이아 티비는 1400여 팀의 창작자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이중 구독자 수 100만 명이 넘는 창작자는 16개 팀이다. MCN 업계에서는 구독자 수가 10만 명이 넘으면 전업으로 활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이 수준의 구독자를 거느린 국내 창작자는 330개 팀 이상이다. 다이아 티비의 총 구독자 수는 올해 4월말 기준 1억 6000만 명을 돌파했는데, 2016년 4월 말 기준 약 4400만 명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숫자다.

 

다이아 티비는 이미 미디어 커머스 사업을 실현해 오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식품 전문업체 TH&T와 먹방 부문의 1인 미디어 창작자인 '밴쯔'가 공동 개발한 만두 상품을 출시했다. 밴쯔는 구독자 수가 170만 명이 넘는 유튜브 스타다.

 

이외에 베이킹 전문 콘텐츠 창작자인 '더 스쿱', '몽브셰', '한세' 등과 베이킹 전문 업체 피나포레가 함께 연구·개발한 베이킹 키트를 출시해 소개하기도 했다.

 

베트남에 초대형 V커머스 콘텐츠 스튜디오 연다

 

7월 출범 예정인 CJ ENM의 첫 행보는 1인 미디어 창작자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대형 스튜디오의 건설이다.

 

지난 5월 24일 CJ ENM은 베트남 호치민 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V커머스(비디오커머스) 콘텐츠 제작 센터인 'DADA스튜디오 베트남'을 연다고 밝혔다. 다다스튜디오 베트남은 CJ ENM의 공식 출범 시기인 7월 초 완공되고,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CJ ENM이 첫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다다스튜디오 베트남' 로고. (사진 = CJ오쇼핑)

다다스튜디오는 CJ오쇼핑이 지난해 3월 론칭해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브랜드다. 다다스튜디오 베트남은 매년 1000편의 V커머스 콘텐츠 생산이 가능하다. CJ ENM은 이들 저비용 고효율 콘텐츠를 대량 생산하고, 여기에 기존 다이아 티비의 파트너 창작자 채널 및 노하우가 결합된 시너지가 기대된다.

 

특히 일반적인 광고보다 상세한 정보를 꼼꼼히 전달해줄 필요가 있는 뷰티 제품에서는 1인 창작자를 통한 마케팅이 높은 효과를 거두고 있어, CJ ENM은 동남아 뷰티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1인 미디어 창작자들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다다스튜디오 베트남을 활용해 콘텐츠를 적극 제작, 동남아 및 세계 시장 전체를 타깃으로 유통할 전망이다.

 

CJ 관계자는 "그동안 CJ오쇼핑과 CJ E&M은 다다스튜디오, 다이아 티비 등을 통해 총 1억 8000만여 명의 국내외 구독자를 확보하는 등 각자의 영역에서 디지털 콘텐츠 역량을 키워왔다"면서 "급성장 중인 글로벌 V커머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합병 후에는 양사의 디지털 콘텐츠 및 채널 역량을 총 동원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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