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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손태승 우리은행장, 취임 6개월 만에 3대 과제 해결 '코앞'

"지주체제로 바꾸고 해외사업 강화하면 진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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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93호 윤지원⁄ 2018.06.22 08:49:55

지난 1월 27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8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우리은행)

우리은행이 지난 19일 이사회에서 지주체제 전환을 결의하고,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취임 6개월째를 맞아 일어난 대변혁이다. 손 행장은 지난해 11월 채용 비리 의혹으로 사퇴한 이광구 전 행장의 후임으로 갑자기 우리은행의 조종석에 앉았다. 그는 취임 후 우리은행의 경영 안정화를 빠르게 이뤄냈을 뿐 아니라 오랜 숙원이던 민영화와 종금 도약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등 오랜 숙원을 거의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직 안정화 회복할 구원투수로 등판

 

어떤 조직에 위기가 닥쳐 수장이 갑자기 물러날 때 후임자로는 공격적인 인물보다는 안정적인 인물이 선택되기 마련이다. 취임 전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그런 인물로 평가됐다.

 

손 행장은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서울대 대학원 법학 석사를 졸업하고 1987년 한일은행에 입사해 30여 년을 한 은행에 근무했다. 한일은행 국제부 대리, 뉴욕지점 과장 등을 거친 뒤 우리은행 합병 이후 전략기획팀장, LA지점장을 맡았다. 2010년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담당 상무로 승진하며 임원이 된 후로는 관악동작영업본부 영업본부장, 자금시장사업단 상무, 글로벌사업본부 집행부행장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거쳤다.

 

이광구 전 행장의 사퇴 당시 글로벌부문장이던 손 행장은 행장 업무 대행을 맡았다. 이후 급히 꾸려진 임원추천위원회는 손 행장이 글로벌부문으로 재임한 3년 간 담당하던 IB, 자금시장, 외환 등 전 부문에서 목표를 초과달성한 성과와 추진력을 높이 평가, 신임 우리은행장으로 선임했다.

 

손 행장은 취임 당시 글로벌 일류 은행으로의 도약이라는 비전을 밝히고 이를 위한 3대 경영 방침으로 ▲소통과 화합이 이루어지는 조직 ▲혁신을 통해 신뢰받는 은행 ▲종합금융그룹 완성 등을 제시했다. 이는 우리은행이 당명한 3대 과제이기도 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바로 조직의 화합이었다. 우리은행은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출범한 조직이라 그간 두 은행 출신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알력이 있어왔다. 그래서 출범 이후 두 은행 출신이 행장을 번갈아 맡고, 임원도 비슷한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불문율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2011년 이순우 전 행장과 2014년 이광구 전 행장 등 상업은행 출신이 연이어 선임된 데다 2017년 초 이광구 전 행장이 연임에 성공하자 한일은행 출신들의 불만이 커졌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1월 1일 우리은행 손태승 은행장을 비롯한 전임원이 우리은행의 전신인 대한천일은행의 기틀을 마련한 고종 황제의 묘소가 있는 경기도 남양주시 홍류릉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 = 우리은행)

갈등, 원인부터 합리적으로 없애야

 

국정감사에서 채용비리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 10월은 기존 임원 10명 가운데 9명의 임기가 끝나가는 시기였다. 논란의 결정적 단서가 됐던 인사 청탁 관련 문건이 애초 이 전 행장과 일부 상업은행 출신 임원들을 겨냥하고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될 만큼 계파와 관련된 잡음이 심했다. 이 전 행장 체제에서 지주사 전환 및 완전 민영화 등 주요 경영 사안이 제대로 진전되지 못한 것도 계파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손 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으로, 기존 불만 세력이 있다면 그들로부터 환영 받을만한 인사였다. 그러나 정작 손 행장은 출신과 상관없이 30여 년 재직하는 동안 어느 누구와도 마찰을 겪은 적이 없고, 그래서 누구보다도 계파 갈등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 극복에 가장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손 행장은 취임사에서부터 ‘중심성성(衆心成成)’이라는 한자성어를 인용하며 “여러 사람이 한마음으로 일치단결하면 불가능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일심전진 석권지세(一心前進 席卷之勢)’라는 한자성어를 인용해 “전 직원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노력한다면 반드시 이루어낼 수 있다”는 말로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통과 화합을 위해서는 내부 갈등의 뿌리부터 제거해야 했다. 갈등의 주체인 ‘계파’라는 줄기는 그간 인사 과정에서 양분을 얻어왔다. 특히 임원 인사는 매번 양쪽의 불만이 가장 크게 불거지는 지점이었다. 이곳을 손보기 위해 손 행장은 신임 행장 선임 뒤 가장 먼저 인사 혁신을 추진했다.

