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1월 6일(화)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술관 2026년 전시계획과 주요사업을 발표했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은 어느 때보다 프로그램이 뛰어났다. 한국 근현대 미술 100년사를 조망하는 대규모 상설전부터 론 뮤익 전시까지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현대 조각의 거장 론 뮤익의 개인전은 53만 명의 관람객 수를 기록하여, 연말 각종 미디어에서 화제의 전시로 선정되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 그리고 미국, 중국, 일본, 이탈리아 등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 전시들을 선보여, K-미술의 위상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최근 미술계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전시가 많이 회자됐다고 들었다. SNS 상에서도 그렇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말 마감 기준 346만 명으로 개관 이래 역대 최대 방문객을 기록했다. 상설 전시도 누적 68만 명이 관람했다. 관람객 만족도 조사에서 과천 상설 전시가 96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우리 소장품에 대한 특별한 감동을 이끌어냈음을 실제 관람객 수 그리고 만족도 조사에서 알 수 있었다"라며 지난 한 해를 돌아봤다.
해외 사업으로는 현재 미국 스미소니언 미술관, 일본 요코하마 미술관에서 개막한 전시들이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중국을 순회한 수목별미전도 23만여 명이 관람했다. 이 밖에도 소장품 관리 시스템 지역 보급, 그다음에 보존 처리 지원 그리고 컨설팅, 국립 미술관으로서 공적 역할에도 최선을 다했다.
김성희 관장은 "올해는 열정과 활력을 상징하는 붉은 말의 해이다. 더욱 힘찬 도약을 약속드리며, 굵직한 전시들과 함께 탄탄한 사업들도 새롭게 마련했다"라며 새해 포부를 밝혔다.
2026년 국립현대미술관은 시각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국민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고, 해외 K(케이)-아트 확산에 기여하며 유일한 국립미술관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자 주요사업을 새롭게 추진한다.
국제미술계에서 주목받는 대표적인 현대 작가들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국제 거장> 전으로 국제 전시 프로그램 강화와 국립현대미술관 우수콘텐츠를 지역에 확산하는 신규 사업 을 추진한다. 청년 미술품 보존전문가 양성 신규 사업과 디지털 아카이브 이미지 서비스 전격 실시를 통해 국가 미술관으로서의 공적 역할을 한층 강화하고, 학예연구 국제네트워크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2026년은 과천관 40년을 맞는 해이자, 예술의 나라 프랑스와 공식 외교 관계를 맺은 지 140년이 되는 해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내 유일의 국가대표 미술관으로서 한국미술의 지평을 넓히고 세계 미술계와 더욱 긴밀히 호흡할 것이다.
2026년 전시 계획으로는 먼저 한국미술에 대한 탄탄한 연구 기반 전시로 미술사를 재정립하고, 세계 속에서 한국미술의 위치를 공고히 한다.
개념과 언어, 과정과 맥락에 주목해 온 한국현대미술의 개념적 경향을 조명하는 《이것은 개념미술이 (아니)다》와 그래픽디자인과 시각문화의 역동적인 관계를 살펴보는 《읽기의 기술: 종이에서 픽셀로》, 권옥연, 남관, 이성자, 이응노 등 한국전쟁 이후 프랑스로 건너간 한국 미술가들을 조명, 낯선 곳에서 정체성을 모색하며 미술의 경계를 확장한 도불 작가들의 삶과 예술을 고찰하는 《파리의 이방인》을 선보인다.
둘째, 한국작가를 조명하여 국내는 물론 세계 미술계에 위치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원로작가를 재조명하여 미술사를 확장하고, 중견작가에게 새로운 모멘텀의 기회를, 동시대작가에게는 신작 제작 지원을 지속할 것이다. 한국 대표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사상 최대 개인전을 통해 이주와 거주, 개인과 공동체라는 근본적 주제를 중심으로 초기부터 현재까지 심화해온 작가의 작업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한다.
