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이문정 평론가의 더 갤러리 (100) 권오상, 노상호] 두 작가에게 ‘인터뷰에 대한 인터뷰’를 해보니

  •  

cnbnews 제748호 이문정 미술평론가, 연구소 리포에틱 대표⁄ 2023.05.31 10:12:19

(왼쪽) 권오상, ‘비스듬히 기댄 형태와 체인들’, 565 × 165.5 × 300cm, UV print on fabric, air blower, 2023, 도판 제공 = 권오상 / (오른쪽)노상호, ‘THE GREAT CHAPBOOK 3-elsewhere’, 90 x 72cm, 캔버스 위에 유화, 2020, 도판 제공 = 노상호

(문화경제 = 이문정 미술평론가, 연구소 리포에틱 대표) 더 갤러리 이번 회는 ‘작가의 인터뷰’를 주제로 권오상, 노상호 작가에게 공통 질문을 던진 뒤 세부 인터뷰를 진행한 내용을 싣는다.

공통 질문


1. 주관적 판단이지만, ‘인터뷰를 많이 한 작가’라는 키워드를 떠올렸을 때 먼저 생각나는 두 사람이 권오상, 노상호 작가였다. 인터뷰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무엇인가? 작업의 주요 개념이나 제작 방법과 관련된 내용은 모든 인터뷰에 필수적으로 담길 것 같다.

2. 인터뷰어의 관점과 해석의 정도에 따라 결과물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본인의 의도와 가장 다르게 전달되었던 인터뷰는 무엇인지, 정말 고치고 싶거나 추가로 설명하고 싶었던 내용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3. 최근 몇 년 사이 동영상 인터뷰가 대폭 증가한 것 같다. 동영상 인터뷰는 한결 직접적으로 작가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을 텐데, 결과물을 글로 읽을 수 있는 인터뷰와 작가가 직접 말하는 영상을 볼 수 있는 인터뷰 중 어느 쪽을 선호하는가?

4. 작가 인터뷰의 장단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작품에 대한 설명을 작가에게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이지만,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가 너무 강력하게 작용해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감상하기 전에 작품에 대해 얼마나 알아야 하는가?’란 질문을 받을 때 정보를 전시장에서 확인하고 오는 식의 감상을 할 위험이 있으면 인터뷰나 작품에 대한 설명을 안 보는 게 낫다고 답변하는데, 그와 같은 맥락인 것 같다. 혹시 본인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터뷰를 찾아보려는 사람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권오상, ‘비스듬히 기댄 형태와 스팽글’, 454 × 208 × 320cm, UV print on fabric, air blower, 2023, 도판 제공 = 권오상

권오상 작가 “인터뷰는 내 작업의 전부가 아니다”

1. 인터뷰는 대부분 작업과 관련된 내용이니 신진 작가 때부터 받는 질문은 거의 비슷하다. 아무래도 가장 많은 질문은 ‘데오도란트 타입’에 관한 것으로 무슨 뜻인지, 왜 그런 제목을 붙였는지 등이다. ‘데오도란트 타입’의 개념이 복잡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어서 전공자가 아닌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지금은 “데오도란트가 사람의 체취를 없애는 게 아니라 가려서 살짝 다른 걸로 만들어주는 것처럼 나의 ‘사진조각’도 똑같이 재현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살짝 다른 것으로 만들어주는 작업”이라는 식으로 설명한다.

2. 현재 진행 중인 개인전 ‘Air-mass: 바람이 다니는 길’(2023)과 관련된 것 하나가 떠오른다. 나의 다른 작업인 ‘더 플랫’(2003~2007, 2010~2014)이나 ‘뉴 스트럭처’(2014~)에서도 바람이 다니는 길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내가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수채화를 배울 때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인 “평면에도 바람이 다니는 길이 있어야 한다”를 인용했다. 이후 기사에는 내가 모범생이고 선생님의 말씀을 받들어 실천하고 있다는 뉘앙스로 정리되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 또 다른 예로 인터뷰를 진행하다 나온 사적인 부분, 예를 들어 은사님과의 일화나 친구들과의 관계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때가 있다. 인간관계나 학창 시절은 나의 부분일 뿐이고 그것이 내 작업 세계의 전부도 아니며 과거처럼 그룹이나 이즘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대도 아닌데 과도한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그러나 인터뷰어의 관점과 해석을 존중하고, 이미 완결된 인터뷰의 부분을 고치다가 전체적 흐름이 깨질 수도 있기 때문에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거나 수정을 요청하지는 않는다.


