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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하반기 IPO 분석…꽁꽁 언 증시 ‘모래 속 진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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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97호 도기천 기자 / 손정호 기자⁄ 2018.07.23 10:53:35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우리나라 증권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1월 고점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규모도 축소됐다. 하반기에는 롯데정보통신과 현대오일뱅크 등 대어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거래소 내부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세계경제를 휩쓸면서 우리나라 증권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무역전쟁 여파가 금융시장 불안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속속 상장 계획을 보류하거나 철회하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도 일부 기업들은 상장이 절실한 과제다. 이에 CNB는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을 살펴본다. 

 

① 상장 가뭄 속 주목받는 롯데정보통신·현대오일뱅크

 

(CNB저널 = 손정호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먼저 방아쇠를 당긴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약 223조원)에 대해 추과 관세(10%)를 부과하기로 했다. 공청회 등을 거쳐 2개월 후 시행된다. 이는 중국의 전체 대미 수출(5055억달러)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초강수를 둔 셈이다. 


중국은 바로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경악했으며, 필요한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할 방침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점점 전면전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이유는 지지자인 ‘러스트 벨트’(미국 중부의 쇠락한 제조업 지대) 표심을 붙잡기 위해서다. 오는 11월 상·하의원을 뽑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보호무역주의 드라이브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오일뱅크는 예상 시가총액만 10조원에 달한다. IPO를 위해 종속회사였던 현대쉘베이스오일을 공동기업으로 회계 변경하는 등 차근차근 상장 성공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우려되는 것은 미국의 지나친 보호무역주의가 중국을 넘어 세계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국가에 대한 높은 관세는 무역 감소와 기업활동 위축 등 경기침체 요인이 될 수 있다. 


당장 우리도 큰 피해가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신흥국 중 우리나라가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의 대미 수출 중 562억달러(63조원), 대중 수출 중 583억5000만달러(65조3636억원)가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권에 포함된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 증시도 ‘글로벌 무역전쟁’이라는 A급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올해 초(1월 29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사상 처음으로 2600선을 넘었으며, 이날 2589.19로 마감해 역대 최고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보호무역주의(관세 부과 등) 영향 등으로 줄곧 수축 국면에 접어들었다. 현재 2300선 언저리에서 횡보(13일 종가기준 2310.90)하고 있다. 


이처럼 증권시장이 맥을 못추면서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는 사례가 줄줄이 등장하는 등 IPO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21개로 작년과 숫자는 같지만, 공모금액이 7800억원으로 작년(4조7600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특히 코스피 신규상장 기업은 애경산업(13일 기준 시가총액 1조9690억원) 1곳뿐이었다. SK케미칼과 HDC현대산업개발, 쿠쿠홈시스는 재상장, 셀트리온은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다.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IPO 계획을 자진 철회했다. 윤활기유 제조업체인 이 회사는 상반기 ‘최대어’로 꼽혔지만 공모희망 가격이 높다는 논란 속에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결국 지난 5월 27일 IPO 계획을 철회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바이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 처리 방법 변경에 따른 영업이익 변화)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조사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공인회계사회가 감리 대상 기업을 기존 30%에서 50%로 확대·통보하면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기업공개를 추진하기 힘든 환경이 됐다.  

 

오해 소지 없애려고 회계기준 변경


이런 가운데 하반기 기업공개 시장에서는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정보통신의 상장 추진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이 ‘대어’로 분류되는데다 증시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다. 2016년 기준 연간 매출 11조8853억원, 영업이익 9657억원에 이른다. 주유소 2400여개, 경질유 시장점유율 22%를 차지하고 있는 우량기업이다. 예상 시가총액만 10조원에 달해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7~8월 IPO 예비심사를 진행하고, 10월 중순경 기업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100만평 규모의 공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래성장성도 있어 보인다. 자회사 현대케미칼 공장을 포함해 52만배럴의 석유 정제 능력을 갖췄다. 휘발유, 등유, 중유, LPG, 항공유, 납사(휘발유 생산원료), 프로필렌(석유화학 핵심원료) 등을 생산한다. 


현대오일뱅크는 그동안 시장 상황 개선 등을 고려해 기업공개 시기를 조율해왔다. 작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후 그룹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 등을 극복하기 위해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정보통신도 올해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IT서비스 회사인 롯데정보통신은 롯데지주 출범 후 첫 번째 계열사 상장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후 코리아세븐, 롯데지알에스, 호텔롯데 등의 상장으로 이어지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사진 = 롯데정보통신

지난달 28일에는 기업공개를 위해 회계처리 방식도 변경했다. 종속기업이던 현대쉘베이스오일을 공동기업으로 바꾼 것. 윤활기유 제조업체인 현대쉘베이스오일은 현대오일뱅크(지분 60%)와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40%)이 2012년 함께 설립한 회사다. 이를 공동기업으로 바꾸면 보유 지분(60%)만큼의 영업이익만 영업외수익에 포함된다. IPO 전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보수적으로 재무제표 작성을 바꾼 것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CNB에 “올해 상장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며 “현재 그룹 지주사(현대로보틱스)에서 상장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지주 1호 상장 ‘시선집중’


