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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두 번째 걸음마’, 3주 만에 유튜브 1800만 뷰 … 실화로 공감 이끌어

실화 기반 캠페인, 1억 뷰 넘겨 … '사람 중심' 철학으로 미래 비전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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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69호 윤지원⁄ 2020.02.17 09:56:18

현대자동차 브랜드 캠페인 '두 번째 걸음마'.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1월부터 전개한 브랜드 캠페인 ‘비코스 오브 유’(Because of you) 시리즈 영상이 3개월 동안 유튜브 단일 채널에서 합계 1억 2000만 뷰에 육박하는 조회 수를 달성했다. 특히 가장 최근인 3주 전 공개된 6번째 영상 ‘두 번째 걸음마’는 벌써 1800만 뷰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폭넓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자동차 회사가 로봇 수트 개발 “왜?”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4일 글로벌 유튜브 채널 ‘현대 월드와이드’에서 이 회사의 차세대 브랜드 비전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를 소개하는 신규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캠페인 영상 5편을 공개했다.

로보틱스,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자율주행, 수소전기차를 주제로 각각 한국과 네덜란드, 미국과 중국 등의 주요 도시에서 펼쳐지는 짧은 이야기 네 편과 이를 통합한 영상 한 편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주로 내연기관 완성차를 만들어 팔던 현대차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집중하고 있는 분야들이다.

그리고 현대차는 지난달 23일 ‘비코스 오브 유’ 시리즈의 여섯 번째 영상인 ‘두 번째 걸음마’를 공개했다. 앞서 공개된 1차 캠페인 영상 중 ‘대한민국 서울’ 편의 주인공인 장애인 양궁 국가대표 박준범 선수의 에피소드를 확장한 내용이다.
 

현대자동차 브랜드 캠페인 'Because of You' 한국 서울편.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앞선 영상에서는 하반신 마비 장애인으로 휠체어에 타고 있던 그가 웨어러블 로보틱스(착용형 로봇공학) 기술이 적용된 의료용 로봇 H-MEX을 착용하고는 스스로 일어서고, 사선(射線)까지 걸어가 비장애인 선수와 대등하게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그렸다.

그리고 새 영상은 박 선수가 H-MEX를 처음 접하고, 사고로 장애가 생기기 전처럼 오랜만에 ‘다시’ 걷게 되는 순간을 그렸다. 앞선 영상의 번외편이나 메이킹 필름, 또는 비하인드 스토리 성격의 영상이다.

또 여기엔 박 선수의 부모가 비중 있게 출연한다. 이들은 박 선수의 걸음마 시절, 장애가 생기기 전의 모습 등을 회상하는 인터뷰를 하고, 박 선수의 새로운 도전 현장에 참석해 ‘두 번째’ 걸음마를 지켜보기도 한다.

부모의 시선으로 자식을 보게 한 제작진의 선택은 탁월했던 것으로 보인다. 보행 능력을 상실한 장애인의 ‘걷고 싶다’는 바람에 공감하기는 쉽지 않지만, 장애를 안고 있는 자식이 걷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부모의 바람이라면 더욱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걸음마라는 타이틀과 테마도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첫걸음을 떼는 아기를 보며 느끼는 환희는 지구상 모든 부모의 경험이며, 부모가 아니라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감정일 것. 실제 아기들의 걸음마 장면이 영상을 열고, 응원하는 목소리가 클라이막스에 교차된다. 이런 연출은 사고와 장애를 딛고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하는 박 선수와 가족에게도 아기를 응원하듯 순수한 응원을 보낼 수 있게 유도한다.
 

현대월드와이드 채널의 '두 번째 걸음마'가 게시 3주만에 1800만 뷰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 = 유튜브 웹페이지 화면 캡처)


조회 수 급증 비결 ‘보편적 정서’

이 영상은 글로벌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지 3주 만에 1800만 뷰에 육박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유튜브 현대월드와이드 채널에서 ‘두 번째 걸음마’의 조회수는 2월 13일(한국 시간) 오전 9시 기준 1855만 뷰를 넘어섰다.

2011년 개설된 이 채널에는 2월 12일까지 총 421개의 동영상이 등록되었다. ‘두 번째 걸음마’는 그중 여섯 번째로 많이 조회된 영상이다. 특히, ‘두 번째 걸음마’는 3주가 지난 지금도 빠르게 조회 수가 늘고 있다. 불과 하루 전인 11일 오전에 1730만 회 남짓했는데 하루만에 120만 뷰 이상 증가하며 점점 더 기세를 올리고 있다.

아울러 3개월 전 등록된 1차 캠페인 영상 중 ‘서울’ 편의 1827만 뷰도 이날 넘어섰다, 박 선수가 주인공인 영상 두 편이 나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이런 인기의 원인은 무엇일까? 영상에 댓글로 달린 시청자들의 반응을 통해 그 답을 어느 정도 짐작해 볼 수 있다.

한 시청자는 자신의 자녀도 양궁 선수라고 밝히며 “아버지 입장에서 광고를 보았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차가 “작은 회사에서 전 세계 6위까지 올라왔다”며 “앞으로 더더욱 좋은 기업으로 성실하게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장애를) 극복했다고는 하지만 그리워하고 있는 걸음. 걸음마를 처음 뗐을 때의 소리와 박준범 선수가 다시 일어서는 장면이 오버랩 되는 장면이 감동적이었다”고 썼다.

