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경제

‘#예술계_내_성폭력’ 관련 여성예술인연대(AWA) 성명서 발표

윤하나 2016-12-25 08:18:14

 

‘#예술계__성폭력폭로 사태와 관련해 여성 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성명서를 냈다.

    

지난 11월 초 #예술계__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한 여성 예술인들은 제도적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모여 1216일 성명서를 완성했다.

 

성명서를 완성한 여성예술인연대(AWA)는 우선 주변 예술인들의 서명을 독려한 뒤, 1225일 오전 성명서를 온라인 플랫폼에 공개했다. 이전까지 비공개로 서명을 진행했음에도 12월 23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신진 작가, 중견 작가, 큐레이터, 기획자, 평론가 등 총 405‘#예술계__성폭력 성명서'에 서명했다


AWA 측은 12월 25일 공개 이후 서명을 2017111일에 마감하고, 구체적인 관련 기관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에 관련한 진행 상황은 여성예술인연대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speakout.awa/)를 통해 알릴 예정이다.

 

여성예술인연대(AWA)는 수평적이며 열려있는 자생적 조직으로, 공동으로 성명서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출발했다. AWA 측은 앞으로 '#예술계__성폭력' 문제를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함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서에 동참할 수 있는 링크는 다음과 같다.

https://goo.gl/forms/R0Ttwx667Vvb97VH3

 

아래는 AWA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예술계_성폭력_성명서>

 

201610월 말 이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문제가 폭로의 형식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애초에 폭로자들의 발언이 없었다면 우리는 현재까지도 예술계에 만연해 있는 성폭력의 심각성에 관해서 이야기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번 성폭력 폭로사태로 우리 예술계의 구조적 모순과 취약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를 변화의 계기로 삼는 공론의 장은 없는 상태입니다.

 

우리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예술계의 성폭력 사례가 빙산의 일각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에 대해 문화예술권력을 가진 기성세대가 침묵하는 모습을 보며 입장과 지위에 따른 현실 공감의 온도 차를 극명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예술계는 성폭력을 포함한 부당한 권력의 과시에 대해 매우 낮은 수준의 대처를 보여주었습니다. 개인을 보호하고 불합리한 힘을 견제하는 대신 사건을 예방하기 위한 논의와 가능성조차 억압하거나 무마시켜 온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의 가장 큰 원인은 예술계 전반의 특수성과 취약성을 제도적으로 보완하지 못해 온 것에 있을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예술인 개인으로서의 인식과 적극적인 실천이 부족했음을 반성합니다. 이제 더는 대답 없는 허공에 기대하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서로를 동등하게 존중하는 가운데 예술의 참가치가 소통될 수 있는 환경입니다. 그러므로 현실과 변화된 의식을 반영한 제도의 개선이 당장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성폭력 피해 사실이 묵인되거나 피해자가 소외되지 않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합니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과 인식의 변화는 예술계 공동체의 연대를 통해 이뤄낼 수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발 딛고 있는 공동체 속 실천을 계속 미룬다면 예술의 일상화, 사회적 함의의 예술을 말하는 것은 위선일지 모릅니다.

 

혼란한 시국에 발분하여 광장으로 나갔을 때 우리가 발견한 것은, 무력할 것 같던 국민 각자가 가진 힘과 그로 인한 희망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불편하고 추한 현실을 마주할 용기가 있습니다. 또한, 그것을 바꿀 힘도 있습니다.

 

우리가 예술계에 시급히 요구하는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예술인 복지재단에 성폭력 상담기구 상설을 요구합니다.

2. 문화체육관광부에 국가기금 수혜자 및 기관을 대상으로 한 성평등교육의 의무실시를 요구합니다.

3. 모든 예술기관에 성폭력 비리와 관련된 채용 규정 (심사위원 포함) 및 징계규정 강화를 요구합니다.

 

우리 모두는 예술계 내 모든 형태의 성폭력이 사라지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함께 목소리를 높일 것입니다. 


2016 . 12 .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