 

자신의 취임과 정기 임원인사를 앞둔 12월 13일, 손 행장은 행내 특별 방송을 통해 인사 원칙 및 기준을 직접 공개했다. 이날 손 행장은 본부장급 승진 인사 시 기존에 공개하지 않았던 후보군 선정 기준을 사전 공개하고, 영업 그룹 임원들로 구성된 ‘승진 후보자 평가 협의회’와 외부 기관과 연계한 ‘다면 평가 시스템’을 신설, 영업력과 품성을 고루 갖춘 인재를 선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리고 지점장급 이하 승진은 영업 실적과 근무 평가를 반영한 인사고과 기준으로 선발하되, 본인의 인사 서열을 공개함으로써 승진 여부를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1일 지점장’ 근무를 통해 영업 현장과 소통을 시도한다. 손 행장(사진 가운데)이 영업 현장 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 = 우리은행)

원칙 따른 투명한 인사 시스템 적용

 

이후 손 행장은 취임식이 끝나기 무섭게 부행장급 이상 임원 11명 중 9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임원 인사의 기준은 쇄신과 화합이었다. 이때 새로 승진한 임원 9명은 상업은행 출신 6명, 한일은행 출신 3명으로, 그동안 불문율로 여겨졌던 임원 인사의 동수 구성 관행이 깨졌다. 그러나 불만은 쉽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사전 공개한 인사 원칙 및 기준을 철저하게 따랐기 때문이다. 출신이나 연차가 아닌 능력과 성과를 우선시하는 인사 시스템을 통해 20년 가까이 이어져 온 계파 갈등 문제를 잠재웠다.

 

이날의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손 행장은 내부에서는 떨어진 기강을 바로잡고 외부의 신뢰를 회복할 뿐 아니라 본인도 주변 잡음에 시달리지 않고 임기 내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안정적인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갈등을 가라앉힌 손 행장의 다음 행보는 소통과 화합이었다. 손 행장은 취임 후 수시로 현장을 찾아 행원들 및 고객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3월 1일엔 전 임원과 영업 현장 직원 등 150여 명이 함께 산책을 한 후 레크레이션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 ‘공감 동행’ 행사를 진행했고, 3월 16일부터 5월 말까지는 전국 54개 영업본부를 방문하며 일선 영업점 직원들을 격려하고, 행원·지점장 등 다양한 직급의 직원들과 소통하는 ‘1일 지점장’ 행사를 이어 갔다.

 

손 행장은 평소에도 직원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며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일 지점장 행사 방문을 할 때도 단순히 선물만 전달하고 다과 시간만 갖는 것이 아니라, 현장 직원들과 함께 거래처를 직접 방문해 금융 지원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하면서 하루를 꼬박 현장에서 보낸다.

 

그밖에도 수습이 해제된 신입 행원들을 은행장 집무실로 초대해 ‘미래의 은행장’이라는 큰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는 행사도 직접 제안해 진행하고 있다. 또한 내부 익명 게시판을 활성화해 직원들의 건의에 귀기울이는 등 소통하는 기업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앞줄 가운데)이 “Woori Rookie Together”(우리 루키 투게더) 행사에 참여한 신입 행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우리은행)

경영 안정화 → 어닝 서프라이즈 → 신뢰 및 평판 회복

 

