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의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전문 자회사 카본코가 폐갱도를 이산화탄소 저장시설로 전환하는 국책과제 컨소시엄에 참여한다. 국내 기업이 육상 탄소 저장소 개발 사업에 뛰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카본코, 포스코홀딩스, 한국광해광업공단, 수처리 전문 기업 테크로스환경서비스 등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은 21일 삼척시와 ‘폐갱도를 활용한 이산화탄소 육상 저장’ 시범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국비 67억6000만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진행한다. 컨소시엄은 지난 7월 시범 사업 기관으로 선정됐고, 앞으로 폐갱도를 이산화탄소를 가둘 저장소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과 실증에 나선다.
이번 사업은 기체인 이산화탄소를 고체 형태로 바꾸는 게 첫 단계다. 제철소 굴뚝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슬래그(제철 과정에서 얻는 부산물)와 섞는다. 슬래그의 주성분인 칼슘과 마그네슘을 만난 이산화탄소는 탄산칼슘, 탄산마그네슘 등 단단한 고체로 바뀐다. 이를 ‘광물탄산화’라고 부른다.
이렇게 만든 고체 덩어리를 폐갱도에 매립하는 게 저장 단계다. 사업 대상 지역은 강원 삼척시의 폐갱도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현재 국내 폐광산은 5115곳에 이르지만, 이를 복구하기 쉽지 않다. 컨소시엄은 2027년까지 하루 3t(톤)의 이산화탄소를 모아 폐갱도 채움재 300t을 생산할 계획이다. 컨소시엄과 삼척시는 이산화탄소의 저장과 활용을 위한 인허가 등 구체적인 제도 지원 방안을 수립하기로 했다.
카본코는 이번 사업에서 이산화탄소 육상 저장기술을 검증하고 상용화를 위한 사업모델을 검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카본코는 2010년대부터 보령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연간 최대 8만t을 포집해 저장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인도네시아에서도 국영 전력회사와 함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해상 가스전에 저장하는 사업모델을 개발했다.
이상민 카본코 대표는 “이산화탄소 저장소가 부족한 국내 환경에서 폐갱도와 광물탄산화 기술을 활용한 이번 시범 사업은 중요한 대안이 될 것”이라며 “CCUS 기술 전문 회사로서 시범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국내 CCUS 시장 활성화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