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가 울릉공항의 마지막 케이슨 설치 작업을 완료했다고 8일 밝혔다.
케이슨은 바다에 가라앉혀 항만 안벽이나 방파제 등으로 사용하는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이로써 30함의 케이슨이 모두 설치되면서 공항 활주로의 초석이 완성됐다. 첫 번째 케이슨을 설치한 2022년 5월 이후 3년 만이다.
울릉공항은 육로가 없는 섬에 국내 최초로 짓는 공항이다. 울릉도에는 1200m 길이 활주로가 들어설 평지가 없어 바다를 메워 만든다. DL이앤씨는 케이슨으로 바닷물을 막은 다음 그 안쪽을 메우는 ‘케이슨 공법’을 공항 건설에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 화산섬인 울릉도는 수심이 약 30m로 깊어, 가장 큰 케이슨은 높이 28m, 너비 32m, 길이 38m에 달한다. 국내 최대 규모다. 최대 중량은 1만6400t(톤)으로 중형차 1만여대 무게다.
울릉도처럼 수심이 깊은 바다에선 파도가 밀려오면서 에너지가 축적된다. DL이앤씨가 벌집 구조를 본떠 ‘파력 분산형 케이슨’을 만든 이유다. 격자 구조에 생기는 공간들이 파도의 충격을 분산하는 효과를 낸다. 파도에 대한 저항성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 케이슨을 곡선으로 설계한 것도 특징이다. 덕분에 200년 빈도의 파고(22.6m)에도 견딜 수 있다.
DL이앤씨에 따르면 동해 한복판의 공사여서 난제가 적지 않았다. 케이슨은 부피가 커 포항 영일만에서 제작한 뒤 해상으로 운송했다. 케이슨을 부두까지 옮기는 역할은 ‘IPCCV(Individual Pushing Caisson Carrier Vehicle)’가 맡았다. IPCCV는 바닥에 깔린 레일을 따라 유압잭이 설치돼 있어 컨베이어 벨트처럼 움직인다. 하나당 250t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유압잭 96개가 사용됐다.
해상 운송 환경 자체도 극한에 가까웠다.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약 210㎞를 예인선으로 케이슨을 하나씩 실어 오는 작업을 반복했다. 케이슨 운송으로는 국내 최장 기록이다. 총 이동 거리는 약 6300㎞로 서울과 부산을 8번 왕복하는 수준이다. 또 케이슨의 균형을 유지하고 파손을 막아야 해 최소 5일간 파고(波高)가 1.5m 이하로 유지돼야 했다. 작업 가능 일수가 한 달 평균 10~15일에 불과했다.
케이슨을 정해진 위치로 옮긴 후에는 바닷속에 영구적으로 설치했다. 1만6400t의 케이슨을 지탱하기 위해선 사석(작은 돌덩이) 6만t을 부어 기초를 다졌다. 이때 돌의 크기와 모양이 서로 달라 잠수부가 돌 틈 사이를 수작업으로 메워 완성했다.
울릉공항은 울릉군 사동항 일대에 43만455㎡(약 13만평) 규모로 건설된다. DL이앤씨가 설계, 자재 조달, 시공 등을 총괄하는 턴키(일괄수주) 방식으로 6073억원에 수주했다. 2020년 7월 착공해 현재 공정률은 61%다. 주요 공항 시설이 들어설 매립지와 활주로 공사 등을 마친 뒤 2028년 개항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서울에서 울릉도까지의 이동 시간이 기존 7시간에서 1시간 내외로 단축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울릉공항은 파도가 강한 동해 한복판에 짓는 만큼 고도의 기술력과 안정성이 요구된다”며 “완공까지 임직원 모두 한마음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