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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 해외여행 대비하는 LCC업계…1위 제주항공 '대박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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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93호 윤지원⁄ 2018.06.20 10:54:30

국적 저가항공사 항공기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사진 = 각 항공사)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해외로 출국하는 여행객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국내 저가항공(LCC) 업계도 다양한 노선에 신규 취항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에 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성수기 전망은 밝으며, 제주항공 같은 선도 기업은 '역대급' 분기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LCC 성장이 해외여행객 증가 이끌어

 

여름 휴가객이 늘어나는 7~8월은 항공업계의 성수기다. 올해는 특히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와 워라밸(Work-Life Balance) 등으로 표현되는 행복 추구와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문화가 트렌드를 이루고 있고, 눈치보지 않는 휴가와 휴식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하는 '한국 관광 통계'에 따르면 2018년 1월~4월 동안 해외여행을 나간 한국인 출국자 수는 966만 명 이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늘어났다. 연중 해외여행객이 가장 많은 달은 대개 1월, 7월, 8월, 12월이다. 지난해 7~8월에는 월평균 239만 명 가까운 인원이 출국했고, 12월에는 240만 명을 넘겼다. 역대 최대의 월간 출국자 수를 기록한 올해 1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22.4% 증가한 286만 명을 기록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7~8월 해외여행을 떠나는 출국자 수는 500만~6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해외여행객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은 중장거리 여행지보다 가까운 아시아 국가, 특히 일본과 베트남을 방문하는 해외여행객이 최근 해마다 급증한 결과에 기인한다. 실제로 지난해 해외여행객 2650만 명 가운데 일본과 베트남을 방문한 사람만 955만 명 이상으로, 3분의 1을 훨씬 넘는다. 일본 방문객은 전년 대비 40% 이상, 베트남 방문객은 무려 56%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런 통계에 대해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근 아시아 국가들로의 여행이 활발해진 것은 LCC 업계가 수년간 단거리 해외 노선을 중심으로 사업 규모를 키워온 것과 일치한다"며 "LCC업계가 저렴한 비용으로 다녀올 수 있는 해외여행을 제안하고, 소비자들이 이에 부응한 결과"라고 말했다.

 

대형 항공사들이 단거리 노선에서의 시장 경쟁에서 확실히 밀려난 가운데 올 여름 해외여행도 LCC 업계에 유리하게 흘러갈 전망이다. LCC 업계는 여름 해외여행객 증가를 예상하고 새로운 노선을 늘이고,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혜택을 제공하는 등 성수기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저가항공업계의 성장과 함께 일본,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 여행객 수가 급증했다. 사진은 베트남의 하롱 베이. (사진 = Pixabay)

노선 늘이고, 항공기 늘이고

'가까운 유럽' 블라디보스토크 깜짝 인기에 대비

 

LCC 업계 매출 1위의 제주항공은 최근 무안국제공항을 제3의 허브로 삼고 일본 및 동남아 각지로 다수의 노선을 확충했다. 신규 항공기 도입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며 LCC 업계 최다인 34대의 항공기를 갖추고 늘어나는 여행객 수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6월부터 국적 항공사 최초로 자동 탑승수속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무인수속 서비스를 통해 이용객들의 편의성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제주항공에 빼앗긴 1위 자리를 되찾으려는 진에어는 여름 휴가철을 대비해 인천-조호르바루(말레이시아)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고 6월 28일까지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진에어의 경우 제주항공 및 다른 LCC 업체들에 비해 대형 항공기를 보유한 강점을 활용해 중장거리 노선을 공략하는 데 힘쓰고 있다.

 

LCC 업체들 중 여객 규모로 5위에 해당하는 이스타항공은 상위권 도약을 적극적으로 노리고 있다. 이달 초에는 올해 첫 신규 항공기 1대를 도입해 추가 좌석을 확보했고, 노선 확대 및 기내서비스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6월 11일 인천공항의 케이터링센터를 확장 이전했다. 특히 이스타항공은 국내 LCC 중 유일하게 외부 용역이 아닌 자체 정규직 인력으로 케이터링 서비스를 운영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6월 13일부터 인천-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의 신규 취항을 시작했다. 현재는 주 3회 운항하고 있지만 8월 성수기 항공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대비, 7월 30일부터는 주 7회 매일 운항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 인천-블라디보스토크 정기편 신규취항. (사진 = 이스타항공)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가 새로운 여름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 = Pixabay)

 

특히 최근 들어 블라디보스토크를 향한 국적 LCC들의 적극적인 공세가 눈에 띈다. 러시아는 현재 열리고 있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회 때문에 주목받고 있기도 하지만, 블라디보스토크가 유독 주목받기 시작한 건 TV 여행 예능 프로그램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배틀트립'과 최근 '짠내투어'를 통해 소개된 블라디보스토크는 한국에서 3시간 이내의 가까운 거리, 중국 및 일본과는 다른 유럽 문화, 여름의 무더위를 잊을 수 있는 시원한 기후, 저렴한 물가 등의 요인으로 올여름 휴가철을 맞아 새로운 해외 여행지로 급부상했다.

