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메쥬, '온디바이스 AI' 입은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일반 병동 모니터링 공백 메운다'

이동형 원격 환자 모니터링(aRPM) 플랫폼 '하이카디'로 시장 선점

김예은 기자 2026.03.09 17:33:33

박정환 메쥬 대표가 9일 주요 임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기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코스닥 상장을 통한 향후 전략과 비전을 밝혔다. 사진=메쥬 사진=메쥬

연세대학교 의공학 박사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메쥬(MEZOO, 대표이사 박정환)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9일 개최된 IPO 기자간담회에서 메쥬는 자사의 이동형 원격 환자 모니터링(ambulatory Remote Patient Monitoring: aRPM)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의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동으로, 모니터링의 패러다임 전환
그간 병원 내 환자 모니터링은 중환자실(ICU)이나 수술실 등 특정 공간에 고정된 장비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환자가 이동하거나 일반 병동에 머물 경우 생체 신호 관찰에 '공백'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메쥬의 핵심 솔루션인 '하이카디(HiCardi)'는 이러한 사각지대를 공략한다. 18g의 초경량 패치형 기기를 가슴에 부착하면 심전도, 호흡, 체온 등 주요 바이탈 사인을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특히 '온디바이스(On-device) AI' 기술을 적용해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이상 징후를 즉각 분석해 의료진에게 알람을 보낸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53%에 해당하는 25개 병원이 하이카디를 도입했다. 전국적으로는 700여 개 의료기관에서 사용 중이다. 회사는 전략적 투자자(SI)인 동아ST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 유통 네트워크를 확보하며 출시 3년 만에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심전도 침상감시' 및 '원격 심박기술 감시' 수가를 인정받아, 병원 입장에서는 도입과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메쥬의 환자감시장치 HiCardi+. 사진=메쥬 홈페이지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메쥬의 기술력은 ‘온디바이스 AI’라는 차별점을 지닌다. 대부분의 경쟁사가 패치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스마트폰이나 중앙 서버로 전송한 뒤 분석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반면, 메쥬는 기기 내부 칩셋에서 AI가 직접 데이터를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방식을 구현했다.

이는 병원 내 통신 환경이 불안정하더라도 알람 지연 없이 환자의 상태를 상시 감시할 수 있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경쟁사들이 병원 내 전용 게이트웨이 설치와 대규모 망 공사를 필요로 하는 것과 달리, 메쥬는 기존 병원 와이파이나 클라우드 환경을 그대로 활용한다. 이는 초기 도입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 상급병원뿐 아니라 중소병원, 요양병원으로의 빠른 확산을 가능케 하는 차별화 요소가 되고 있다.

인증 규격에서도 격차가 드러난다. 경쟁사 제품들이 주로 일정 기간 심전도를 기록하는 '홀터 심전계(IEC 60601-2-47)' 규격에 머물러 있는 것과 달리, 메쥬의 하이카디는 다기능 환자감시장치(IEC 80601-2-49) 및 의료용 알람 국제 표준(IEC 60601-1-8)을 모두 충족한다. 즉, 단순한 '기록기'가 아니라 중환자실 장비에 준하는 '실시간 감시장치'로 인정받은 셈이다.

의료 현장에서 높게 평가받는 차별점은 '제세동 보호(Defibrillation Protection)' 기능이다. 심정지 환자 발생 시 전기 충격을 가하는 제세동기를 사용해도 하이카디 패치는 손상되지 않으며, 처치 후 3초 이내에 모니터링 신호를 복구한다. 이는 진단 위주의 경쟁사 제품들이 응급 상황 시 기기를 떼어내야 하는 것과 대조되는 환자감시장치로서의 면모다.

 

아울러 다중 생체신호를 얻기 위해 여러 장비를 덕지덕지 붙여야 하는 '멀티 디바이스' 방식의 경쟁사들과 달리, 메쥬는 단일 패치만으로 통합 모니터링이 가능해 의료진의 관리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메쥬의 환자감시용 소프트웨어 LiveStudio. 사진=메쥬 홈페이지


"격전지로 변한 aRPM 시장"... 메쥬의 대응은?
현재 국내 원격 환자 모니터링 시장은 메쥬를 포함한 '빅4'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특히 씨어스테크놀로지는 강력한 유통 파트너인 대웅제약의 영업망을 등에 업고 상급종합병원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이들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격 정책을 통해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복수 장비 연동을 통한 데이터 확장성을 강조하고 있다.

휴이노는 AI 판독 기술을 바탕으로 만성질환 관리 영역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으며, 에이티센스는 최대 14일까지 측정이 가능한 장기 홀터 강점을 내세워 영국,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글로벌 거인인 필립스(Philips)나 GE헬스케어 또한 기존 고정형 모니터를 모바일과 연동하는 솔루션을 출시하며 수성에 나선 상태다.

메쥬는 이러한 파상공세에 맞서 동아ST와의 견고한 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혈압과 산소포화도까지 한 번에 측정하는 차세대 멀티파라미터 장비 '하이카디 M350'을 올해 중 출시해 기술적 초격차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M350은 단일 패치로 심전도뿐만 아니라 혈압, 산소포화도까지 통합 측정하는 멀티파라미터 장비로, 의료진의 업무 효율을 극대화할 것이란 전략이다.

메쥬는 국내에서는 설치·교육·임상 지원까지 수행 가능한 전문 조직을 확충해 기존 고객 기반을 강화하고, 해외에서는 전략 국가별 전문 인력을 확보해 현지 보건의료체계에 맞춘 영업 전략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북미·유럽 등 해외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한 유통망 구축과 현지 영업·마케팅, 기술 데모, 공동연구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회사는 북미 현지 30여 개 의료기관과 PoC(기술 실증)를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AI 기반 예측·진단 기술 고도화를 위한 연구개발(R&D)과 핵심 인력을 확충해 차세대 제품의 임상시험을 비롯해, 유럽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한 공동 연구에 활용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 FDA, 유럽 CE 등 9개국에서 16개의 인허가를 확보한 메쥬는 2027년 미국 시장 본격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병원 중심 의료 서비스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병원을 넘어 가정에서도 환자를 관리하는 '홈스피탈(Homespital)' 모델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씨어스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이 가속화됨에 따라 마케팅 비용 증가와 가격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씨어스테크놀로지, 휴이노 등 국내 경쟁사들은 대웅제약과 같은 대형 제약사와 손을 잡고 막대한 영업력을 동원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낼 경우, 메쥬 역시 수익성 방어를 위해 단가 인하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시장 경쟁 심화가 수익성 개선 속도를 늦추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 측면에서도 일정 시간의 투입을 요하고 있다. 메쥬는 현재 9개국 인증을 확보했으나,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CMS(의료보험) 체계 진입이라는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또한 강화된 유럽 의료기기 규정(MDR) 대응에 투입되는 상당한 비용과 기간 역시 중단기 실적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정책 환경도 변수다. 최근 비대면 진료 제도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향후 확정될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서비스의 범위나 수가 체계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정책적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박정환 메쥬 대표이사는 "메쥬는 의공학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료 현장의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왔다"며 "코스닥 상장은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대한민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세계적인 표준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메쥬의 이번 공모 주식 수는 134만5,000주이며, 희망 공모가는 1만6,700원 ~ 2만1,600원이다. 회사는 오는 3월 16일과 17일 일반 청약을 거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 맡았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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