3. 개인적으로 글로 배포되는 인터뷰를 선호하는 편이다. 활자를 좋아하는 편이고, 더 정돈된 내용으로 전달할 수 있어서인 것 같다. 그리고 동영상 인터뷰는 인터뷰를 진행한 매체나 동영상을 업로드한 사이트가 없어지는 경우도 꽤 많고, 방송국에서 해당 영상의 다시 보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영구적이지 못하다. 동영상 인터뷰의 경우 답변하는 나의 모습을 주로 보여주는데 그보다는 작품이 보이는 게 좋아서 내 모습이 인터뷰의 시작과 끝에만 등장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4. 설명이 많아지면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줄어드니까 그런 것 같다. 내 경우는 설명을 명쾌하게 하는 편이라 인터뷰 내용을 확인할 때는 이해도 잘 되고 좋아 보일 수 있는데, 작가가 하는 말이 정답이라고 여겨 실제로 작품을 볼 때 그 생각만 할 위험이 있다. 작가가 말하지 않은 부분까지 도달해줬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는데 인터뷰를 보거나 작업에 관한 정보에 의지하면 그것을 뛰어넘는 감상을 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설명을 구구절절 많이 하는 게 좋지는 않은 것 같다. 인터뷰도 오차가 있기 마련인데 간혹 특정한 하나의 답변만을 기억해 그것이 내 작업 전부인 것처럼 감상한 뒤 꼬치꼬치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전체적인 흐름이 아니라 특정한 인터뷰의 특정한 부분에 집중해 ‘작가가 이렇게 말했는데 왜 실제 작품은 그렇지 않은가?’라고 질문을 하는 거다. 앞서 말했듯 같은 말이라도 인터뷰어에 따라 다르게 정리될 수 있고 인터뷰가 실리는 매체의 성격에 따라 편집, 여과되기도 한다. 그때와 지금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고, 그날 내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인터뷰를 잘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변수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인터뷰가 작가의 생각을 100% 그대로 전달하거나 작품에 관한 모두를 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권오상, ‘세 조각으로 구성된 비스듬히 기댄 형태’, 619 × 306 × 320cm, UV print on fabric, air blower, 2023, 도판 제공 = 권오상

Q.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개인전 ‘Air-mass: 바람이 다니는 길’이 열리고 있다. 전시에 대해 전반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이전에는 잘 보지 못했던 ‘에어매스’ 시리즈가 등장했다.

A. ‘에어매스’는 풍선 같은 조형물로 2022년부터 제작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이전에 두 번 정도 공개한 적이 있긴 한데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산속에 놓인 바위를 보는 것처럼 자연 풍경을 오가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와상들이 한 장소에 모여 풍경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에어매스’는 ‘더 플랫’에서 ‘뉴 스트럭처’로 이어지는 개념의 연장이다. ‘뉴 스트럭처’가 볼륨이 빠진 이미지 조각의 정원이었다면 ‘에어매스’는 볼륨이 더해진 돌덩이 같은 조각의 정원, 조각의 산속에 난 길을 거니는 것 같으면 근사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만들었다. 작품 안에 사람이 들어와서 둘러보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 또한 ‘에어매스’는 웹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만든 결과물을 물리적으로 재현한 것이기 때문에 가상 공간을 걷는 것과도 같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얻은 이미지를 포토샵으로 조각낸 뒤 사진조각에 이미지 조각들이 겹쳐 붙여진 것 같은 이미지를 만들고, 그것을 3D 모델링된 형태 위에 입힌 다음 출력해서 조형물을 꾸미는 것이기 때문에 사진조각과 같은 방법으로 제작된다고도 말할 수 있다. 이는 사진조각을 3D 스캔해서 만든 브론즈 조각과도 연결된다.
 

권오상, ‘비스듬히 기댄 형태와 데본렉스’ 638 × 251.5 × 300cm, UV print on fabric, air blower, 2023, 도판 제공 = 권오상

Q. ‘에어매스’ 시리즈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권오상의 시리즈들은 매우 단단한 개념적 연결 고리를 바탕으로 확장되는데 이번도 예외는 아니다.

A. 작년에 헬로우뮤지움에서 진행한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전: 꿈쩍꿈쩍’(2022)에 참여하면서 본격화되었다.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구상하다 에어바운스 미끄럼틀 같은 조형물, 공기 조형물로 이뤄진 놀이터를 떠올렸다. ‘데오도란트 타입’ 초기작들이 아이소핑크가 아니라 금속으로 내부 지지대를 만들었기 때문에 내부가 텅 비어있는 것처럼 ‘에어매스’의 내부가 비어있는 점도 재미있었다.
 

