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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현대百의 한화L&C 인수로 KCC와 범현대가 '건자재 집안싸움’ 불가피?

인수가 3680억 원…단숨에 리빙·인테리어 부문 선두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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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09호 윤지원⁄ 2018.10.10 17:16:20

현대백화점 판교점. (사진 =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이 건자재 업계 빅3로 꼽히는 한화L&C를 인수했다. 2012년 현대리바트를 인수했던 현대백화점은 이번 계약을 통해 토탈 리빙·인테리어 업체로 변신할 뿐 아니라 단숨에 관련 시장 1위로 도약하게 됐다. 한편, 이번 인수로 인해 범 현대가(家)라는 지붕 아래 두 개의 건자재 업체가 생기게 되면서 KCC와의 '집안싸움'이 불가피하게 된 점도 업계의 관심사다.

 

현대리바트+한화L&C, 인테리어 부문 강자로 부상

 

현대백화점그룹이 5일 현대홈쇼핑 이사회에서 ‘한화L&C 주식 인수 계약 체결’에 관한 안건을 의결하고 모건스탠리 PE가 보유한 한화L&C 지분 100%를 3680억 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한화L&C의 인수 후보로 현대백화점그룹 외에 SK, 롯데 등이 거론됐으나 뚜껑을 열고 보니 실사를 거쳐 가격협상까지 나선 업체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유일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모건스탠리가 원한 매각 가격은 4000억 원 이상이었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은 3000억 원 이하의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이 생각하는 인수가의 격차가 워낙 커서 협상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결정됐다는 점에서 현대백화점그룹의 인수 의지가 그만큼 강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L&C의 엔지니어드 스톤인 '칸스톤'이 적용된 주방 상판. (사진 = 한화L&C)

한화L&C는 인조대리석과 창호, 바닥재 등 건자재를 주로 생산하는 회사다. 특히 주방 싱크대 상판 자재로 쓰이는 프리미엄 인조 대리석인 ‘엔지니어드 스톤’ 품목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췄다. 건자재 업계에서는 LG하우시스와 KCC에 이어 빅3로 꼽히는 회사다.

 

한화L&C는 2014년 한화첨단소재 건자재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설립됐고, 같은 해 약 3000억 원에 모건스탠리에 인수됐다. 모건스탠리는 약 1500억 원에 이르는 공격적 투자를 통해 한국과 북미 지역에서 건자재 제조설비를 확충하면서 국내 건자재 기업 중 최대 규모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또, R&D센터 설립과 국내 및 북미 직영 판매 채널 구축으로 시판 경쟁력도 강화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한화L&C가 인조 대리석 등 건자재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갖춘 데다 국내 인테리어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도 높아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에 부합되고, 가구 전문 계열사인 현대리바트와의 시너지도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홈쇼핑이 인수 주체로 나선 건 홈쇼핑 시장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본업인 홈쇼핑 방송 사업의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장기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사업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 PE 관계자는 “한화L&C의 인수자로 빠른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 시켜줄 수 있는 기업을 물색해 왔으며, 가구 및 유통 계열사와의 연계로 토탈 리빙·인테리어 사업에서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현대백화점그룹과의 파트너십을 가장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신도림테크노마트 4층에 마련된 '리바트키즈 신도림점'. (사진 = 현대리바트)

유통 기반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이번 M&A는 유통(백화점·홈쇼핑·아울렛·면세점)과 패션(한섬·현대G&F·한섬글로벌) 부문에 이어 리빙·인테리어 부문을 그룹의 3대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려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미래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 리빙·인테리어 부문의 재원과 역량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한화L&C의 자체 역량과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현대리바트와의 사업 시너지도 극대화할 계획이며, 리빙·인테리어 부문을 유통 및 패션 부문과 더불어 그룹의 3대 핵심 사업으로 적극 키워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12년 패션업체 한섬과 가구업체 리바트를 각각 4228억 원과 350억 원에 인수했다. 2015년부터는 B2C 가구의 핵심인 부엌가구 브랜드 ‘리바트키친’의 판매망과 시공팀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 2월에는 ‘이케아의 대항마’라 불리는 미국 최대 홈퍼니싱 기업인 ‘윌리엄스 소노마’社와 10년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윌리엄스 소노마의 4개 브랜드(윌리엄스소노마, 포터리반, 포터리반 키즈, 웨스트 엘름)를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이와 동시에 지난해 11월에는 인테리어 사업 강화를 위해 B2B 전문 서비스 기업인 현대H&S를 현대리바트에 합병시켰다.

 

리바트의 인수는 현대백화점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내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인수 전인 2011년 5212억 원이던 매출 규모가 지난해 8884억 원으로 70% 성장했다.

