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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넷마블이 넥슨 품나? 게임시장 ‘빅뱅’의 두 얼굴

글로벌 경쟁력 커지지만 독점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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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28호 손정호 기자⁄ 2019.02.25 09:47:13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넥슨코리아 본사 모습.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손정호 기자)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을 누가 품을까? 2위 게임사인 넷마블이 초대형 사모펀드 등과 손잡고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넥슨이 누구 품에 안기든 게임업계의 판도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로에 선 게임시장의 앞날을 들여다봤다.

국내 게임업계 1위 기업인 넥슨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여러 인수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매물은 넥슨 지주사인 NXC의 김정주 대표(창업주)와 가족들이 보유한 NXC 지분 98.64%다. NXC는 넥슨의 지분 47.9%를 직접 보유하고 있고, 100% 자회사인 NXMH를 통해 18.8%를 갖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여러 곳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넷마블은 국내 토종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를 재무적 투자자(FI)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컨소시엄에 중국 최대 게임기업인 텐센트도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카카오도 인수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다. 카카오가 넥슨을 인수할 경우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톡 등과 함께 게임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콘텐츠기업인 디즈니와 일렉트로닉아츠(EA), 글로벌 사모펀드 KKR, 칼리일 등도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장 유력한 곳은 ‘넷마블-MBK파트너스-텐센트 컨소시엄’이다. 이 컨소시엄은 오는 21일 넥슨의 예비입찰후보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 컨소시엄은 자금력이 풍족하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김 대표가 내놓은 NXC 지분의 매각가는 약 10조원 규모다. 카카오는 현금성 자산이 1조2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으면 넥슨을 단독으로 인수하기는 힘든데, 아직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못해 인수 성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면 넷마블은 현금성자산과 매도가능증권이 약 3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2017년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후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외에는 투자를 한 적이 거의 없다. 게다가 파트너인 MBK파트너스와 텐센트도 자금력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넷마블 컨소시엄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김민정 연구원은 CNB에 “인수합병(M&A) 시장의 특성상 딜이 성사되기 전까지 철저하게 보안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현 상황과 사업 포트폴리오 등을 봤을 때 넷마블의 의지가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넥슨과 넷마블은 모두 이에 관해 함구하고 있다.
 

이승원 넷마블 부사장이 ‘아이언쓰론’ 미디어 쇼케이스에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게임시장 지도 바뀐다

넥슨의 매각은 게임업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

이 회사의 새 주인이 누가 되든지 시장 판도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2018년 매출 2조5296억원, 영업이익 98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보다 각각 8%, 9% 성장한 수치로 사상 최대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는 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하게 되면, 1위와 2위 기업이 합병해 하나의 거대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차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10위권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넷마블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을 수중에 넣으면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유명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합병회사는 모바일과 PC게임 모두에 강점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넷마블은 모바일, 넥슨은 PC게임에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 이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게임 콘텐츠를 보다 수월하게 생산하게 될 전망이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넥슨의 해외 비즈니스 네트워크도 얻게 된다. 넥슨은 일본 증시에 상장돼 있다. 넥슨코리아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구조다. 중국 등 해외사업 비중도 높다. 중국에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발생한다. 190개국에 80여종 이상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보다 원활하게 해외 영토를 넓힐 수 있다는 얘기다.

컨소시엄에 포함된 텐센트의 영향력도 강해질 전망이다. 텐센트는 2017년 매출 40조원 규모의 초대형 게임사다. 이미 넷마블(17.66%), 카카오(6.7%) 등의 주요 주주다.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의 지분(8.89%)도 보유하고 있어서, 엔씨소프트에도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넷마블 컨소시엄을 통해 넥슨의 경영에도 참여하게 되면, 국내에서 더 큰 힘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게임업계의 빅뱅은 양면성이 있다. 초대형 게임사가 탄생해 해외시장에 대한 경쟁력이 커진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초대형 회사의 시장 독점으로 인한 국내 중소형 기업의 소외문제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텐센트라는 중국 기업에 의한 국내 경영권 위협 문제도 언제든지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다. 자본력을 얻는 대신 경영 리스크가 커지는 셈이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콘텐츠경영연구소 소장)는 CNB에 “넷마블 컨소시엄의 인수가 현실화되면 초대형 게임회사가 탄생하게 되고, 퍼블리싱 능력이 매우 커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증대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중소 게임기업의 입지는 이전보다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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