롯데정보통신도 눈에 띄는 기업이다. IT서비스 기업인 롯데정보통신은 작년 매출 6913억원, 영업이익 327억원을 기록했다. 예상 시총은 4829억원으로, 미래에셋대우를 대표 주관사로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이달 10~11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이달 말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작년 11월 투자와 사업부문으로 물적 분할했다. 투자 부문은 롯데지주와 합병했다. 현재 롯데지주의 100% 자회사로,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 후 첫 번째 상장 시도다. 이후 롯데그룹은 코리아세븐(편의점 세븐일레븐), 롯데지알에스(롯데리아·엔제리너스커피), 롯데로지스틱스(물류) 등을 상장할 계획이다. 


롯데정보통신의 상장은 그룹 지배구조 투명화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주요 계열사들의 상장이 성공하면, 한국 롯데그룹의 중간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신씨 일가 가족회사), L투자회사들이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를 상장해 국내 일반 투자자들의 지분율이 높아져야, 롯데는 일본 기업이라는 오명을 벗게 된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CNB에 “투명한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들어온 자금은 IT서비스 기술 발전, 4차 산업혁명 플랫폼 개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글로벌 사업 확대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재무건전성이 좋은 중견 기업들의 상장도 예정돼 있다. 안마의자 1위 회사 바디프렌드(예상 시총 3조원), 카카오게임즈(1조5000억원), 티웨이항공(1조원), CJ CGV 베트남법인(4000억원), 이디야커피(2000억원) 등이 기다리고 있다. 실제 이 기업들의 상장이 모두 이뤄진다면 하반기 IPO 시장은 상반기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SK증권 이지훈 연구원은 “하반기 IPO 시장의 공모금액은 3조1000억원을 넘을 것”이라며 “카카오게임즈와 티웨이항공은 3분기, 공모규모만 2조원으로 예상하는 현대오일뱅크는 4분기 상장이 유력하다. 롯데정보통신과 카카오게임즈, CJ CGV 베트남법인의 상장도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② 재벌家 기업들의 상장 도전 ‘속내’ 들여다보니

 

(CNB저널 = 도기천 기자)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원·달러환율 급등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자금이탈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6월 말까지 3조8000억원으로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연속 매도세다. 지난달에만 총1조5872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먼저 당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지난 6일부터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조만간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추가로 관세를 발효할 태세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증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중에도 현대중공업, 롯데그룹, 현대그룹 등이 계열사 상장을 서두르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왼쪽), 연지동 현대그룹 사옥. 사진 = 연합뉴스

특히 트럼프 정부는 수입자동차를 대상으로 고율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다. 일부 외신은 수입승용차에 대한 관세를 현재 2.5%의 10배인 25%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미국 관세당국이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현대차동차를 비롯, 최근 자동차 전장사업에 뛰어든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 증시가 맥없이 주저앉고 있다. 올해 초 2500을 돌파했던 코스피 지수는 현재 10% 가까이 추락해 2250선을 힘겹게 방어하고 있다.  


이는 신규상장(기업공개·IPO)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장신청 건수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으며, 상장심사를 통과한 곳도 작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애경산업 뿐이다. 상반기 IPO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혔던 SK루브리컨츠는 최근 스스로 상장 추진을 철회했다. 

 

증시 내리막길인데 “왜”


이런 와중에도 일부 대기업들이 지배구조 개편 등과 맞물려 알짜 계열사들을 상장 반열에 올려놔 주목된다. 현대중공업과 롯데그룹, 현대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그룹의 롯데정보통신이다. 롯데는 작년 10월 유통·식품 부문 42개 계열사를 편입한 롯데지주를 창립해 ‘뉴롯데’를 출범시켰다. 이후 롯데지주에 주요 계열사들을 합병하는 형태로 한때 74만8000여개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했다. 


올해 초 단행된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차세대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이라 할 수 있는 신규 임원을 100명 넘게 발탁하고, 50대 CEO를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하는 등 인적쇄신도 이뤄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재무구조를 안정시키기 위해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이 절실하다. 현대오일뱅크가 주유소 현장에서 즉시 품질을 검사할 수 있는 이동식테스트 ‘모바일랩’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 현대오일뱅크

하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에 연루돼 지난 2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되면서 ‘뉴롯데 플랜’이 차질을 빚어 왔다.


이런 차에 지난달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이 재신임을 받음으로써 다시 개혁에 속도가 붙고 있다.   


