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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도입, 겉으로는 ‘축제’ 속으로는 울고 싶은 이통사들

소비자의 전환 필요 … “‘괜찮네’ 생각할 수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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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37호 이동근⁄ 2019.05.06 08:01:38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이 국내에서 상용화 된지 약 한 달이 됐다.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섞여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수많은 이슈가 나오고 있다. 일종의 ‘축제’로 볼 수 있을 정도다. 이통 3사(SKT, KT, LG유플러스)는 상당한 자금을 쏟아 부으며 어떻게든 ‘붐업’(boom up, 카메라나 마이크의 상승 이동, 분위기를 띄운다는 뜻으로도 사용)을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통신 3사는 다양한 이슈로 인해 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5G 상용화 직후 통신업계는 초기 가입자 확보를 위한 출혈경쟁 등으로 예상 이상의 지출을 하고 있어 수익성 악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야구장에서 운영되는 유플러스 5G 홍보 체험존. (사진 = 유플러스)


우리나라는 지난 4월 3일, 밤 11시 삼성 ‘갤럭시 S10 5G’를 통해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 상용화를 알렸다. 당초 예정보다 이틀 앞선 발표였다. 이는 5G 기반 신산업 육성 및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업계 및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졌다.

5G는 4G LTE 대비 최대 20배 속도를 제공하고, 지연 속도는 10분의 1로 줄어드는 ‘통신 고속도로’로 비유되는 서비스다. 이통 3사는 올해에만 5G 통신망 구축으로 약 3조원 가량을 투입한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각 사들은 4G 대비 1.3~1.4배의 자금을 투자할 전망이다.

하지만 5G 상용화 직후 통신업계는 초기 가입자 확보를 위한 출혈경쟁 등으로 예상 이상의 지출을 하고 있다.

공시지원금 경쟁부터 품질 논란까지 ‘출혈경쟁’ 이어져

우선 S10 5G 판매 직후 공시지원금 경쟁이 벌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최대 47만5000원을 내걸었고, SK텔레콤은 단통법 위반에도 불구하고 같은 날 공시지원금을 54만6000원까지 올렸다. 그리고 발표후 첫 주말에는 강변 테크노마트에서는 불법 보조금이 70만원 선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요금 경쟁도 거세지고 있다. KT가 업계 최초 전 구간에서 데이터 완전 무제한인 5G 요금제를 내놨고 SK텔레콤·LG유플러스도 프로모션 격인 데이터 완전 무제한 상품을 출시했다. 이후에도 상당한 저가 기획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서비스 품질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아직 전국망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비스가 시작된 터라 완벽한 5G를 소비자들이 경험하기 어려워서다.

참고로 업계에서는 5G는 상용화 시점부터 전국망을 완성하기까지 약 3년가량(2022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G는 전국망 구축까지 4년(2003∼2007년)이 걸렸고, 4G LTE는 1년(2011∼2012년)이 소요된 바 있다.

 

출혈 경쟁에 이어 구글 등의 망 접속료 형평성 논란, 카드 수수료 논란까지 일고 있다. 사진은 SKT의 5G 관련 행사. (사진 = SKT)



망 접속료·카드 수수료 논란까지 ‘엎친 데 덮친 격’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몇 가지 문제가 불거졌다.

우선 망 접속료 문제가 터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국내 CP(콘텐츠 업체)와 글로벌 CP의 망접속료 차별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지난달 24일 통신3사를 불공정거래행위로 신고한 것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구글, 넷플릭스 등은 높은 트래픽 점유율을 통해 수조원대의 국내 매출을 가져가고 있지만 망접속료는 대부분 지불하지 않고 있다. 현재 망접속료는 과기정통부가 상한을 정해 그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계약하도록 하고 있으나 국내 통신사는 글로벌 CP들과의 자율적 협약에 따라 접속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실련은 “업계에서는 국내 전체 트래픽 점유율 중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3개 글로벌 CP가 차지하는 비율을 연간 50%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며 정직하게 망접속료를 지불하고 있는 국내 CP들은 불공정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구글, 넷플릭스가 아닌 통신3사가 고발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사실 통신 3사는 ‘을’에 가깝다. 구글 등의 접속을 차단할 경우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하지만 일단 고발 대상이 된 만큼 상당한 부담을 지게 됐다.

이통3사는 카드사들과도 트러블이 발생했다. 카드사들은 기존 1.8%~1.9%대였던 이동통신사의 카드수수료율을 지난달 1일부터 0.3%포인트가량 인상 적용하기 위해 수수료율 조정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4월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월 카드사들은 가맹점인 통신사에 대한 수수료율을 0.2~0.3%포인트 인상 적용하겠다고 통보했다"며 "가맹점과 상호협의 없이 3월부터 인상된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과도하고 부당한 수수료율"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비용 부담의 주체인 가맹점을 배제한 체 수수료율 인상이 결정됐다는 점과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을 가맹점의 수수료율에 전가 시키려 한다는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현재 적용 중인 수수료율을 기존으로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대립은 카드사에 유리한 측면이 많다. 카드업계와 갈등이 격화돼 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매출 공백으로 인한 피해는 이통사가 모두 입게 될 수 있어서다. 결국 수수료율 인상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만 해도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각각 1조 2018억 원, 1조 2615억 원, 730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 실적들은 모두 지난해에 비해 일제히 감소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소비자들이 5G로 갈아타야 한다. 사진은 KT의 5G 관련 행사. (사진 = KT)



장기적 영업이익 감소도 부담
“소비자들이 ‘5G가 괜찮네’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


물론 이같은 상황이 당장 이통3사에 부담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지난해만 해도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각각 1조2018억원, 1조2615억원, 730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이 실적들은 모두 지난해에 비해 일제히 감소한 것이다. 정부의 통신료 인하 압박에 5G에 대한 투자 등으로 인한 문제들이다.

 

이통3사 2018년 연결 기준 영업 실적 (출처: 각사 사업보고서, 단위 : 100만원)

 

5G가 당장 이통3사에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4G LTE의 경우 등장 초기부터 동영상 등 소위 ‘킬러 컨텐츠’가 넘쳐 났지만 5G는 AR, VR 등 신개념 컨텐츠들에 대해 아직 소비자들이 필요성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단점들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 이통3사 업계 관계자는 “5G의 핵심은 투자”라며, “그 중에서도 네트워크 투자가 제일 크다. 추가적으로 보면 선택약정할인 요금 할인이 매출의 감소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익성이 낮아진 또 다른 요인으로 서비스를 지적했다. 예를 들어 4G LTE용으로 제공했던 스포츠 서비스를 5G용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비용 들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같은 투자가 흑자로 이어지기 위한 조건으로 이 관계자는 5G로 소비자들이 얼마나 빨리 이동하는 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같은 전환은 사업자가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판단하기에 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소비자들이 ‘5G가 괜찮네’라고 생각하고, 가치 측면에서 5G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들을 인식하면 전환속도 빨라 질 것”이라며 “소비자들 마음속에서 ‘써야 겠구나’ 이런 것들이 각인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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