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상품의 본질이 프렌들리 해야 진정한 큐렌들리

캐릭터가 주는 친숙함과 호감, 그보다 중요한 건 품질

안용호 기자 2024.10.11 09:56:34

최근 캐릭터 등을 활용한 큐렌들리 마케팅이 눈길을 끕니다. 큐렌들리 마케팅은 ‘Cute'와 ’Friendly'의 합성어로 귀엽고 친근한 캐릭터를 활용해 소비자와 정서적 연결을 강화하는 마케팅입니다. 귀여운 것에 끌리는 소비자들의 본능을 마케팅에 활용해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의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상품은 더 이상 아이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캐릭터 상품은 과거 아이들 타깃의 제품 등 특정 산업에서만 활용되었지만, 현재 캐릭터는 뷰티, 패션, 식품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캐릭터가 더 이상 어린아이들의 소비재가 아닌,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마케팅 도구 중 하나가 된 것이죠.

큐렌들리 마케팅의 가장 큰 장점은 소비자와의 정서적 연결 강화에 있습니다.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 소비자는 브랜드를 친근하게 느끼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떠올리게 됩니다.

큐렌들리 마케팅은 소셜 미디어와 결합될 때 또 한 번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소셜 미디어는 급속하게 퍼지는 특성으로 인해, 귀여운 캐릭터가 포함된 콘텐츠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공유되고 확산합니다.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와의 결합도 큐렌들리 마케팅의 큰 장점입니다. 소비자들이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브랜드에 대한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가 발생합니다.

상품에 단지 캐릭터를 하나 추가 한 것 만으로 소비자들을 이렇게 흔들 수 있을까 싶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은 캐릭터가 추가된 제품에 소비를 쉽게 하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캐릭터 이용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국 만 3~69세 캐릭터 콘텐츠 이용자들 중 85%는 캐릭터 상품 구입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구매 시 고려 사항 순위는 캐릭터 디자인(외모), 캐릭터에 대한 호감, 상품의 품질, 캐릭터 인지도/인기 등의 순서로 응답했습니다. 또한 캐릭터 상품 관련 이용 현황에서 상품 구매 시 캐릭터의 구매 결정 영향 여부 질문에 62.4%가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에 캐릭터가 반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큐렌들리 마케팅의 가장 큰 장점은 캐릭터 제작, 운용 비용이 다른 마케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캐릭터의 인기몰이가 성공한다면, 여러 파생 상품, 및 파생 콘텐츠를 추가로 만들어내기 수월하다는 점입니다. 또한 다른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까지 가능하죠.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카카오프렌즈와의 브랜딩 협업을 통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홍보영상, 체험공간, 굿즈(캐릭터 상품)를 선보인다고 지난 10월 8일 밝혔다. 사진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 셀프 체크인존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셀프 체크인 후 카카오 캐릭터가 인쇄된 탑승권을 들고 기념 촬영하는 모습.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큐렌들리 마케팅을 이용한 브랜드의 사례는 차고 넘칩니다. ‘뇽이’는 육개장 사발면의 마스코트로, 육개장 사발면의 ‘육’ 자를 뒤집은 이름인데요. 사발면 모양의 우주선을 타고 우주 맛집을 탐방하는 외계인으로 설정됐습니다. 하이트진로의 ‘두꺼비’는 하이트진로의 소주 브랜드 ‘진로’의 상징입니다. ‘두꺼비’ 캐릭터는 하이트진로가 소주 브랜드 ‘진로’를 리뉴얼 하면서 처음 선보인 이후 다양한 팝업스토어와 굿즈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번 호 문화경제는 최근 더욱 뜨거워진 기업들의 큐렌들리 마케팅을 특집기사로 다룹니다. “귀여움이 기업 이미지를 구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특히 유통업계에서 캐릭터 활용일 활발합니다.

오랜 전통을 지닌 장수 기업이 캐릭터를 입고 신선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사례들이 눈에 띄는데요. 오뚜기는 2022년 ‘옐로우즈’라는 공식 캐릭터로 오뚜기의 상징 마크인 입맛을 다시며 미소 짓는 어린이와 오뚜기의 사색을 모티브로 탄생했습니다. 오뚜기는 굿즈, 캐릭터 테마송 및 브랜드 공간에 이르기까지 옐로우즈 캐릭터를 활용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57년 역사를 지닌 빙그레도 대표 캐릭터 ‘빙그레우스’를 활용한 신규 콘텐츠와 디지털 굿즈를 선보였습니다. 빙그레우스는 빙그레 왕국이라는 가상세계관을 배경으로 SNS,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빙그레 자체 캐릭터이자 빙그레의 기업 SNS 계정 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기업뿐만 아니라 지자체도 큐렌들리 마케팅에 관심을 보입니다. 1년 전, 서울 강북구는 구를 상징하는 캐릭터 여우 ‘강백’, 부엉이 ‘하로’, 삵 ‘호야’, 달팽이 ‘새싹’을 선보였습니다. 강북구는 이 캐릭터를 구민 투표 등을 통해 강북구민과 함께 만들었다고 합니다. 서울 송파구의 ‘하하 호호’는 지난해 캐릭터 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큐렌들리 마케팅을 재미와 친근감을 준다는 점에서 참 긍정적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 볼 것은, 제품의 본질적인 성능이나 효과를 외면하고 오직 캐릭터 등을 활용한 인기몰이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캐릭터가 입혀진 스티커나 인형 등을 구하기 위해 필요 없는 제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여러 번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품의 캐릭터와 상품성 모두 좋아야 진정한 큐렌들리가 아닐까요? (참조: 소비자평가, TREND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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