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0원'의 이유...삼성 등 4대 그룹 영업익 1년 새 65.9% 감소

현대차 영업익은 43% 증가

김예은 기자 2024.04.24 15:01:45

국내 4대 그룹 영업이익 변동 현황. 사진=한국CXO연구소 제공

국내 기업 중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내왔던 상위 2개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는 법인세를 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는 지난해 기업이 벌어들인 소득에 대한 과세다. 즉, 법인세 0원은 양대 기업이 지난해 벌어들인 소득이 없음을 반증한다. 삼성전자가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것은 영업손실을 겪었던 창업 초기 시절을 제외하고 50여 년 만에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불황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1조5300억 원, 4조6700억 원(별도 재무제표 기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양대 기업을 주축으로 하는 국내 4대 그룹(삼성·현대차·LG·SK그룹)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5% 넘게 폭락했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 1위를 유지하던 삼성의 영업이익 감소율은 90% 수준에 육박한다.

24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지난 19일까지 감사·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4대 그룹 주요 국내 계열사 306곳의 2022∼2023년 별도(개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 총액이 24조518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71조9182억원) 대비 47조4억원이 감소한 수치로, 1년 새 65.9% 감소세를 기록했다.

국내 4대 그룹 영업이익 변동 현황. 사진=한국CXO연구소 제공

그룹별로 보면 영업이익 감소액이 가장 큰 기업은 삼성이다. 조사 대상 삼성 계열사 59곳의 영업이익 규모는 2022년 38조7465억 원에서 2023년 2조8363억 원으로 92.7% 급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2년 25조31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11조526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그 뒤를 이어 삼성전기(6749억원↓), 삼성디스플레이(6302억원↓) 등도 1년 새 5000억 원이상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SK그룹 계열사 135곳의 영업이익 규모는 2022년 19조1461억원에서 2023년 3조9162억원으로 79.5% 감소했다. 특히 SK하이닉스와 SK에너지는 조 단위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영업이익 7조6609억 원을 기록한 반면, 작년에는 4조672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동기간 SK에너지의 영업이익은 2조5923억 원에서 418억 원으로 2조5000억 원 넘게 줄었다.

LG그룹 역시 지난해 영업적자로 전환됐다. LG그룹 계열사 48곳의 2022년 영업이익은 1조4429억 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707억원 의 적자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LG전자는 선방했지만, LG디스플레이(3조8841억원 적자)와 LG화학(1091억원 적자)이 적자 폭을 키웠다.

LG전자는 2022년 1107억 원에서 2023년 5767억 원으로 1년 새 4600억 원 넘는 이익이 증가했다.

4대 그룹 중에서 영업이익이 증가한 기업은 현대차그룹 뿐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40% 넘는 영업이익률 증가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 내 50개 계열사의 영업이익은 2022년 12조5827억원에서 작년 18조362억원으로 1년 새 5조원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43.3%다.

이 가운데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는 영업이익이 감소한 반면 그룹사 양대 주축인 현대차와 기아는 3조원 이상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은 2조8285 억원에서 6조6709억 원으로 4조 원가량 증가했고, 기아도 3조8억 원에서 6조3056억원으로 3조 원 이상 늘었다.

반면, 현대제철은 1조4647억 원에서 6503억원으로, 현대글로비스는 1조5957억원에서 1조565억원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국내 굴지 기업들의 부진으로 국세 수입의 약 20%를 차지하는 법인세가 감소하며 올해 세수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동안 단일 기업 법인세로만 전체 법인세수의 약 10%를 지탱해 온 큰 손이었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국내 핵심 기업인 삼성, SK, LG의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면서 대한민국 경제에도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경영 실적이 호전되겠지만, 작년 대비 기준이 아닌 2020∼2022년 상황과 비교해 얼마나 경영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 산업의)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만큼만큼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새 산업을 개척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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