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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금호아시아나, 3세 경영 본격화되나

박삼구 회장 장남 박세창 사장, 새 상장 계열사 사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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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05호 윤지원⁄ 2018.09.12 17:01:37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사진 = 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이 9월 10일자로 일부 사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기내식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면서 그 자리에 한창수 아시아나IDT 사장이 선임됐다. 한 사장이 빠져나간 자리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에게 맡겨졌다. 김 전 사장의 갑작스런 사퇴 배경이나 한 사장의 아시아나항공 경영 포부 등도 관심거리지만, 세간의 이목은 오너가 3세인 박세창 사장의 행보에 쏠리는 분위기다.

 

김수천 사임: 기내식 책임지고 사의 표명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7일부로 사임했다. 김 사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지난 7월에 발생한 기내식 사태와 이어진 일련의 상황으로 아시아나를 아껴주신 고객과 임직원 여러분께 많은 실망을 드렸다”며 “우리 회사의 핵심 가치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최종 책임은 전적으로 사장인 저에게 있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김 사장은 이어 “진작 제 거취에 대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했지만 당면한 현안을 마무리하기 위해 잠시 거취표명을 미뤘다”고 말해, 최근 기내식 수급이 안정화에 들어서고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되었으니 이제는 마음 놓고 물러나도 좋을 때라고 판단했음을 짐작하게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10일자로 후임 아시아나항공 사장에 한창수 아시아나IDT 사장을, 후임 아시아나IDT 사장에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기내식 대란에 관한 책임 때문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김수천 사장의 사임은 갑작스러운 면이 있다. 최근까지 실적도 준수했고, 특히 불안했던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데다 임기도 1년 반이나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김수천 전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지난 2월 6일 아시아나항공 창립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김 사장은 2008년~2013년 에어부산 사장을 거쳐 2014년부터 아시아나항공 사장직을 맡았다. 그는 올해 광화문 사옥 매각을 비롯해 CJ대한통운 주식까지 팔면서 지난해 말 4조 570억 원이었던 차입금을 지난달 말 기준 3조 1914억 원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사장의 사임을 두고 '꼬리자르기'라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기내식 대란의 근본적인 책임을 그룹 경영진에게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룹 안팎에서 높아진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김 사장이 희생양으로 선택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일부 주주들이 박 회장과 경영진을 상대로 700억 원대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공동으로 제기했고,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문화제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일축제한마당 인 서울 2018'에서 한국측 실행위원장을 맡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박세창 사장, 경영 승계하나?

 

김 사장 사임에 이어진 후속 인사를 놓고도 여러 시각이 존재한다.

 

한창수 아시아나IDT 사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신임 사장이 된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들리지 않는다. 1986년에 입사해 1988년 아시아나항공 창업멤버로 참여한 한 사장은 2005년부터 아시아나항공 재무담당, 관리본부, 전략기획본부 및 경영지원본부 임원을 거쳐 2015년 3월부터 아시아나IDT 사장으로 재직했다.

 

한창수 신임 아시아나항공 사장. (사진 = 금호아시아나그룹)

그룹 내 최대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맡을 내부 인사로 한 사장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것은 그룹 안팎에서 폭넓은 동의를 얻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한 사장 선임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내 손꼽히는 재무, 기획 전문가로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안정화를 통한 도약의 발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 된다"고 전했다.

 

이목이 집중된 인사는 한 사장이 맡았던 아시아나IDT 사장 자리가 박삼구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사장에게 맡겨진 부분이다. 이번 인사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본격적인 3세 경영이 시작되는 신호라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박 사장이 그룹의 항공 사업에 깊이 관련되어 있으면서도 경영실적을 올리기는 비교적 쉬운 아시아나IDT를 우선 거친 후 장차 그룹의 핵심인 아시아나항공을 맡으며 경영권 승계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 사장은 그룹에 입사한 지 17년째이고, 2012년 금호타이어 영업총괄 부사장 승진, 2016년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으로 승진, 같은 해에 항공 예약 및 발권 시스템과 호텔, 렌터카 예약 등의 전자 업무를 처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계열사인 아시아나세이버 사장을 겸직했으며, 그룹 4차산업사회 태스크포스(TF)를 총괄해 왔다.

 

40대 중반까지 꾸준히 경영 수업을 받아온 오너 일가의 3세로서, 주력 계열사 경영을 맡기에 부족한 이력은 아니다. 다른 그룹의 자녀들에 비하면 구설수에 오른 일도 거의 없고, 성실하고 겸손한 성품을 갖췄다며 평판도 좋은 편이다.

 

지난 7월 14일 저녁 청와대 인근에서 아시아나와 대한항공 직원들이 총수 및 경영진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다만 이번 인사의 시기와 그 배경 때문에 업계 일부에서는 박 사장의 이번 인사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나온다. 이번 비정기 인사의 원인이 기내식 대란과 그에 따른 김수천 사장의 사임인데, 기내식 대란의 책임 소재를 두고 오너인 박삼구 회장에게 상당히 많은 화살이 겨눠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현재 그룹 차원에서 오너 리스크를 겪고 있는 상황을 오너 가족의 지배력 확대의 기회로 삼는다는 반발을 받게 된 것이다.

