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렌들리 마케팅②] 우리금융그룹이 6년 만 부활시킨 위비프렌즈 “MZ로 성장해 돌아오다”

위비프렌즈 우리금융그룹 마케팅 전면에 등장…우리카드, 위비트래블 카드 등에 활용

김예은 기자 2024.10.11 11:05:48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1층 '트레비 광장에서 진행된 '디즈니·픽사' 캐릭터 팝업 '픽사 스튜디오'에서 모델들이 '디즈니·픽사' 캐릭터 팝업 행사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귀여움은 인간의 논리와 과학적 사고를 흐트러뜨리고 무장 해제된 본능적 끌림을 느끼게 하는 놀라운 무기다. 이같이 귀여움의 작용은 인간 사고에서 논리의 영역을 약화하지만, 귀여움의 작용은 '인간의 생존 본능'과 연계해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진화심리학자 전중환 교수에 따르면 인간이 느끼는 귀여움이란 감정은 진화적으로 결정된 인간의 생존 본능적 요소다. 흔히 귀엽다고 하는 대상을 보면 아기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인류가 자신의 유전자를 퍼트릴 수 있는 아기에 대한 보호본능과 사명감에 의해 본능적으로 아기를 보면 귀여움을 느끼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아기의 특징은 주로 3등신이 넘지 않는 몸의 비율, 단순화된 눈코입의 형태 등으로 대변된다. 인간이 반려동물과 이들을 형상화한 캐릭터 등에 귀여움을 느끼는 이유 역시 성장 이후에도 아기의 특징과 외관을 유지하는 이들의 특성이 인간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고 친밀감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종과 성별, 국가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에게 매혹적 자극을 선사하는 귀여움의 특성은 캐릭터 산업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관련 산업의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마케팅 분야에서도 귀여움의 요소를 활용하는 활동이 확대되고 있는데, 귀여움의 상호작용은 인간의 소비 영역에서 어떠한 유의미한 효과를 창출하는 것일까?


최승혁·김지호 경북대학교 심리학과 교수가 발표한 ‘체크카드 디자인에서 귀여움과 정보의 양에 따른 소비자 평가와 시각적 주의의 매개된 조절효과’ 연구에 따르면 귀여움의 요소는 정보의 양에 따른 소비자 반응 중 구매 의도에 해당하는 이용 의도뿐만 아니라, 구전 의도에 해당하는 추천 의도의 효과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결과는 지금까지 식품과 같이 비교적 저관여 제품에서 주로 검증된 귀여움의 효과를 상대적으로 고관여 제품으로 분류되는 체크카드에서 검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과거 귀여운 속성을 가지면 쾌락적이고 단순한 제품을 선호한다는 연구와도 상반된 결과다.


다만, 귀여운 조건에서는 정보가 많이 제시될 때 더 긍정적인 이용 의도와 추천 의도를 나타냈지만, 귀엽지 않은 조건에서는 정보가 적게 제시될 때 더 긍정적인 추천 의도를 나타내는 유의미한 차이를 가졌다.


이는 고관여 제품에서 귀여움은 적절하게 제시되는 조건에 따라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금융그룹의 대표 캐릭터 위비프렌즈가 6년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사진=우리은행

우리금융그룹, 은행권 최초로 캐릭터 라이센싱 사업 전개
금융권은 경직된 이미지의 선입견을 타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캐릭터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고객에 브랜드의 친숙함을 높이고, 고객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전략이다. 특히, 캐릭터를 실물 통장·카드와 모바일 앱, 달력 등의 굿즈, 유튜브 영상 등에 전방위로 노출하며 고객에 친숙하게 다가가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귀여움의 작용을 고관여 제품군인 금융 상품에 활용하는 사례로 우리금융그룹의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이광구 전 행장 체제로 운영되던 지난 2016년 8월, 캐릭터 전문회사 부즈와 라이선싱 대행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은행권 최초로 캐릭터 라이선싱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은행이 캐릭터 라이센싱 사업에 뛰어든 최초의 사례였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2015년 10월 은행권 최초로 금융위원회에 캐릭터 저작권 라이선싱 부수업무 신고를 마쳤으며, 대표 캐릭터 위비(꿀벌)를 모태로 위비프렌즈 5종 캐릭터 봄봄(나비), 달보(호박벌), 두지(두더지), 바몽(원숭이), 쿠(닭)를 출시하는 등 캐릭터 라이선싱 사업 추진을 위한 단계적인 준비를 거쳤다.