권오상, ‘비스듬히 기댄 형태와 은하’, 490 × 259 × 300cm, UV print on fabric, air blower, 2023, 도판 제공 = 권오상

Q. 전시장에 거울이 등장한 것도 새롭다.

A. 거울은 ‘무제의 지드래곤, 이름이 비워진 자리’(2015)에서부터 등장했다. 이전부터 작업에 거울을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전시장에는 조각의 이미지를 반영하는 거울 기둥과 거울 좌대가 섞여 있는데, 거울 좌대 위에는 ‘데오도란트 타입 - 매스패턴스’(2013~)가 놓여있다. 이미지인 사진이 표면을 덮고 있지만 물질로 존재하는 사진조각과 거울을 통해 반사된 이미지들이 서로 연결되고 대비되면서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노상호, ‘THE GREAT CHAPBOOK 4-HOLY’, 2023, Acrylic on canvas, 300 x 300cm, 도판 제공 = 일민미술관

노상호 작가 “인터뷰 최대한 많이 읽어 달라. SNS는 내 작업 일지”

1. 내 작업을 전혀 모르는 독자도 나에 대해 정보를 얻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인터뷰의 목표이다 보니 같은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 미술과 관련된 잡지가 아닌 경우에는 더 그럴 수밖에 없다. 그래서 효율적으로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내 작업에 대한 주요 개념들을 정리해 보내 인터뷰를 갈음한 적도 있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간단한 자기소개이다. 자신을 세 가지로 말해보라는 질문도 꽤 많이 받았다. 나는 판에 박힌 답을 하는 것을 싫어해서 일부러 정해진 형식을 피하는 답변을 하는 편이다. 또 SNS에서 이미지를 수집해 작업하다 보니 저작권과 관련된 질문이 많았다.

2.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질문에 “둘 중에 어느 하나라도 상관없다”라고 말했는데 그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한쪽에 더 가치를 부여하는 뉘앙스로 실리는 경우가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관계성을 다루다 보니 SNS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전시나 이미지를 실제로 보지 않을 수도 있다. 액정으로 볼 수도 있고 실제로 볼 수도 있다”라는 답변이 “전시를 실제로 보지 않는 게 더 좋다”라고 말한 것처럼 실려서 오해를 샀던 적이 있다. SNS만을 옹호하는 것처럼, 혹은 그 반대로 기사가 나는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 SNS 활동을 비판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서 이미지를 수집하고 완성한 작품을 다시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다는 식이었다. 나는 이미지가 존재하고 확산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조에 대해 다루는 작가이고 내 작품에는 그와 관련된 여러 측면이 담기는데, 인터뷰는 양가성을 띤 답변을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아마 명쾌한 내용 전달을 위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나의 스타일도 그렇고 미술이라는 영역의 특성상 그렇게 답하기는 어렵다. 다만 인터뷰어의 관점에 따라 내 답변이 그렇게 이해되었을 수도 있기 때문에 특별히 수정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물론 선생님들이나 선배 작가들이 내 의도와 다르게 공개된 인터뷰에는 이의 제기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이유를 몸소 체험한 뒤 조금 후회한 적도 있다. 독자들이 나에 관한 모든 인터뷰를 다 읽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 의도와 다른 인터뷰가 쌓이다 보면 해명해야 할 일이 생긴다. 예전에 인터뷰비에 대한 논의가 웹상에서 활발히 이뤄졌던 때가 있었는데, 나는 반대로 인터뷰비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충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3. 동영상 인터뷰가 더 편하다. 시간도 더 적게 들고, 무엇보다 동영상 인터뷰는 답변하는 나의 태도, 말투나 표정이 직접적으로 전달되어 오해를 덜 받는 것 같다. 앞서 말했던 양가성을 가진 답변 같은 경우 뉘앙스가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 실리는 인터뷰의 경우 확인 과정을 거치며 인터뷰 내용을 재고할 수 있어서 두 방식 모두 장단이 있다고 생각한다.