롯데는 ‘오너일가-광윤사-일본롯데홀딩스-호텔롯데-한국롯데지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가 일본롯데홀딩스라는 점에서 지난달 주총은 롯데의 운명을 가를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일본 주주들이 경영비리 문제에 우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음에도 신 회장이 재신임을 받은 점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런 분위기는 롯데지주 출범후 첫 IPO 케이스인 롯데정보통신의 코스피 상장에 힘을 싣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데 이어 지난 16일 공모가를 확정, 이달 말 상장을 앞두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과거 전체 매출액의 90% 이상을 롯데그룹 계열사에 의존할 정도로 내부거래가 심했다. 이러다가 올해 초 롯데지주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롯데그룹은 상장을 통해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롯데정보통신은 롯데의 그늘을 벗어나 ‘새 손님’을 유치하고, 사업 분야를 넓혀나가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 회사의 상장은 롯데지주 출범 후 자회사를 대상으로 하는 첫 번째 상장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무게를 지닌다. ‘내부거래 회사’라는 꼬리표를 떼 내고 홀로서기에 성공해 주식가치가 올라가면 대기 중인 다음 계열사들의 상장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다른 계열사의 상장계획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상장이 유력한 계열사는 호텔롯데, 코리아세븐, 롯데지알에스(롯데리아), 롯데로지스틱스 등이 꼽힌다. 특히 한국 롯데의 중간지주회사 격이자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인 호텔롯데의 상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완성으로 받아들여진다. 일본롯데홀딩스가 99%의 지분을 가진 호텔롯데를 상장하면 국내 일반주주의 지분율이 40%대로 높아지게 돼 롯데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일본 기업’ 논란도 불식시킬 수 있다.

 

유류시장 어려워도 ‘가즈아~’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지주)의 현대오일뱅크도 하반기 IPO시장에서 주목받는 ‘대어’다.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10월 상장을 목표로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불황이 깊어지면서 수주 급감으로 위기에 처한 상태다. 지난해 군산조선소 의 가동을 중단했음에도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 12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핵심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 실적의 70% 이상이 현대오일뱅크와 연동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상장 성공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 그룹 전체의 재무안정성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상장 예정 주식수와 장외시장 호가를 감안하면 기업가치가 10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유상증자와 IPO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현대중공업의 실적 저하로 인한 리스크가 상당부분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세로 인한 수익 감소와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현대중공업그룹으로서는 위기돌파를 위해 상장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유엔아이, 단숨에 경협주 반열에?


현대그룹의 현대유엔아이는 남북 해빙의 여파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그룹은 이 회사의 상장을 통해 줄어든 몸집을 다시 키우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현대그룹은 과거 현대아산을 설립해 북한과의 경제교류를 확대해왔다. 2000년 북한 노동당 외곽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개성공업지구건설운영에 관한 합의서’ 체결 등을 통해 북한 내 각종 개발사업에 참여해 왔다. 현대아산이 대북사업에 투자한 자금은 2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대북교류가 중단되면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현대증권, 현대상선 등 주요계열사들이 채권단 손에 넘어가 매각되면서 자산규모가 크게 줄어 지금은 중견기업 처지로 전락했다.  


그런데 최근 남북교류가 재개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현대아산이 북한 7대 SOC사업 개발 독점권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벌써부터 기대감으로 현대그룹의 유일한 상장사(현대아산은 비상장사)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으며,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로템 등 범(凡)현대가 기업들의 주가 또한 큰 폭으로 오른 상태다.

 

현대그룹은 현대유엔아이의 상장을 통해 제2도약에 나설 계획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최근모습. 사진 =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현대유엔아이가 상장에 성공하게 되면, 유상증자 등을 유입된 자금이 남북경협의 실탄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으며, 기업가치 또한 크게 오를 전망이다. 현대유엔아이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43.5%), 현대엘리베이터(30.5%), 현대상선(19.0%), 특수관계인(5.9%) 등 사실상 현대그룹이 100%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이 시나리오는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미국이 대북제재를 해제한다는 가정에서다.

 

성패 핵심은 ‘공모가격’


이밖에 CJ그룹은 ​CJ CGV 베트남 법인의 상장에 나서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CJ는 최근 베트남 법인인 CJ CGV 베트남홀딩스의 국내증시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베트남홀딩스는 베트남 현지에서 극장운영 및 영화배급을 목적으로 지난 2004년 설립됐다. CGV의 해외 법인 가운데 손에 꼽히는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NB에 “미중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주식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에도, 일부 기업들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인수·합병과 재무제표 수정 등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며 “다만 올해 ‘대어’로 꼽히던 SK루브리컨츠가 공모가를 비싸게 산정하는 바람에 상장에 실패한 사례가 있는 만큼, 공모가를 어떻게 책정하느냐가 흥행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악재로 전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내려간 만큼 예전에 비해 낮은 공모가를 책정해야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 입장에서는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출발선에 서야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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