우리은행은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캐릭터 라이선싱 사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신수익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인형, 우산, 에코백 등 생활용품을 비롯해 이모티콘,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으로 상품화하며 모바일 전용 오픈마켓인 `위비마켓`을 통해 위비프렌즈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거나, 대고객 사은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밖에도, 우리은행은 이 같은 캐릭터를 기반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금융교육에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고정현 우리은행 플랫폼사업부 본부장은 “위비 브랜드는 생활과 금융을 아우르는 생활밀착형 종합금융 플랫폼”이라며 “다양한 위비프렌즈 캐릭터 상품화 사업 및 어린이 금융교육 애니메이션 시리즈 제작 등을 통해 은행권 최초 캐릭터 마케팅 성공 사례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위비프렌즈 캐릭터를 앞세워 모바일 뱅킹앱 '위비뱅크'를 생활밀착형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안착시켰다. 이후 모바일메신저(위비톡), 페이먼트, 온라인마켓 등 다양한 제휴사업을 펼치며 위비프렌즈를 금융권 대표 캐릭터로 끌어올렸다.


위비프렌즈는 금융권 최초의 캐릭터 상품으로 우리은행이 이듬해까지 자체상품 디자인에 적극 활용했으나 2019년 모바일 앱 우리WON뱅킹 출시를 전후로 서서히 자취를 감춰갔다. 우리은행 모바일뱅킹 앱 서비스가 위비뱅크에서 '우리WON뱅킹'으로 전환되고 위비톡 서비스가 종료되면서다. 손태승, 권광석 행장을 거치면서 위비 캐릭터는 사실상 폐기됐다.


그리고 지난해 조병규 행장 체제가 도래하며 금융권 원조 캐릭터 ‘위비톡'의 부활이 발표됐다. 우리은행이 조병규 행장 체제에서 다시금 캐릭터 마케팅에 나선 것은 최근 금융권에서 캐릭터를 앞세운 홍보마케팅 전략이 젊은 층에서 인기를 모으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2019년 활동 중단 후 6년 만인 올해 컴백하면서 각 캐릭터는 새단장했고 캐릭터 하나는 교체했다. 신규멤버로 영입된 캐릭터는 반달곰 '푸딩'이다.

 

우리은행은 위비프렌즈가 밝고 명랑한 어린이에서 6년의 시간을 거쳐 개성 뚜렷한 'MZ'로 성장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으며, 우리금융그룹 전체의 캐릭터로 성장시킬 계획을 밝혔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과거 위비를 필두로 캐릭터 마케팅을 시작하고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선도한 우리은행의 도전과 혁신의 과정이 떠오른다"며 "케이팝 아이돌로 재탄생한 위비프렌즈를 우리금융그룹 전체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육성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우리금융은 해외여행 특화 혜택을 담은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하면서, 체크카드와 연계한 위비트래블 외화예금도 선보인다고 밝혔다. 사진=우리금융 제공

이같은 전략하에서 우리카드가 지난 6월 출시한 해외여행 특화 카드인 ‘위비트래블 체크카드’에도 우리금융그룹의 캐릭터 위비가 마케팅 전면에 등장했다. 카드 디자인은 물론 마케팅 이미지 전면에 위비가 등장해 고객 친숙도를 높였다.


우리카드에 따르면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는 국내외 이용 시 5%를 환급하며, 캐시백 한도는 한 달에 최대 3만 원까지다. 아울러 해외 결제, 국제 브랜드, 해외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출금 등 수수료가 면제된다. 전 세계 1300여 개 공항 라운지를 연 2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우리금융은 위비트래블 체크카드와 연계한 ‘위비트래블 외화예금’도 새로 선보였다.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은 미국 달러(USD) 기준으로 하루에 1만 달러까지 환전할 수 있다. 예치 한도는 최대 5만 달러다. 미국 달러, 일본 엔(JPY), 유로(EUR) 등 전 세계 30개 주요 통화를 별도 환전수수료 없이 계좌에 담을 수 있다.


위비트래블 외화예금에 예치한 달러(USD)와 유로(EUR)는 각각 연이자 2.0%, 1.5%를 지급한다. 이밖에 우리은행 영업점에서 달러(USD), 엔(JPY), 유로(EUR) 등을 현찰로 찾을 때, 현찰 수수료 50%를 우대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해외여행 트렌드에 맞춰 꼭 필요한 혜택만 골라 담은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준비했다”며, “이 상품이 해외에서만 유용한 상품이 아니라 사용하면 할수록 다양한 재미를 느끼고 많은 혜택과 함께 덤으로 환테크도 챙길 수 있는 해외여행 필수템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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