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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2번 퇴사와 재입사…진옥동 신임 신한은행장의 파란만장 인생 여정

“낡은 시스템 혁파하라” 유목민·돈키호테 강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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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33호 이성호 기자⁄ 2019.04.08 10:06:13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3월 26일 오후 서울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이성호 기자) 진옥동 신임 신한은행장이 지난 26일 공식 취임했다. 은행 내부적으로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안정시킬 최적의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진 행장. ‘일본통’으로 글로벌 감각을 갖췄고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무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가운데 그의 특이한 이력에도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고객의 성공을 염원하는 동반자이자 직원들이 보람을 느끼며 성장하는 일터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26일 취임기자 간담회에서)

이는 진 은행장이 생각하는 은행의 역할이다. 그는 취임일성으로 거창한 슬로건을 발표하진 않았다. 하지만 진정한 1등 은행이 되기 위한 가치로 ‘고객중심’을 앞세웠다.

진 행장은 “신한은행의 조직문화는 철저하게 고객퍼스트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설립 초기에 은행 문턱이 그렇게 높았음에도 고객 위주의 행동과 방침에 따라 직원들이 체화해 손님을 상대했고 이것이 지금의 신한은행을 만든 성공방정식었다”고 꿰뚫었다.

조직이 가려는 쪽을 직원들이 흡수해서 고객에게 영업활동을 하면서 발현되는 게 조직문화인데 초심을 잃지 않고 이러한 부문을 계승해 부활시켜 나가겠다는 것.

그는 “은행이 고객을 이익의 창출 수단으로 봐서는 안 된다. 은행은 손님의 자산을 증식시켜야 하는 명제가 있다. 그 명제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은행의 이익이 발생하는 데 이 앞뒤가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은행의 전략과 추진 사업뿐만 아니라 상품·서비스 전반을 고객의 관점에서 다시 돌아보고, 신한을 찾는 모든 이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면 자연스레 리딩뱅크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다짐이다.

안주하지 않는 드라마 같은 삶

이는 국내외 현장을 발로 뛰며 경험 속에서 나온 진 행장의 경영 철학이다. 1961년생인 진 행장은 1980년 중소기업은행에 입행한 후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첫 연을 맺었다.

이듬해부터는 인력개발실에서 근무했는데 당시는 신한은행 창립 후 5년이 지나 대형 시중은행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기업문화 연수가 강화되는 시점에서 실무·책임자로서 신한문화를 담당한 것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3월 26일 오후 서울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최근 ‘2019년 임원·부서장 연수’에서 ‘혼이 살아 있는 신한을 만드는 길’이라는 주제로 원고도 없이 1시간 30분가량 설파하기도 하는 등 함께 나가야 할 조직문화의 방향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자신 있게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1996년 명동지점에 있다가 1997년~2001년 일본 오사카지점, 2002년 여신심사부 부부장 겸 심사역을 맡았고 2004년에는 국제업무팀장을 역임한 진 행장.

하지만 돌연 은행에 사표를 던졌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으로 2004년 일본 현지에 기업재생전문회사 ‘SH캐피탈’을 창립했기 때문이다. 여신심사역으로 일하면서 얻은 여신의 사후관리와 부실채권 시장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을 바탕으로 회사를 차려 2년 만에 배당이 가능했을 만큼 창업은 성공적이었다.

2번의 퇴사와 고속 승진

그러던 와중 진 행장은 다시 신한은행으로부터 부름을 받게 된다. 2007년 일본 정부가 외국계 은행에게 은행업 면허를 부여했는데 이때 지점만 보유하던 신한은행이 SBJ(Shinhan Bank Japan) 설립을 꾀하면서 2008년 재취업하게 됐다.

SH캐피탈 등을 운영하면서 가졌던 노하우·네트워크 등은 SBJ가 라이선스를 획득하는데 큰 힘이 됐다. 현재까지도 일본에서 외국계 은행이 현지법인 면허를 받은 곳은 SBJ은행과 씨티은행 두 곳밖에 없다.

이후 진 행장은 2009년 SBJ 오사카지점장을 거쳐 본부장에 선임됐지만 2번째로 회사를 관두게 된다. 신한은행 측에 따르면 진 행장은 2011년 12월에 다시 SH캐피탈로 돌아가 사장을 맡았다.

그러나 신한과의 연은 끝나지 않았다. 2014년 1월 신한은행으로 3번째 입사해 SBJ은행 부사장으로 복귀했고 2015년 6월부터는 사장으로 올라섰다. 이때 일본 현지에서 주택론·기업·IB시장까지 진출, SBJ가 신한금융에서 글로벌 손익의 20%를 차지하는 주요 거점이 되는데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7년 1월에는 국내로 들어와 신한은행 부행장(경영지원그룹장, HR/총무), 그리고 같은 해 3월부터는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운영 담당, HR/시너지/홍보)을 지냈다. HR을 담당하는 부사장으로서 신한WAY추진협의회 등을 운영하고, 신한문화를 바탕으로 본부장 이상 리더십을 대상으로 연수를 기획하고 실행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신한은행장으로 내정, 3개월간의 인수인계를 거쳐 현재 새 수장이 됐다. 이러한 독특한 이력을 보유한 진 행장은 은행의 전반적인 업무는 물론 글로벌 사업의 핵심영역인 일본 현지법인에서 CEO로서 리더십을 보여줬고 또한 지주사에서 운영을 담당하는 부사장직 수행 등을 통해 충분한 조직관리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은행 측은 진 행장의 독특한 아이디어도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진 행장은 직원 간 관계 형성을 목적으로 4명이 모이면 은행이 회식비를 지원하는 ‘4S제도’와 직원 스스로가 강사가 돼 강의하면서 서로 배우는 ‘SBJ 아카데미’를 고안해 실행한 바 있다.

진 행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IT개발·디지털 사무실 등을 없애 개발자가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전부 현업부서로 배치해 고객 입장에서 사용이 불편함이 없도록 애자일(agile) 개발을 꾀할 필요가 있다”는 구상을 밝혔다.

진정한 DT(Digital Transformation)를 이루기 위해선 담당 인력들이 유목민(현장을 유목민처럼 돌아다니라는 의미)이 돼 영업점에서 고객들과 접하고 니즈를 파악해 개발형태로 가져가야 한다는 돈키호테적 발상이 없으면 진정한 혁신적 디지털 기업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한편, 신한은행은 편리한 은행(디지털 융복합 채널)을 표방하며 디지털 컨택포인트 업그레이드, 고객 친화적 온·오프라인 채널 운영체계 구축, 내부 업무프로세스 정비를 통한 손님편의성을 제고한다는 전략인데 향후 진 행장의 새로운 기업문화 행보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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