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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스케어 ‘케이캡’ 돌풍, 의미 있는 이유

출시 직후 5위권 진입, 글로벌 제약사보다 빠른 출시 “국산신약, 이젠 블록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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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35호 이동근⁄ 2019.04.24 08:55:49

그동안 들인 공과 시간에 비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평가를 받던 국산 신약이 이제는 블록버스터를 노리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최근 국내 출시되자마자 시장에서 5위에 오르는 성과를 보인 CJ헬스케어의 ‘케이캡’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CJ헬스케어 연구원. (출처 : CJ헬스케어)

 

오래간만에 국산 신약이 발매 즉시 업계에서 주목 받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시장에서 국산신약 30호인 CJ헬스케어의 ‘케이캡’(테고프라잔)이 발매 즉시 ‘블록버스터’ 진입을 예고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케이캡 출시 전 CJ헬스케어를 인수한 한국콜마 입장에서는 ‘승자의 저주’를 피해 오히려 복을 받았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발매 직후 시장 5위 … 심상치 않은 조짐

의약품 정보서비스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 3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원외처방액 1위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에스오메프라졸)으로 3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다케다제약의 ‘란스톤 LFDT’(란소프라졸, 24억원), 일양약품 ‘놀텍’(일라프라졸, 23억원), 한미약품 ‘에소메졸’(에스오메프라졸, 23억원), ‘케이캡’(1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다케다제약 ‘덱실란트DR’(덱스란소프라졸, 13억원), 대원제약 ‘에스원엠프’(에스오메프라졸, 12억원), 다케다제약 ‘판토록’(판토프라졸, 12억원), 얀센 ‘파리에트’(라베프라졸, 12억원), 일동제약 ‘라비에트’(라베프라졸, 10억원)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5위에 오른 케이캡의 처방액은 발매 첫 달 실적으로 매우 이례적인 성과다. 케이캡은 10위권 안에 들어 있는 유일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제제이기도 하다. 케이캡을 제외한 나머지 의약품은 전부 PPI(프로톤펌프억제제)제제였다.

게다가 케이캡은 아직 시장 진입이 아직 진행 중이어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로컬 지역은 마케팅이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종합병원은 이제 막 랜딩을 시작한 단계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빅5 종합병원 중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의 약사위원회(DC, drug commitee)를 통과했고,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 나머지도 작업 중이다. 이 밖에 서울에서는 이화여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지방에서는 충남대병원과 전남대병원 등에 처방코드가 삽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CJ헬스케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IQVIA(아이큐비아)가 발표하는 의료진 방문 및 디테일 활동 순위(세지딤스트레티직 데이터, CSD 데이터)에서도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연속 국내 전 제품을 통틀어 종합 1위를 차지하는 등 활발히 영역을 넓히고 있어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을 비추고 있다.

케이캡의 수출 성과도 주목할만 하다. 이 약은 지난 2월 멕시코의 라보라토리오스 카르놋 사와 멕시코 등 중남미 17개 국가에 독점 공급하는 8400만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또 개발 완료 전인 2015년 중국 뤄신사에 9529만달러(한화 1143억원)규모의 기술 수출을 성사시켰으며, 지난해 베트남 비메디멕스사와 기술 수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개발에 의의? 이제 ‘블록버스터’ 노린다

이같은 케이캡의 성과가 주목받는 것은 그동안 개발에 의의를 두었던 국산 신약이 이제 어느 정도 경제적인 면에서 가치를 가지게 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 30개 중 업계에서 ‘블록버스터’ 기준으로 꼽는 연매출 100억원을 넘는 약은 그리 많지 않았다.

국산 신약 중 가장 먼저 매출 면에서 좋은 성과를 낸 약으로는 10번째 개발된 동아에스티의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가 꼽힌다. 그 이전까지는 제법 괜찮은 성과를 낸 약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 이후 대원제약 ‘펠루비’(12호), SK케미칼 ‘엠빅스’(13호), 보령제약 ‘카나브’ (15호), 일양약품 ‘놀텍·슈펙트’(14호, 18호), LG화학 ‘제미글로’(19호), 종근당 ‘듀비에’(20호), 동아에스티 ‘슈가논’(25호) 등이 연 100억원 이상의 매출 실적을 기록했거나, 그에 준하는 실적을 올렸다. 성공률로 따지면 약 절반이 안된다. 나머지는 비싼 돈을 들여 개발 노하우를 배우는 데 그쳤다.

이같은 시장에서 케이캡이 발매 초기부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국내 제약업계의 성장을 말해주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CJ헬스케어는 케이캡정발매 전부터 많은 공을 들였다.사진은 지난 1월24일 서울 신라호텔(서울 중구 소재)에서 열린 케이캡정의 런칭 심포지엄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CJ헬스케어 강석희 대표. (사진 : CJ헬스케어)


“외국계 제약사와 경쟁? 자신 있다”

국내에서 첫 출시된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 이에 따라 먼저 개발된 다케다제약의 ‘보신티정’(보노프라잔)은 지난달 29일 국내 허가를 받고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황이라 국내에서는 오히려 후발주자가 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그동안 대부분의 국산 신약은 이미 국내에 출시된 계열의 약물과 같은 기전(機轉, 작용 원리)을 갖고 있어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갖고 있었다.

‘보신티정’이 국내 출시되더라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보신티정의 강점은 케이캡과 달리 파일로리균 제법에 대한 적응증을 갖고 있는 것인데, 정작 국내 출시 되면서 이 적응증을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케이캡정은 미란성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에 모두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보신티정은 비미란성에 대한 적응증이 없다.

다만, 케이캡정은 위궤양과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NSAIDs) 투여 시 위궤양 또는 십이지장궤양 재발 방지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약점이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이에 대한 임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한 반큼 조만간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CJ헬스케어는 발매 전부터 종근당과 케이캡정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사진은 종근당 김영주 대표(왼쪽)와 CJ헬스케어 강석희 대표. (사진 : CJ헬스케어) 


이에 따라 다케다제약이 국내사와 손잡고 마케팅에 나설지, 손을 잡는다면 어느 회사와 잡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CJ헬스케어가 영업력이 막강한 것으로 평가 받는 종근당과 공동 마케팅을 벌이고 있어 다케다제약이 이에 맞설 수 있는 제약사와 손을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CNB저널에 “보신티정이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제품에 자신이 있다”며 “보신티정과는 나중에 경쟁하더라도 처음에는 PPI라는 시장에서 공동으로 P-CAB의 파이를 넓혀 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임상 진행하면서 많은 의사들이 효능 효과를 다 느껴 봤다고 생각한다”며 “비교 임상은 진행하지 않아 모르겠지만, 현재 데이터만 살펴도 제품력에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세계 시장에서도 해볼만 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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