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이슈] 신안저축은행, 김건희‑최은순 모녀 ‘사금고’였나?

신안그룹 박순석-박지호 부자와 김건희 일가의 수상한 커넥션

  •  

cnbnews 정의식⁄ 2025.08.07 17:26:42

(왼쪽부터)김건희,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뉴스타파,신안그룹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총 16건에 달하는 수사대상 중 코바나컨텐츠 후원업체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김씨의 모친이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의 349억원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과 관련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신안저축은행(현 바로저축은행)과 김씨 일가와의 유착관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의 차남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가 김씨 일가의 수많은 의혹 사건에 빠짐없이 연루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신안저축은행이 사실상 김씨 일가의 ‘사금고’였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 및 재판 기록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최은순은 경기 성남 도촌동 부동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신안저축은행 명의의 잔고증명서 4장을 위조해 제출했다. 이 문서에는 총 349억 원이 예치돼 있다는 허위 정보가 담겼다. 실제로는 해당 금액의 예금은 존재하지 않았고, 관련 서류도 은행에서 발급한 것이 아니었다.

해당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인물은 김건희가 운영한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전 감사이자 일명 ‘김건희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이다. 그는 최은순의 부탁을 받고, 김건희와의 친분 때문에 위조 문서를 제작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법원은 사문서 위조, 행사, 부동산실명제 위반 등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김예성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최은순에게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잔고증명서 위조는 공공의 신뢰를 훼손하고 부동산 거래 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범죄”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최씨는 이 과정에서 약 40억원의 막대한 수익을 얻은 것으로 판명됐다.

이후 최씨는 대법원에서도 유죄가 확정돼 실형을 살았지만, 약 299일 만인 2024년 5월 14일 가석방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등 당시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의 어버이날 선물”이라고 비판했다.

합계 136억원 대출 + 잔고증명서 위조 4회

특기할 점은 최은순의 위조 잔고증명서가 모두 신안저축은행 명의였던 것이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2013년 4월부터 10월까지 4차례에 걸쳐 위조가 있었고, 이와 관련된 당시 신안저축은행 대표 박상훈(개명 후 박지호)은 사건이 있기 직전인 2013년 3월 대검 중수부에 의해 불기소 처분을 받은 인물이었다. 당시 해당 사건 담당 검사가 대검 중수부의 윤석열이었다.

이후 신안저축은행은 최은순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막대한 규모의 대출과 편의를 제공하게 된다. 박씨가 불기소 처분을 받은 직후인 2013년 3월 14일 최은순은 신안저축은행으로부터 22억원을 대출받았다. 15일에는 최은순이 이사장으로 있던 파주 의료법인 승은의료재단이 17억원을 대출받았다. 최씨가 불법 사무장 병원을 운영하며 건강보험 급여 약 33억원을 부당이득으로 취득한 재단이다.

 

자료=더불어민주당
 

다음달인 4월 15일에는 인터베일리 주식회사가 20억원을 대출받았다. ‘김건희 집사’ 김예성이 대표로 있던 기업으로, 이 회사는 2014년 10월에도 10억원을 추가 대출 받았다. 이외에도 최은순은 동 은행에서 48억원 한도의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고, 36억원을 인출해 성남 중원구 도촌동 부지 매입자금으로 사용했다.

또, 2015년 7월에는 최은순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운영자금 약 3억원을 대출받았다. 김예성의 렌터카업체 ‘비마이카’도 2014년 11.5억원, 2015년 74억원을 동 은행으로부터 차입했다. 여기에 4회 위조를 통해 총 349억원의 잔고증명서가 발행돼 최은순의 부동산 사기에 활용됐다.

이쯤되면 신안저축은행은 사실상 최은순-김건희-윤석열 일가의 ‘사금고’로 활용됐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검사 사위가 수사를 무마해준 대가로 김씨 일가에 무제한적인 대출과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 EMBA 동기 인연이 발단?

이뿐만이 아니다. 사실 박상훈 대표는 이전부터 김건희와 안면이 있었다. 두 사람은 2010-2011년 서울대 EMBA(Executive MBA) 과정을 함께 수강했다. ‘김건희 집사’ 김예성도 같은 기수였다.

이후 2012년 3월 김건희는 윤석열과 결혼했고, 그해 7월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 부실사태와 관련해 신안저축은행의 박상훈 전 대표와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을 포함한 임직원 18명을 불법대출 혐의로 고발, 대대적인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당시 윤 검사는 박순석 회장은 아예 수사대상에 포함시키지도 않았고, 박상훈 대표는 불기소처분했으며, 동 은행의 임직원 두 명만 불구속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다른 저축은행들의 경우 경영진은 물론 상무급 임원들까지 대부분 구속돼 실형을 살았기 때문에 당시에도 ‘봐주기 수사’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신안저축은행이 김건희가 운영한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가 개최한 수많은 전시회의 협찬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기업이었던 점도 주목할만 하다. 2016년 12월 르 코르뷔지에 전, 2017년 12월 알베르토 자코메티 전, 2019년 야수파 걸작선 등 수많은 전시의 협찬사로 신안저축은행의 이름이 등재됐다.

다른 기업들처럼 1~2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코바나컨텐츠의 전시 대부분에 신안저축은행의 후원이 반복된 것은 단순한 기업 후원과 성격을 달리하는, 개인적 관계에 기반한 특혜성 지원이었음을 시사한다.

 

강남구 대치동 소재 신안빌딩 본사 사옥. 사진=카카오
 

이때문에 지난 2022년 20대 대선 기간 중 더불어민주당은 ‘2012년 금융감독원이 불법대출 혐의로 박순석·박지호 부자를 비롯한 신안저축은행 임직원 18명을 검찰에 고발했으나 검찰(대검 중수부 합동수사단, 서울중앙지검)이 임원 2명만 기소한 점’과 ‘윤석열 당시 후보가 대검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의 요직을 맡고 있었던 점’을 거론하며 대출 특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한 일가의 사업에 특정 저축은행이 136억 원 규모의 대출을 제공한 것 자체가 지극히 이례적”이라며 “당시 대표가 김건희와 서울대 EMBA 동기라는 사정만으론 설명하기 어렵다. (서울중앙지검) 요직에 있던 윤 후보 패밀리와 신안저축은행 오너 사이에 부당거래가 있었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금번 김건희 특검이 신안저축은행·신안그룹과 김씨 일가의 유착관계를 조속히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특검 관계자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서는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바로저축은행 관계자는 “특검으로부터 연락받은 바 없고, 답변해드릴 수 있는 부분도 없다”고 답했다.

< 문화경제 정의식 기자 >

관련태그
김건희  박상훈  신안저축은행  신안그룹  특검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