원칙을 앞세워 갈등을 봉합하고 소통을 통해 화합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은 경영 안정성을 높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은행은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우리은행은 4월 20일 실적 발표를 통해 2018년 1분기 당기순이익 5897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이며 분기별 경상이익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우리은행은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순영업수익 창출 능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 결과"라고 풀이했다. 자산 건전성 역시 우량 자산 위주의 자산성장과 여신 관리 체질 개선으로 완전한 클린 뱅크로 도약했으며, 주요 건전성 지표도 향상돼 우량 자산 비중 증대 및 손실 흡수 능력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뛰어난 분기 실적과 자산 건전성, 자본 적정성 개선으로 인해 신용 등급도 향상됐다. 국제 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가 지난 4월 27일 우리은행의 신용 등급을 기존 A2 등급에서 A1으로 1단계 상향하고, 등급 전망도 ‘상향 조정 검토(Review for upgrade)’에서 ‘안정적(Stable)’으로 조정한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무디스의 신용 등급 상향은 우리은행의 수익성, 건전성 및 자본 적정성의 개선 결과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체질 개선의 결과이며, 향후에도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공신력 있는 국제 평가기관으로부터 인정 받은 것”이라며 “손 행장 취임 후 경영 안정성을 바탕으로 2018년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모든 재무 지표가 고르게 개선됐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기업 평판도 크게 개선됐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매달 1개월 동안의 시중 은행 브랜드 빅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들의 은행 브랜드 소비 행태를 알아내 은행 브랜드 평판 지수를 발표하는데, 우리은행은 은행 브랜드 평판 빅데이터 순위에서 최근 5월과 6월 두 달 연속 1위에 올랐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채용 비리 논란이 일어나기 전인 9월과 10월, 해당 순위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고, 해당 논란 이후에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에 밀려나고 말았다. 그런데 그동안 이미지 쇄신에 성공하고, 올해 상반기 다른 은행들에서도 채용 관련 부정적 이슈가 발생하면서 먼저 경영 안정화에 들어선 우리은행이 평판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8 상반기 경영 전략 회의’에서 손태승 우리은행장(사진)이  ‘1등 종합금융그룹 구축’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 = 우리은행)

종합금융그룹 도약, 시간 문제

 

이제 남은 과제는 지주체제 전환과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이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한 비금융 지주 체제로서, 비은행 및 글로벌 확대 제약 등 시장 경쟁에 불리한 측면이 있어 지주 체제 전환이 절실했던 상황이었다.

 

예금보험공사가 아직도 보유한 우리은행의 잔여 지분을 털게 하고 완전한 민영화를 이루기 위해서도 지주사 전환은 필수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의 주가가 그동안 투입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오르면 잔여 지분을 팔고자 했지만, 우리은행 주가는 1만 원대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손 행장은 주가 부양을 위해 취임 후 벌써 3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적극 사들였지만 역부족이다.

 

이처럼 금융 당국의 지분이 지나치게 많고 그 입김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은행이다보니 글로벌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 우리은행으로서는 이런 고리를 끊고 선순환으로 돌아설 계기가 필요한데, 바로 지주사 체제 전환에 의한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변신이다.

 

이런 이유로 전임 이광구 전 행장도 임기 중 지주 체제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계파 갈등 및 채용 비리 논란 등 안팎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연임 임기 8개월 만에 사퇴 수순을 밟게 됐고, 바통은 손 행장에게 넘어갔다.

 

그런데 손 행장 취임 이후 이를 위한 밑그림이 예상보다 빨리 그려졌다. 인사 원칙 쇄신과 조직 안정화는 실적 향상과 신뢰도 회복으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이 하반기 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친다면 잔여 지분을 팔겠다고 결정했다.

 

이에 우리은행은 지난 5월 20일 내부 검토를 통해 지주 체제 전환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6월 19일 이사회를 통해 지주 체제 전환을 위한 ‘주식 이전 계획서’ 승인을 결의했다.

 

향후 금융 당국의 인가 및 주주총회 승인 등 절차가 남아 있는데, 인가는 빠르면 올해 9월 전후로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렇게 되면 12월 주총을 거쳐 내년 초 포괄적 주식 이전 방식으로 지주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사진 = 우리은행)

취임 전 주어진 주요 과제를 모두 해소하다시피 했는데 손 행장의 임기는 아직 6분의 1밖에 지나지 않았다. 지주회사 설립 후 종합금융그룹의 수장으로서 손 행장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주 체제로 전환하면 증권,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등 수익성 높은 다양한 업종에 진출하여 자본 효율성 제고 및 기업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이번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에 대해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M&A 여력이 현재 7000억 원에서 7조 원으로 10배 늘어나는 등 지주사 전환 혜택은 극대화하는 결정'이라며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과거 지주사를 경험했으므로 충분한 노하우와 인력이 남아있어 지주사 전환 효과는 크고 빠르게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글로벌 전문가인 손 행장이 그간 폭넓게 구축해 둔 300여 개의 해외 네트워크도 향후 우리은행의 수익 다변화의 주요 창구가 될 것”이라며,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이후 해외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으로, 그때부터 손 행장의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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