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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삼성전자 ‘꿈의 D램’…반도체는 왜 지치지 않을까

미중 무역전쟁 속 나홀로 승승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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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95호 손강훈 기자⁄ 2018.07.09 10:37:14

반도체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은 물론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개발한 ‘20나노급 8Gb(기가비트) GDDR6’ 제품. 사진 = SK하이닉스

(CNB저널 = 손강훈 기자) 반도체의 힘이 여전하다. 올해 2분기 긍정적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은 물론, 대한민국 수출 자체를 이끌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 반도체 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가득한 상황. 반면 중국의 도전, 미중(美中)무역전쟁 등 악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도체 슈퍼호황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국내 반도체 업계가 2분기에도 좋은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삼성전자는 2분기 14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 갤럭시S9가 예상외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음에도 반도체 호조를 바탕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 늘어난 실적을 냈다. 앞서 증권업계는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11조원~12조원대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10조원과 영업이익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예측이 맞을 경우 이들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SK하이닉스의 역대 최대 성적은 지난해 4분기 기록한 매출 9조276억원, 영업이익 4조4658억원이다.


이는 잘나가고 있는 ‘D램(반도체 기억소자)’ 덕분이다. D램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 세계  D램 점유율 1, 2위를 기록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 수혜를 누리고 있다. 


반도체 시장 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D램 가격(DDR3 2Gb 256Mx8 1333MHz, 종가 기준)은 1.827달러다. 이는 지난 1분기 평균가격 1.829달러와 비슷한 수준으로 D램 가격은 작년 1분기 평균 1.7달러를 돌파한 이후 계속 오름세다.


D램은 반도체 기억소자로 가장 널리 쓰이는 메모리 중 하나다. PC와 스마트폰은 물론,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에 필수적인 클라우드(인터넷으로 연결된 서버에 자료 저장) 서비스에 사용된다.


반도체의 영향력은 관련 기업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국 경제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5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82.1%에 달했다. 단일 수출 품목으로는 최초로 올해 수출액이 100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봤다.

 

중국의 도전, 만리장성 넘을까 


반도체가 끼치는 영향이 엄청나다 보니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 여기에 대한 예측은 두 가지로 갈린다.


우선 반도체 강세가 여전할 것이란 긍정론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이뤄지는 4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핵심 부품인 D램의 필요성은 계속된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10나노미터 반도체 등장 후 미세공정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업체가 생산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유지된다는 걸 의미한다.


또한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무역전쟁에 반도체가 포함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주목된다. 반도체는 1996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주도해 체결된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22년간 무관세가 유지돼 왔다. 더구나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에서 얻는 매출 비중이 25%나 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거센도전과 미중 무역전쟁은 반도체 수퍼호황에 부정적이다. 지난해 11월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 대표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설을 마친 뒤 회담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현재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부분도 전망을 밝게 한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반도체를 만들어 외국으로 파는 기업들의 수익은 커진다. 예를 들어 1달러가 1000원인 상황에서 1만달러 규모의 반도체를 수출하면 1000만원을 버는데, 환율이 1100원으로 오르면 수익은 1100만원으로 늘어난다.


반대로 반도체 호황이 막바지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반도체 굴기(屈起)’를 선언한 중국에 대한 우려가 크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20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자급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은 전 세계 휴대전화 80%, PC 65%, TV 60% 이상을 생산하는 ‘IT제조기지’로 그만큼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많다. 이들이 기술력을 확보해 반도체를 자체수급하게 되면 우리는 커다란 수출 시장 하나를 잃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반도체 공급 자체가 늘어나게 되면서 가격이 하락, 수익이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미중무역전쟁에 반도체가 포함되지 않고 IT기기로만 확장된다고 해도 우리에겐 타격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은 이달 6일(현지시각)부터 500억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25% 관세를 매긴다. 당초 이 품목에 TV, 스마트폰 등 중국 IT제품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최근 미국이 IT제품들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실제 관세가 부과된다면 중국도 미국 IT제품에 대한 보복 조치를 할 것이 분명하고 이는 ICT산업 성장에 찬물이 끼얹는 결과로 연결된다. 반도체의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증권업계는 올 하반기까지 반도체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의 경우 평균판매가격 상승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주요 D램 제조사들의 생산능력 확대로 올 연말과 내년 초 가격이 조정국면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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