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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 중견 작가 후원 ‘10년 프로젝트’ 반환점

“모든 것이 곧추서다”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 최정화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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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05호 선명규 기자⁄ 2018.09.17 10:23:51

지난 3월부터 서울, 대구, 부산 등을 돌며 ‘모이자 모으자’란 이름으로 걷은 물건들로 완성한 ‘민(民)들(土)레(來).’ 미술관 외부 마당에 전시됐다. 사진 = 선명규 기자

(CNB저널 = 선명규 기자) 현대자동차가 추진하는 중진 작가 후원 ‘10년 프로젝트’의 다섯 번째 주인공이 베일을 벗었다. 올해 ‘국립현대미술관(MMCA) 현대차 시리즈’의 주인공은 일상에서 얻은 소재를 작품으로 승화시킨 최정화 작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내년 2월까지 열리는 전시에서 최 작가는 대형 공공미술 작품인 ‘민들레’를 포함해 총 7점을 선보인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이날 개막한 최정화 작가의 ‘꽃, 숲’ 전시장엔 모든 것이 곧추세워져 있었다. 관람객들은 홀린 듯 전시 감상 제한선에 다가간 것도 모자라 고개를 작품 가까이 마구 들이밀었다. 그리고는 마침내 알아챘다는 듯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컵이다! 저건 대야고!” 


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일상에서 흔히 쓰는 물건들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플라스틱 용기 뚜껑, 찻잔, 나무서랍장처럼 생활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을 사용했다. 생각도 못한, 너무 흔해 예상의 범주에서 벗어난 물건들이 탑을 이루고 있다. 의외여서 무언지 단번에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하지만 깨달은 순간 피식하며 웃게 된다. 지금 들고 있는 물병의 뚜껑이 앞에 있는 작품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수명을 다한 물건들도 작가의 손을 거쳐 생명력을 얻었다. 세월에 닳고 닳아 표면이 매끈해진 타이어, 한때 콘크리트를 강렬하게 지탱했지만 이제는 녹슬어버린 철근이 서로 엉겨서 작품이 됐다. 지나간 것과 잊힌 것, 쓸모를 다해 버려진 소비재들이 퇴적층처럼 쌓여 꼿꼿이 섰다.


미술관 외부 마당에는 지난 6개월간의 공공 프로젝트 결과물이 전시된다. 3월부터 ‘모이자 모으자’란 이름으로 서울, 대구, 부산 등을 돌며 모은 물건들의 총집합. 높이 9m, 무게 3.8t의 거대한 ‘민(民)들(土)레(來)’는 시민들의 생활용품으로 완성된 작품이다. 가치를 다한 것으로 여겨졌던 소쿠리, 냄비, 주전자, 프라이팬 등이 민들레 홀씨가 됐다. 주렁주렁 달린 소비재 7000개가 정오의 햇살을 받자 아스라이 반짝였다.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일상과 예술,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를 넘어 친숙한 소재로 관람객과 폭넓게 소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익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최정화 작가는 올해 57세다. 2005년 제7회 일민예술상, 2006년 한국문화예술 위원회 올해의 예술상 수상에 뉴욕 퀸즈 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열고, 세계 유수 미술관들과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한 ‘꽉 찬 경력’의 작가다. 


‘MMCA 현대차 시리즈’는 최 작가처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작가의 개인전을 지원하는 연례 프로젝트다. 2014년 세계적인 설치미술 작가 ‘이불’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2015년 ‘안규철’전, 2016년 ‘김수자’전, 2017년 ‘임흥순’전을 개최했다. 신진·유망 작가 지원과는 별도로 실시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문화예술 후원 사업 중 하나다. 10년으로 잡힌 이 장기 프로젝트는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현대자동차그룹 측은 “지속적인 현대 미술 지원으로 전 세계 모든 고객들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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