 

기내식 대란 이후 아시아나항공 노조와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등은 연대를 통해 ‘항공재벌 갑질격파 시민행동’을 조직하고 광화문에서 ‘항공재벌 갑질 격파 촛불문화제’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내부로부터 박삼구 회장의 갑질에 대한 고발성 증언이 이어졌고,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게 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노조측은 박삼구 회장에 대해 “30년간 정상화 못 시켰으면 무능을 증명한 셈”이라며 “박삼구 회장이 있는 한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는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입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이번 김 전 사장의 사퇴와 후속 인사에 대해 진짜 책임을 져야 할 그룹 경영진이 오히려 전문경영인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 기내식 대란이 막 일어난 직후인 지난 7월에도 박삼구 회장은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딸 박세진 씨를 금호리조트 상무로 입사시키는 낙하산 인사를 결정해 한바탕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룹에 닥친 최대 위기를 성실하게 수습해야 할 상황에 3세 경영 세습이라는 구태를 잇달아 자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는 이유다.

 

아시아나IDT가 지난해 9월 1일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본관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 임직원 대상으로 개최한 ‘금호아시아나 IT 솔루션데이’에서 한 직원이 VR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 아시아나IDT)

박세창 사장, 아시아나IDT 기업공개 마무리 숙제 안아

 

특기할만한 요인은 또 있다. 김수천 전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것이 처음 알려진 날(6일)은 박세창 사장이 경영을 맡게 된 아시아나IDT가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바로 다음 날이어서, 사전에 예정된 인사였고, 심사 결과를 기다렸던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아시아나IDT는 그룹 내 정보기술 계열사로 항공, 운송, 금융, 건설 등 다양한 분야와 관련한 IT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기준 매출 2603억 원, 영업이익 215억 원이라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무차입 경영으로 재무구조가 건실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신임 박 사장의 최대 당면 과제는 기업공개다. 빠른 시일 내에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기내식 대란 및 오너리스크 등으로 인해 얼룩진 그룹의 대외적 이미지가 기업공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그런데 그룹의 후계자로 주목받는 데다 MBA 출신인 젊은 신임 사장이 마련하는 기업 공개라면 흥행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게 됐다.

 

기업공개가 이루어지고 나면 상장은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상장 후 아시아나IDT의 시가총액은 약 3000~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룹 전체로 보면 아시아나IDT의 매출 비중은 아직 크지 않고 예상 시가총액도 큰 규모는 아니다. 하지만 상장에 성공한다면 그룹의 재건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수 있다. 현재 그룹 내 상장 계열사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뿐이다. 박 사장이 세 번째 상장사의 사장이 된다면 그룹 내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4차산업혁명을 새 성장 동력으로 여기고 관련 사업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리고 그룹 내에서 이를 주도할 계열사가 바로 아시아나IDT다.

 

아시아나IDT는 최근 주력 분야에서 특화 솔루션 기반 대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카드 빅데이터허브 기반 플랫폼 사업 수주 등 신기술 분야에서도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AI, IoT, 블록체인 등 분야의 전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신기술 분야 역량 강화와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상장에 성공하고 사업 규모가 커지면 그룹 차원에서 더 많은 지원을 받게 되고, 장차 아시아나항공 못지않은 주력 계열사로 도약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이번 아시아나IDT의 상장과 신임 사장 인사는 박 사장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신의 한 수일 수 있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금호타이어 재직 당시 직원들과 어울리고 있다. (사진 = 금호타이어 유튜브 홍보영상 캡처)

박 사장은 2015년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에 취임까지 했다가 3일 만에 무산된 아픔이 있다. 2010년 워크아웃에 돌입할 때부터 졸업하기까지 힘들었던 전 과정을 함께 하며 애착도 남달랐을 터다. 나름 대표이사로서의 포부와 비전도 밝혔었으나 금호타이어는 결국 그룹에서 분리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후 박 사장에게는 "계열사를 경영해 본 경험이 부족하다"는 아쉬운 평가가 따라다니게 됐다.

 

이후 박 사장은 IT와 4차산업혁명이라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미래 주축이 될 분야에서 차근차근 경험을 다져 왔다. 박 사장은 이번 인사 전까지 그룹 4차산업사회 TF를 총괄해왔다. 지난해까지 경영했던 아시아나세이버도 IT 서비스를 담당하는 계열사였다. 그룹 경영진 중 비교적 젊은 세대이기에 이해도 빠르고 비전도 남다를 것이므로 사장단 중에서는 가장 적임자일 수 있다. 다른 그룹사의 후계자들 중에도 일찍부터 IT와 4차산업혁명 관련 경험을 집중적으로 쌓고 있는 경우가 많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관해 "계열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성장 동력 발굴, 대표이사 중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일 뿐 경영권 승계 절차와는 관련이 없다"며 "박 사장이 아시아나IDT 사장에 선임된 것은 평소 박 사장이 4차산업혁명에 관심이 많고 관련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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