 

이번 한화L&C 인수는 현대백화점그룹이 기존 현대리바트의 가구 및 인테리어 소품 사업 외에 창호, 바닥재, 인조 대리석 등 건자재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될 뿐 아니라,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리빙·인테리어 시장에서 단숨에 1위로 도약하는 발판이 된다.

 

연탄 배달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오른쪽). (사진 = 현대백화점그룹)

유통망·가구와 시너지로 매출 2.5조 원 넘어

 

한화L&C는 지난해 1조 636억 원의 매출과 21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리바트의 지난해 매출과 현대H&S의 매출을 합하면 1조 4447억 원이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현대백화점그룹의 리빙·인테리어 부문 매출은 단순 합산만으로도 총 2조 5000억 원 규모가 된다. 업계 기존 1위 기업인 한샘은 지난해 약 2조 63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니 현대백화점그룹이 순위 역전에 성공한 셈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올해 1월 까사미아를 인수하며 시작된 유통업체 간 홈퍼니싱 부문 경쟁에서도 월등한 우위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인테리어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19조 4000억 원 규모였던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2020년 41조 5000억 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현대백화점그룹의 한화L&C 인수를 두고, 유통 시장이 정체기를 겪고 있는 이때 성장 전망이 밝은 신규 시장 진출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뿐 아니라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시장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적절한 한 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한화L&C와 가구 전문 계열사인 현대리바트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토탈 리빙·인테리어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또 백화점·홈쇼핑 등 그룹 내 유통 계열사와 가구 전문 계열사 현대리바트의 탄탄한 유통망과 B2C 사업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한화L&C의 B2C 매출 확대는 물론, 경쟁력 제고 등 시너지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L&C는 지난해 2월 TV 홈쇼핑에 진출해 바닥재와 벽지를 선보이고, 인테리어 방송 프로그램에 자재를 협찬하는 등 B2C 시장의 새로운 판로를 찾아 왔다.

 

그룹 관계자는 “한화L&C와 현대리바트의 유통망 일원화, 원자재 수직계열화 등 협업에 따른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백화점·홈쇼핑 등 온·오프라인 유통망까지 활용할 경우 한화L&C의 B2C 매출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범 현대家 KCC와의 ‘집안 경쟁’ 부담?

 

업계 일각에서는 한화L&C가 ‘범 현대가(家)’의 품에 들어오면서 건자재 부문의 KCC와 집안 내 경쟁이 불가피하게 된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됐다.

 

KCC는 현재 건자재 업계에서 LG하우시스와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KCC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 등에 독점 납품하는 물량이다. KCC에서 10년 영업을 했다는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모두 입찰을 통해 납품하는 물량이지만 외부 시선에서는 범 현대가의 집안 살림을 챙겨주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번 인수설이 처음 알려진 지난 8월부터 업계 일각에서 고개를 든 ‘집안 경쟁’ 전망도 이런 시선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로 범 현대가에서 ‘챙겨줘야 하는’ 건자재 회사가 하나 더 늘어나게 됐으니 KCC의 몫이 그만큼 줄어들지 않겠냐는 말들이 나온 것이다.

 

게다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에게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작은할아버지이고, 정몽진 KCC 회장은 5촌 당숙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집안어른들이 하는 사업에 아랫사람이 밥숟가락을 들이미는 모양새로 표현하며 “집안 회의라도 열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2015년 5월 20일 경기도 양수리에서 개최된 고 정세영 명예회장 10주기 추모조형물 제막식 참석자들. 사진 왼쪽부터 박종서 교수, 연만희 유한양행 고문,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김철수 포니정재단 이사장, 노신영 전 총리, 정상영 KCC 명예회장, 박영자 여사, 조르제토 주지아로 이탈디자인주지아로 명예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사진 = HDC현대산업개발)

5일 현대홈쇼핑 이사회의 결정으로 인수 건은 기정사실화 됐다. 업계는 범 현대가에서 집안 회의가 소집될지 아닐지, 또는 이 하극상(?)이 어떤 식으로 정리될지에 대해 관심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한화L&C 인수는 그룹의 미래 성장성과 현대리바트와의 시너지를 고려해 진행한 것”이라며 “한화L&C와 KCC 사이에는 중첩되는 B2B 부문이 미미하고, 현대백화점그룹은 인수 완료 후 해외 사업과 B2C 사업 강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하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KCC 역시 이런 업계 일각의 참견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KCC 관계자는 “건자재 사업 부문에서 한화L&C와 이어온 선의의 경쟁 관계가 이번 인수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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