서도호 작가의 개인전은 회고전적 전시로 기획될 예정이며 대규모 전시이다. 주요 작품뿐만 아니라 작가의 대학원 졸업 작품부터 최근작, 미공개작까지를 아우르는 어마어마한 양과 질을 자랑하는 전시로 준비하고 있다.
한국화단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대원의 예술과 삶을 고찰하는 대규모 회고전과 한국 현대 추상조각의 대표작가 박석원, 평생 ‘빛’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아 작업하며 프랑스에서 독자적 입지를 구축한 방혜자의 회고전도 준비된다.
또한 ▲SBS문화재단과 함께 동시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국작가 4인의 대표작과 신작을 선보이는 《올해의 작가상 2026》과 ▲서울관의 상징적 전시공간인 서울박스에 공간적 특성을 반영한 대규모 설치작품을 제작·전시하여 현대미술의 실험정신을 보여주는 《MMCA x LG OLED 시리즈 2026》은 올해 특히 전 세계 미술인이 모이는 9월 미술축제 기간에 맞춰 선보인다.
셋째, 국제 거장전 및 국제 교류전을 통해 세계 미술계와 적극 협력하고 다양한 시각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한다. 세계적인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개인전이 개최된다. 죽음과 영생, 과학·의학에 대한 믿음과 인간의 욕망 등 작가의 핵심 주제를 조명한다.
데미안 허스트 작가의 전시는 작가의 진면모와 실체를 소개한다. 여러 작가들의 영향을 받은 초기작에서부터 데미안 허스트 하면 생각나는 대표작들이 총망라되고 심지어 지금 막 작업하고 있는 미공개작도 아뜰리에 모습 그대로 가져올 예정이다. 작가를 둘러싼 여러 논란의 핵심은 뭔지, 실체는 뭔지를 직접 작품을 보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김성희 관장은 데미안 허스트 전시에 대해 "저희가 기획하는 전시는 어디서 했던 전시를 그대로 들여온 전시가 절대 아니다. 작가가 인간에 대한 죽음과 삶을 어떻게 줄 타고 가는지가 전시장의 스토리텔링으로 담길 것이다. 그래서 해외 작가지만 온전히 국립현대미술관의 학예실의 학예사들의 각도에 따라 기획된 전시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데이안 허스트 전시는 지난해 론 뮤익 전과 비슷한 30억 원 정도의 예산일 투입될 예정이다.
한편, 미국 모더니즘 회화의 대표작가 조지아 오키프를 중심으로 한 《조지아 오키프와 미국 모던아트》, 한ㆍ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요코하마미술관과 공동주최한 《로드 무비: 1945년 이후 한ㆍ일 미술》도 일본 전시를 마치고 5월 과천에서 개최된다. 해외에서는 이건희컬렉션 국외 순회전이 미국 워싱턴에 이어 시카고와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고, 폴란드 바르샤바미술관 KINO 등에서 《한국영상과 퍼포먼스》도 선보인다.
넷째, 동시대 이슈와 주제를 발굴하는 국제 기획전으로 미술계 담론을 이끈다. ▲서울관에서는 언젠가 썩어갈 운명의 작품, 무엇도 남기지 않기로 마음먹은 작품 등 변화하는 동시대 미술의 양상을 ‘삭는 미술’로 다룬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가 열린다. 과천관 개관 40년을 맞아 미술관을 새롭게 밝히고 안과 밖에서 자연과 예술에 몰입하는 장소특정적 설치 프로젝트도 펼쳐진다. 제임스 터렐을 비롯해 ‘빛’을 주제로 한 소장품과 커미션 프로젝트 등이 《과천관 40주년 프로젝트: 빛의 상상들》을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마지막으로 현대미술의 장르 확장성을 반영한 다원예술과 영화프로그램이 펼쳐진다. 현대인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시간의 복잡성을 ‘탐정’이란 존재와 ‘탐정의 깊은 사유’에 빗대어 탐구하는 《MMCA 다원예술 2026: 탐정의 시간》과 실험영화, 예술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다채로운 영상 라인업을 선보이는 《MMCA 필름앤비디오 2026》이 소개된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