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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운명과 한판 승부> 열 번째 이야기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현생인류의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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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3호 편집팀⁄ 2010.03.29 14:22:56

글·김윤식 양백승이 설파하는 진화론은 마침내 지구상에 인류가 출현하는 대목으로 접어든다. “신생대는 속씨식물이 크게 번성하는 한편 포유류가 지배하던 시대로서, 제3기 플라이오세(530만 년~ 180만 년 전) 시기에 바로 최초의 인류가 출현하게 되는 것입니다.” 양백승은 지구 화석을 토대로 밝혀진 지질시대 구분에 의거하여 인류가 최초로 이 땅에 등장한 시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초 단세포 동물로부터 진화를 거듭하여 마침내 오늘날의 인간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몇 번이고 거듭 강조했다. 양백승이 잠시 말을 멈출 때마다 여기저기서 질문이 있었으나, 양백승은 그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설명이 끝난 뒤에 하겠노라고 미루었다. “지금까지 지질시대에 나타나는 인류의 최초 등장 시점을 말씀드렸는데, 그렇다면 우리 인류는 어떤 진화 계통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을까요? 아시다시피, 우리 인간은 포유류에 속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먼저 포유류는 어떤 진화 과정을 거쳐 탄생하였는지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질학적으로 고생대 중 데본기(4.17억 년~ 3.54억 년 전)를 어류의 시대라고 부르는데, 이 시대 말엽에 어류에서 진화된 ‘최초로 네 다리가 있는 양서류(兩棲類)’가 출현합니다. 그 증거로는 어류에서 양서류로 진화하는 과정에 양쪽의 모습이 혼합된 전이화석(轉移化石)이 많이 발견된다는 것이죠. 이렇게 태어난 양서류는 고생대의 석탄기(3.54억 년~ 2.9억 년 전)와 페름기(2.9억 년~ 2.48억 년 전)를 거치면서 좀 더 육상생활에 적응하면서 번성하게 되지요. 그런데 석탄기 중 펜실베니아기(3.23억 년~ 2.9억 년 전) 시기에 양서류에서 파충류가 탄생하는 대진화가 일어납니다. 물론, 이러한 새로운 종의 진화적 출현을 증명하는 전이화석이 발견되었지요. 이렇게 해서 탄생한 파충류는 조류와 포유류가 탄생하게 되는 진화의 근원지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조류는 공룡으로부터 진화했다는 학설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깃털이 있는 수각류(獸脚類: 이족보행을 하는 공룡) 공룡을 비롯하여, 공룡과 새의 중간 단계 전이화석이 많이 발견되었기 때문이죠. 진화 생물학자들은 파충류가 거북을 만든 ‘아나프시드’, 공룡을 만든 ‘디아프시드’, 그리고 ‘시나프시드’ 등의 3가지로 진화되었다고 추정합니다. 이 중에 시나프시드는 앞의 둘과는 전혀 다른 경로를 택해 ‘테라프시드’를 만들고, 이것이 뼈와 생리적 변화를 거쳐 마침내 처음으로 포유류로 진화한 것입니다. 그때가 바로 고생대 중 트라이아스기(2.48억 년~ 2.06억 년 전) 시대입니다. 그렇게 포유류가 생긴 지 약 2억 년이 흘러갔을 즈음, 신생대 제3기 마이오세(2380만 년~ 530만 년 전) 시대에 뚜렷한 유인원(類人猿)이 나타나게 됩니다. 유인원이란 척추동물 아문(亞門), 포유 강(綱), 영장 목(目), 진원 아목(亞目), 사람 상과(上科), 오랑우탕 아과(亞科)에 속하는 동물로서, 여기에는 오랑우탕·고릴라·침팬지·긴팔원숭이 등이 있습니다. 그러한 시기 가운데 약 700만 년 전에 이르러 어떤 유인원이 탄생하게 되었는데, 그가 바로 인류와 침팬지의 공동조상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그 공동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인류조상’이 마침내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바로 약 440만년 전에 동아프리카 밀림 지역에 살았던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일명 아르디)’입니다. 이는 그동안 최초의 인류 기원으로 알려졌던 360만 년 전의 사람 과(科) 동물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일명 루시)’보다 100만 년 이상 앞서 살았던 원인(猿人)입니다. 