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은 <소리정담 – 김영자, 김일구 편>을 2026년 2월 4일(수)과 5일(목) 양일간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소리정담>은 국립창극단 최초로 시대를 대표하는 명창들을 조명하고, 소리로 이어온 인생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렉처 콘서트다. 전통 소리의 맥을 지켜온 명인들의 소리를 들려주는 동시에 그 속에 녹아든 거장의 예술 철학과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대담으로 풀어낸다. 명창 부부로 잘 알려진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 김영자 명창과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 김일구 명창이 무대에 오른다.
김영자 명창은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완창한 소리꾼이다. 1985년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 부문에서 장원으로 대통령상을 받으며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또한, 1976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한 그는 1999년 퇴직 전까지 20여 년간 창극 <심청전> ‘심청’ 역, <춘향전> ‘춘향’ 역, <별주부전> ‘토끼’ 역 등 여러 창극 무대에서 주역을 맡았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카네기홀, 링컨센터 페스티벌,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등 해외 유수의 공연장과 축제에서 완창 무대를 선보이며 판소리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려왔다.
김일구 명창은 뛰어난 소리 기량은 물론 아쟁과 가야금 산조에도 능한 국악계 팔방미인으로 꼽힌다. 장월중선에게 아쟁산조를, 원옥화에게 강태홍류 가야금산조를 사사했다. 그는 1979년 전주대사습놀이 기악부 장원에 이어 1983년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을 받았다. 또한, 1982년부터 1984년까지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배우로서 창극 무대에서 활약했다. 1987년 국립극장에서 박봉술제 ‘적벽가’를 완창한 이후 국내외 무대에서 그 정수를 전파하는 데 앞장서 왔다.
김영자, 김일구 명창은 1987년 판소리 ‘심청가’의 심봉사·뺑덕어멈 등이 나오는 대목을 해학적으로 각색한 마당극 <뺑파전>을 알린 인물이다. 김일구 명창이 대본·연출과 함께 ‘심봉사’ 역을, 김영자 명창이 주인공 ‘뺑덕어멈’ 역을 맡아 소리는 물론 연기·춤 등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공연을 선보이며 창극의 대중화 작업에 기여하고, 소리꾼들의 활동 영역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소리정담>에서는 김영자, 김일구 명창이 각각 보유한 판소리 ‘심청가’와 ‘적벽가’를 비롯해 ‘춘향가’, ‘수궁가’의 일부 대목과 산조, 민요, 토막 창극까지 아우르는 구성으로 두 명창의 깊이 있는 소리를 조명한다. 더불어 두 명창의 삶의 궤적과 예술 철학을 대담으로 풀어내며 관객과 교감한다. 대담은 세 개의 주제로 진행되며 판소리 인생의 출발점부터 무대 위에서의 시간, 그리고 전통의 현재와 미래를 차분히 짚어본다.
첫째 날에는 김영자 명창이 단가 ‘관동팔경’을 시작으로 ‘춘향가’ 중 ‘신연맞이’, ‘수궁가’ 중 ‘약성가’, 민요 ‘화초 사거리’를 연이어 선보이며 섬세한 소리의 결을 전한다. 김일구 명창은 ‘심청가’ 중 ‘모녀 상봉’과 가야금산조를 들려주고, 토막 창극으로 <춘향전> 중 ‘어사 장모 상봉’ 장면까지 더해져 다채로운 무대를 완성한다.
둘째 날에는 김일구 명창이 단가 ‘강상풍월’로 문을 열고, ‘적벽가’ 중 ‘적벽대전’과 아쟁산조 연주로 웅장하고 호방한 소리의 세계를 펼친다. 김영자 명창은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 ‘심청가’ 중 ‘뺑덕 만나는 대목’과 남도 민요 ‘육자배기’를 부를 예정이다. 두 명창이 직접 구성한 토막 창극 <춘향전> 중 ‘어사와 나무꾼’도 감상할 수 있다.
고수로는 국가무형유산 진도씻김굿 이수자 김태영이 함께하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이 연출과 해설·사회를 맡아 명창들과의 진솔한 대담을 이끈다. 김영자, 김일구 두 명창과 함께하는 이번 무대는 전통 판소리의 정수를 느끼며, 거장이 걸어온 소리 인생의 깊이를 마주하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