 

한국공항공사의 월간 항공 통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1월 블라디보스토크 노선 탑승률은 70% 중반이었으나 2월~5월에는 매주 80% 중반의 탑승률을 기록, 연초 대비 10%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해 제주항공이 인천-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신규 취항했고, 올해 4월에는 티웨이항공이 대구-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시작해 주 4회 운항하고 있다. 티웨이항공도 7월 2일부터는 대구-하바롭스크 노선을 주3회 운항한다. 에어부산도 7~8월 성수기에 주2회 부정기편 운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만 해도 국적 항공사 가운데 블라디보스토크행 노선을 운영하는 곳은 대한항공뿐이었으나 현재는 LCC 업체 4곳이 추가됐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대중의 트렌드를 반영한 유연한 운영이 LCC의 상승세를 이끈 원동력임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김포공항 국내선 탑승장 안내판에 저비용항공사 여객기 등의 운항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유가 상승‧환율 반등으로 수익성 우려

 

성수기 대목을 눈앞에 두고 있는 현재 LCC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지속적인 국제 유가 상승이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이 갤런 당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되며 그 이하일 경우에는 부과되지 않는다. 지난해 1월까지 국제 유가가 부과 기준보다 낮게 유지되면서 유류할증료도 17개월 연속 0원을 유지했다. 하지만 저유가 시대가 저물고 국제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점점 상승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히 상승했고, 4월 한 단계 낮아진 이후 다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의 기준이 되는 5월 16일~6월 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갤런 당 213.40센트다. 이에 따라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기존 6단계에서 7단계로 또 인상된다. 이에 따라 운항 거리에 따른 7단계 유류할증료는 최저 1만 1000원~최고 8만 4700원에 달하게 됐다.

 

항공료는 유가보다 원/달러 환율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편이지만 이처럼 유류할증료가 인상되는 것은 사실상 항공권 가격이 오르는 효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최근 강세를 보이던 원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그동안 상쇄됐던 유가 상승의 부담이 피부로 와닿기 시작했다.

 

항공료가 실제로 큰 폭으로 오른다면 '가격 경쟁력'을 최고의 무기로 삼고 있는 LCC 업계는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고객 이탈이 많지 않다 하더라도 유가 상승은 고정비 상승을 일으키고, 이는 수익성에 부담을 주게 된다.

 

유가 상승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그로 인해 한창 성장하고 있는 LCC 업계 전체의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도 우려된다. LCC 업계 관계자는 "국내 LCC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비 및 지상 조업의 인력 부족을 해소할 훈련 시설과 같은 인프라 구축이 시급해진 시점"이라며 "현재 배럴당 90달러에 달하는 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까지 상승한다면 업계 전체의 흐름이 끊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에어서울이 18일 일 년 동안 다낭, 코타키나발루, 홍콩, 씨엠립, 괌 노선 중 원하는 노선을 선택해 세 번 자유롭게 여행이 가능한 연간 항공권 패스 '민트패스S'를 출시했다. (사진 = 에어서울)

증권가 "그래도 사상 최대 분기 실적 낼 것"

 

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반등은 LCC 업체 주가에도 부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4~5월 평균 항공유가가 전년 대비 41% 상승했다"며 "같은 기간 제주항공의 국제선 여객은 31% 늘었으나 운임이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제주항공의 2분기 실적 우려가 부각된 데다, 최근 오사카 지진 같은 대외 변수도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 제주항공의 주가는 6월 들어 9% 하락하고 말았다(6월 18일 기준).

 

하지만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분석과 흐름에도 불구하고 제주항공에 대한 투자 의견을 변함없이 '매수(유지)'로 제시했다. LCC 업계, 특히 제주항공의 여름 성수기에 대한 전망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2분기 실적 우려보다 3분기 실적 상향의 가능성을 더 높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운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해외여행 수요의 강세는 구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성수기에 접어드는 대목에서 유가 상승세가 주춤함에 따라 3분기 유류할증료 효과는 다시 커질 것이다. 특히 2분기와는 반대로 기저효과에 따른 운임 상승이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사실 올해 들어 제주항공과 티웨이홀딩스 등 LCC 관련 주가는 유가 상승 뉴스가 계속 이어지는 데도 불구하고 가파르게 상승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1월 3만 2000원대였으나 반년이 지난 올해 5월 말에는 5만 1000원까지 올랐고, 티웨이홀딩스는 지난해 1월 1600원대였으나 5월 15일엔 6900원까지 올랐다.

 

LCC 업계의 성수기 실적을 특히 낙관적으로 예상하는 것은 국제적인 환경이 반영된 결과다. 이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세계 국제선 여객 수는 작년보다 약 6% 늘어날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 간 관계 개선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많아질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국내 항공사의 여객 증가율은 그보다 높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4월에 이어 5월에도 신규 항공기를 도입, 국적 저가항공사 최다인 34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되었다. (사진 = 제주항공)

여객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경우 가장 큰 덕을 보는 곳은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보유 항공기 대수도 34대로 국내 LCC 업계에서 가장 많고, 취항지 역시 49곳으로 가장 많기 때문이다. 월간 운항 편수와 여객 수는 에어부산에 이어 2위지만, 에어부산의 운항이 대부분 서울-부산 노선에서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매출 규모에서는 제주항공이 월등하게 높다.

 

이처럼 제주항공은 LCC에서 나름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1013억 원)이 1000억 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이보다 40%가량 많은 143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중 여름 성수기에 집중된 매출과 실적이 얼마나 될지에 업계가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유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부담도 타 업체보다 제주항공이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은 항공권 판매 매출을 제외하고 초과 수하물, 예약 관련 수수료, 기내 판매 등으로 발생하는 부가 사업 매출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주항공의 부가사업 매출에서 나온 영업이익은 675억 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66%에 달했다. 부가사업은 80% 이상의 이윤이 남는 고수익 사업이며, 이러한 부가 매출에 의한 이익은 고정비 영향으로부터 자유롭다는 큰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선진국 LCC처럼 부가수익으로 이익을 얻고 운임을 낮추는 전략을 쓴다는 것은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올 여름 여행객 증가의 최대 수혜자는 제주항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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