이러한 원인(猿人)은 대부분 250만 년 전에 멸종했고, 다만 그중 곁가지 종들이 그로부터 100만 년 동안 더 생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100만 년 이상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원인(猿人)과 원인(原人)의 중간 형태인 ‘호모 하빌리스’가 진화되어 나타나고, 여기에서 다시 진화된 ‘호모 에렉투스’라는 원인(原人)이 약 175만 년 전쯤 동아프리카에서 탄생하게 됩니다. 호모 에렉투스는 직립보행을 하면서 불을 사용하고 다양한 도구를 만들어 사냥을 하면서, 거의 150만 년 동안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살았습니다. 특히 아시아에 진출한 호모 에렉투스 중에는 북경원인과 자바원인을 들 수가 있지요. 또다시 시간이 흘러 50만 년 전쯤에 이르자, 이번에는 호모 에렉투스에서 진화된 ‘호모 사피엔스’라는 새로운 형의 인간이 아프리카에 나타났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호모 사피엔스가 활개를 치며 살기 시작한 지 약 25만 년이 흘러갔을 즈음에는, 호모 에렉투스는 완전히 사라지고 호모 사피엔스만 남게 되었지요. 이렇게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호모 사피엔스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여기에서 바로 현재의 우리 인간이 탄생했기 때문이죠. 호모 사피엔스의 일부는 30만 년 전에 유럽으로 진출하여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렌시스(일명 네안데르탈인)’로 진화하여 살다가, 3만3000년에서 2만4000년 사이에 멸종하게 되지요. 한편, 동아프리카에서 살던 호모 사피엔스는 30만 년 전쯤에 다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 진화하는데, 이들이 바로 오늘날의 ‘현재인간’인 것입니다. 이렇게 탄생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12만 년 전에 남아프리카로, 10만 년 전에 서남아시아로, 그리고 5만 년~ 3만 6000년 전 사이에 유럽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참고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탄생과 관련해서는, 4만 년~3만 년 전 후기 구석기 시대를 영위하고 있던 호모 사피엔스에게 형질인류학적 대전이가 일어나 현재인간이 생겨났다고 추정하는 학설이 있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약 1만1000년 전, 즉 신석기 시대가 시작될 무렵에는 전 세계에 인류가 퍼지게 되지요. 그때부터 청동기 시대(5000년 전)를 거쳐 오늘날 철기시대(3000년 전)에 이르는 약 1만 년 동안 우리 인간은 놀라운 문명을 발전시키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이 땅에 존재하게 된 우리 인간을 생물학적으로 분류하면, 척추동물 아문(亞門), 포유 강(綱), 영장 목(目), 진원 아목(亞目), 호미니드 과(科)(사람 科), 호모 속(屬)(사람 屬), 사피엔스 종(種), 사피엔스 사피엔스 아종(亞種)(사람 亞種) 등의 체계로 정리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양백승은 진화론에 꽤나 조예가 있는 듯, 전문적 소양을 바탕으로 어류로부터 현재인간 탄생에 이르기까지 진화적 변천내용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정녕 신이 인간을 창조했나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설명이었지만, 다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흥미롭게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와중에, 이것저것 따지고 싶은 게 많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 하던 이기하는 양백승의 강설이 끝나자마자 물고 늘어졌다. “진화론에 입각한 인간의 기원에 대해 말씀 잘 들었습니다. 우선 한 가지 묻고 싶습니다. 생물이 진화하기 위해서는 어쨌거나 최초에 생물이 존재했다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그 최초의 생물은 도대체 어떻게 해서 생겨난 것인지요?” “그 질문은 진화론의 영역에서 다룰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진화론은 일단 최초에 생명체가 존재했다는 사실관계로부터 관찰되고 분석된 과학이론일 뿐입니다.” 인간의 탐구 가능 영역을 벗어난 이기하의 질문에, 양백승은 철학적 논란으로 치부하고 한 발자국 비켜섰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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