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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베트남 진출 제약사를 응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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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60호 이동근⁄ 2019.12.03 18:00:52

베트남은 기회의 땅일까. 이 나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적어도 지금은 기회의 땅으로 인식하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몇 년 전만 해도 베트남은 우리에게 낯선 나라였다지만 지금은 매우 익숙한 나라가 됐다. 적어도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가장 친숙한 나라라는 데 이견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이 되기 전부터 적극적으로 현지 진출에 적극적이었던 제약사도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다.

기자는 4년 전, 유나이티드제약 베트남 법인 양진영 이사를 직접 만나 취재를 한 일이 있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는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던 시기로 지금처럼 큰 투자가 이뤄지던 시기는 아니었다. 당시 베트남 시장에 대한 양진영 이사의 설명은 “아직은 쉽지 않은 시장이다. 하지만 매력적인 시장인 것만은 분명하다”였다.

그 당시와 현재의 베트남은 매우 크게 달라졌다. 4년 전에는 TV를 틀면 한국 가요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해져가고는 있으며, 삼성전자가 1995년 진출 이후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해 가는 중이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좋았다.

다만 지금처럼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었다. 우선 시장 규모가 당시에는 너무 작았다. 당시 양진영 이사는 “베트남의 의약품 소비 수준은 GDP의 1.8%에 불과한 1인당 40 달러(약 4만8000원) 정도”라며 “이는 한국의 7% 수준이고 전체적으로 2014년 38억 달러(한화 약 4조6000억 원)정도로 좁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이 크게 변화했다. 우선 베트남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 베트남 내 인기 스포츠인 축구에 2017년 박항서 감독이 현지 취임한 뒤 2018 AFC U-23 축구 선수권 대회에서 베트남 축구 역사상 AFC 주관 대회의 첫 결승 진출이라는 기적을 일궈내면서 한국에 대한 인식도 크게 좋아졌다.

한국 기업의 진출은 더욱 활발해졌다. 특히 삼성은 2017년 현지 최대 기업으로 자리 잡았고, 2018년 미국과 중국이 경제전쟁이 발발한 뒤 중국을 대체할만한 투자처로 베트남이 떠오르면서 계속해서 한·베트남 양국의 관계는 두터워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 변화는 사실 기대 이상의 가파른 것이었다. 특히 제약 분야의 변화는 더욱 혁신적이었다.

4년 전에만 해도 유나이티드제약 양진영 이사는 “현지에 공장이 있어 제품에 따라 3번째 카테고리에 들어갈 수 있고, 임상자료가 있는 제품은 4번째 카테고리에 들어가기도 한다”며 한국이 선진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2번째 카테고리에 들어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참고로 베트남에서는 의약품을 5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하며 1번째 카테고리가 가장 높다.

그런데 현재 한국의 의약품 입찰 등급은 2등급으로 상향됐다. 한때 5등급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지난해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과 5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베트남 고위급 회담 진행 등을 진행하면서 올해 7월, 한국 의약품 입찰 등급이 2그룹으로 최종 확정된 것이다.

참고로 베트남 의약품 시장은 2018년 기준 약 59억 달러(7조 1638억 원) 규모이고, 연평균 성장률이 11%에 달한다. 오는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70억 달러(8조 4994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같은 변화만 본다면 한국의 베트남 진출은 미래를 내다 본 현명한 투자로 여겨질 수 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대 정도였을 뿐 확정은 아니었다. 확률이 높은 ‘도박’ 정도였다.

하지만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무려 15년 전에 현지 공장을 세웠고, 수치화 되지 않았지만 한국의 제약업계를 현지에 알리는 민간 대사 역할을 충분히 해 왔다. 특히 장학금 지급과 의약품 지원 등 지역 사회 공헌활동, 그리고 지역 병원의 환자들과 가족을 위한 음악회 등 문화·사회공헌 분야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유나이티드문화재단이 지난해 말 베트남 호치민 국립음악원에서 개최한 ‘제3회 유나이티드 가족 음악회’에서 한국의 음악가들과 베트남 국립음악원 현악단 등 양국의 음악가들이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물론 이들의 역할이 굳이 사업성을 바라보지 않은, 순수한 봉사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의 상황에 비춰보면 분명 적극적인 투자였다. 실제로 유나이티드제약은 최근 몇 년 전에야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베트남에 이어 동남아시아의 새로운 투자처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에도 한국 제약사들은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종근당은 올해 연말부터 인도네시아 현지 항암제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고, 지난해에는 동아ST가 인도네시아 파트너사 컴비파사와 공동으로 총 1500만 달러를 투자해 만든 공장을 2021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는 아직 성장 중인 지역이다. 이들 지역의 진출은 아직도 모험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현지에 뛰어들고, 민간 대사 역할까지 자임하는 제약사들은 충분히 응원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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