4. 정보가 많아진다는 것과 관련해 득과 실이 같을 것 같다.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기 전에 너무 많은 정보를 탑재하고 그에 근거해 전시를 보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 같은 경우 인터뷰가 많아서 생기는 정보 불균형이 있다. 인터뷰가 많지 않으면 모두 읽게 되는데 많은 양이 산발적으로 있으니 그중 일부의 내용만 확인하고 나의 전부를 알았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생긴다. 보통 인터뷰가 진행된 시기에 제작하던 작품, 당시의 내 생각에 근거해 답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바뀌기도 하고 작업에 변화가 생기기도 하는데 그 부분이 간과되는 것이다. 이는 온라인상에서 과거의 인터뷰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10여 년 전의 인터뷰를 보고 2023년에 열린 전시에 와서 작품과 작가의 생각이 불협화음을 일으킨다고 느끼거나, 과거의 내용에 현재의 작품을 대입해 속단해 버리고 나에게 질문할 때도 있다. 그래서 나의 작업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나의 인터뷰를 최대한 많이 찾아봐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노상호, ‘THE GREAT CHAPBOOK 1’, 설치, 2016, 사진 = 김익현, 도판 제공 = 노상호

Q. 과거에는 작가가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매체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대부분의 작가가 개인 웹사이트나 SNS를 통해 작업에 관한 생각을 밝히고 전시와 작품에 대한 홍보를 직접 하고 있다. 작가가 스스로 인터뷰의 형식을 이용하거나 그와 유사한 방법으로 작품을 알릴 수도 있을 것 같다.

A. 인터뷰라고 칭하진 않지만, 그에 준하는 행위를 늘 하고 있다. 나는 인스타그램에 일기 쓰듯이 이미지와 글을 올린다. 그리고 그 안에 작업과 관련된 내용을 넣는다. 힘을 빼고 소소한 에피소드를 풀어내듯이 적어 내려가는 글을 통해 인터뷰에서 미처 하지 못했거나 내가 더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어필하는 거다. 내가 SNS에 올리는 글은 그냥, 이유 없이 혹은 개인적인 용도를 위한 게 아니다. 한 번도 그렇게 사용한 적이 없다. 나는 인스타그램을 작업과 연결된 공식적인 계정이라고 생각하고 사용한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도 인터뷰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인스타그램을 꾸준히 따라오다 보면 내 작업 방식을 더 잘 알 수 있다.

Q. 본인이 생각할 때 작업과 관련해 중요한 부분인데 잘 받지 못하는 질문이 있다면 무엇인가?

A. 하나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꽤 많다. 막상 질문을 받아도 구체적으로 답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 공식적으로 기록되는 것이기 때문에 정제해서 말하게 된다. 작업 과정에서 생기는 세부적인 고민들, 특히 기법은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함에도 질문을 거의 받지 못한다. 최근 나의 주된 이슈는 ‘어떻게 그릴까?’에 관한 것이다. 캔버스에 밑 색을 먼저 칠할지 말지, 그에 따라 내 그림이 어떻게 바뀔지, 그것이 내 작업 개념과는 잘 맞는지 등이다. 색을 쓰는 방식이나 붓질하는 방법 등에도 많은 의미가 담기는데 인터뷰에서 말할 기회가 거의 없다. 관련해 내가 관심 있거나 주목하는 그리기 방식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해도 상관없을 텐데 인터뷰 답변을 너무 선언처럼 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기도 했다.
 

노상호, ‘THE GREAT CHAPBOOK 4-HOLY’ 2023, Acrylic on canvas, 300 x 300cm, 도판 제공 = 일민미술관

Q. 현재 일민미술관의 전시 ‘히스테리아: 동시대 리얼리즘 회화’에 참여 중이다. 출품작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A. ‘히스테리아: 동시대 리얼리즘 회화’에 출품한 ‘더 그레이트 챕북 4-홀리(THE GREAT CHAPBOOK 4-HOLY)’(2023)는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의 개인전 ‘낭만적 아이러니’(2023)에서 선보였던 시리즈의 연장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전시의 주제가 리얼리즘 회화여서 인공지능(AI)에게 쿠르베(Gustave Courbet) 스타일로 그려보라고 시킨 뒤 내가 그 결과물을 참고해 배경에 그리는 식으로 주제에 맞게 진행한 부분이 있다. 또 작품의 규모를 키워보고 싶어 3m 크기의 캔버스에 도전했다. 일민미술관의 공간에 맞춰 제작한 크기이다. 특히 관람객이 전시장에서 보는 것과 인스타그램으로 보는 것 사이의 큰 차이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기괴하면서도 성스러운, 모호하면서도 낯선 분위기가 전달되길 바랐다. 화폭의 크기에 비해 그려진 도상이 커서 시각적으로 신기하면서도 이상하게 보일 것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