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전통문화③] 굿즈에 國寶를 아로새겼으니 어찌 탐내지 않을까

스타벅스, 굿즈에 ‘반가사유상’을 담다

김응구 기자 2025.10.13 11:55:20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 전시된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알 듯 모를 듯 옅은 웃음의 보살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사진=김응구 기자
 

생각을 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는 나도 생각한다. 어쩜 그리도 편안할까. 생각이 많을수록 번뇌는 쌓이는 법. 천년 하고도 사오 백년을 앉아서 생각만 하는 데도 표정은 하염없이 부드럽고 깊기만 하다. 그 얼굴이 부러운 나는 그 앞에서 한참을 서 있는다.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은 나라의 보물(國寶)이다. 삼국시대 중후반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는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두 점(국보 제78호·제83호)이 전시돼 있다. 둘 다 자세와 표정은 비슷하다. 둥근 얼굴에 시선은 아래를 향하고, 미소는 옅고 잔잔하다. 오른발은 왼쪽 무릎 위에 올려놓았고, 그 오른 발목을 왼손이 잡고 있다. 오른손 팔꿈치는 무릎에 얹었고, 오른손 검지와 중지는 뺨에 살포시 대고 있다.

얼굴을 앞으로 쭉 내밀어 반가사유상의 얼굴을 찬찬히 보니, 눈과 코와 입이 굉장히 정교하게 조각됐다. 치맛자락도 신체의 굴곡이 느껴질 정도로 깨나 사실적이고 입체적이다.

반가사유상은 훗날 석가모니가 된 싯타르타가 인도의 한 왕국의 왕자였던 시절, 인간의 생로병사를 고뇌하며 깊은 생각에 잠긴 모습에서 시작됐다. 신(神)이 아닌 인간이 인간의 삶과 쇠함과 아픔과 죽음을 생각했고 고민했고, 끝내 깨달았다. 그런 싯타르타는, 그래서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믿었고, 또 그렇게 가르쳤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사유의 방’에서 영감을 얻은 굿즈 일곱 가지를 지난 8월 선보였다.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스타벅스, 반가사유상을 만나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8월 ‘사유의 방’에서 영감을 얻은 굿즈 일곱 가지를 선보였다. 물론,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손잡은 결과물이다. ‘별과 함께하는 사유의 시간’이라는 그럴싸한 주제도 내세웠다.

굿즈 모두 스타벅스와 ‘사유의 방’의 공통 키워드인 ‘별’, 그리고 반가사유상을 활용했다. 기프트 패키지도 별도로 구성했다.

대표 굿즈는 스타벅스의 대표 캐릭터인 ‘베어리스타’를 반가사유상으로 재해석한 워터글로브와 데미머그를 세트로 구성한 ‘사유의 방 베어리스타 데미머그’다. 사이즈는 89㎖. ‘사유의 방 피규어 플레이트’ 역시 깊은 생각에 잠긴 베어리스타 반가사유상 피규어가 특징이다.

뜨거운 물을 담으면 별이 떠오르는 ‘사유의 방 시온 머그’(237㎖), 어두운 곳에서 은은히 빛나는 ‘사유의 방 야광 글라스’(300㎖), 반짝이는 글리터가 돋보이는 ‘사유의 방 매직 텀블러’(473㎖), 진주 비즈로 별을 표현한 ‘사유의 방 미니 백’ 등의 굿즈도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 백지웅 기획담당은 “‘사유의 방’ 굿즈를 통해 우리 문화유산이 지닌 고유의 아름다움과 가치가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1월 조선시대를 떠올리는 굿즈 일곱 가지도 내놓았다.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스타벅스, 조선시대를 만나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올해를 시작하자마자 조선시대를 떠올리는 굿즈도 선보였다. ‘조선, 커피를 만나다’라는 주제에 맞게, 조선시대 선비가 매화꽃이 만개한 정원을 바라보며 차(茶)를 즐기는 모습을 현대적으로 담아냈다.

굿즈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인 작품 ‘이한철-매화에 둘러싸인 서옥’을 재구성한 네 가지와 조선시대 대표 유물인 백자(白磁)를 모티브로 한 세 가지로 구성했다.

매화 테마 상품은 △매화 정취를 담은 머그컵(355㎖) △눈 내리는 날 매화를 바라보며 차를 즐기는 순간을 표현한 모카 텀블러(444㎖) △티타임을 위한 세련된 테이블 매트(2P) △공간에 운치를 더하는 패브릭 포스터다. 백자 테마 상품은 △매화를 양각(陽刻)한 에스프레소 잔 세트(2P) △매화 문양이 새겨진 단아한 세라믹 케틀(티팟) △꽃잎을 형상화한 디저트 플레이트다.

스타벅스 코리아 안수빈 이커머스사업팀장은 “조선시대에 즐기는 스타벅스 커피라는 상상으로 시작한 이번 협업 상품을 통해 우리 유물의 아름다움과 멋을 알리는 또 하나의 작은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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