“자동차 회사에서 두 발을 내딛을 수 있는 다리를 만든다는 광고 내용 때문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 또 다른 한 시청자는 자동차를 “단순히 재산으로, 소유물로” 여겨왔던 자신의 편견을 이 캠페인 영상이 깨주었으며, “운송 수단이 누군가의 다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과거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던 현대자동차 브랜드 캠페인 영상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탐험가 섀클턴, 남극 횡단 100년의 꿈을 이루다’(2017년), ‘메시지 투 스페이스’, ‘고잉 홈’(이상 2015년),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택시’(2019년).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실화’의 힘 기반 히트작 다수

‘비코스 오브 유’ 캠페인 영상은 박 선수의 에피소드 외에도 당신(고객)의 바람이 기업(현대차)의 모빌리티 기술을 발전시키고, 그것이 고객과 기업의 미래에 가치를 더한다는 공통된 주제를 적절한 스토리텔링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박 선수의 에피소드는 다른 에피소드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박 선수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박 선수의 어린 시절을 얘기하는 장면을 비롯해 여러 가지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연출된 요소가 포함되긴 했어도 실제 인물과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기에 진정성이 더 뚜렷하게 강조된다.

이전에도 많은 호평을 받으며 화제가 된 현대차의 브랜드 캠페인 영상들이 여럿 있는데, 이들 영상에서도 이와 비슷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2015년에는 우주정거장에 근무하는 아빠에게 딸이 자필로 쓴 카드를 11대의 제네시스가 사막의 모래밭을 주행하며 타이어 자국으로 재현하는 ‘메시지 투 스페이스’(A Message to Space) 프로젝트가 있었다. 또 같은 해에는 평안북도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김구현 할아버지에게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이용해 고향 집을 방문하는 것 같은 체험을 선사한 내용을 담은 ‘고잉 홈’ 캠페인도 있었다.

1910년대 남극점 도전에 실패했으나 전 대원을 살려낸 ‘위대한 실패’로 존경받는 20세기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의 증손자가 21세기에 싼타페를 타고 남극을 횡단하는 프로젝트를 담은 ‘탐험가 섀클턴, 남극 횡단 100년의 꿈을 이루다’(Shackleton’s Return)라는 영상이 2017년 공개됐다. 그리고 지난해 초에는 청각장애인 택시운전사의 안전한 택시 운행과 손님 응대를 도와주는 기술에 관한 프로젝트를 담은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택시’라는 영상이 있었다.

섀클턴 프로젝트 영상은 ‘현대 월드와이드’ 유튜브 채널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무려 1억 95만 뷰 이상이다. ‘메시지 투 스페이스’ 영상은 두 번째로 많은 7220만 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또 ‘고잉홈’과 ‘조용한 택시’ 관련 영상들은 현대자동차그룹 채널에서 각각 1190만 뷰, 1575만 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성공한 브랜드 캠페인 영상들은 ‘두 번째 걸음마’와 마찬가지로 모두 실제 인물과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현대차가 실제로 진행한 프로젝트에 관한 ‘스토리’를 그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프로젝트를 통해 현대가 도달한 기술적 성취에 대한 설명이나 자화자찬 대신, 그 기술로 인해 원하던 바가 실현된 ‘사람들’의 표정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공통점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이 1월 2일 신년회에서 새해 메시지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며 기업 미래 비전을 밝히고 있다. (사진 = 현대자동차그룹)


미래 사업 방향도 사람이 중심

이처럼 수년간 다양한 브랜드 캠페인을 통해 거듭 강조된 현대차의 인간 중심 철학은 그룹의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까지 바꾸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완성차 업체라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브랜드 비전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를 선언했다.

박준범 선수를 걷게 한 웨어러블 로보틱스 외에도 수소전기차,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자율주행 솔루션 등이 ‘비코스 오브 유’ 시리즈에 담긴 현대차 미래 비전의 다양한 모습이다.

미래는, 장애를 극복하고자 하는 양궁 선수, 일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젊은 여성 CEO, 축구선수를 꿈꾸는 소녀, 자유를 만끽하는 패러글라이더 등 우리 주변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려졌다. 앞서 성공적이었다고 언급한 다른 브랜드 캠페인 영상들과 같은 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비코스 오브 유’ 시리즈는 지금까지 나온 여섯 편 전부가 1천만 뷰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이 채널의 역대 최다 조회 수 상위 20편 그룹에 포함됐다. 시리즈의 조회 수 합계는 1억 뷰 이상이며 섀클턴 프로젝트보다 많다. 사람 중심의 스토리라는 기본 공식에 충실한 결과다.

조회 수와 호의적인 댓글 반응에 비춰보면 이 영상들을 통해 현대차의 미래 비전에 공감할 소비자 역시 적잖이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글로벌 대중과의 소통에 성공한 캠페인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자동차는 고객의 시간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이동수단을 비롯해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인간 중심의 진보적 미래 기술 발전을 지속적으로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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