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전셋값에 지친 2030세대가 빚을 내 주택 마련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더 이상 전세대란을 견뎌내기 어렵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그동안 집을 소유하면서 쪼들리기보다는, 전월세에 살며 다소 여유로운 소비 생활을 추구하던 이들이 이제는 소비를 줄이고 대출을 늘려 주택 구매를 선택하고 있다.
KB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4월 말 현재 30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2조 6334억 원으로, 지난해 4월 말(42조 959억 원)에 비해 10조 5375억 원이 늘었다. 불과 1년 새 25% 증가한 것.
20대 대출 잔액도 지난해 4월 말 3조 9381억 원에서 올해 4월 말엔 5조 7321억 원으로 무려 1조 7940억 원(45.6%)이 늘었다.
지난 1년간 2030세대의 대출 잔액 증가액은 12조 3315억 원으로 전체 대출 잔액 증가액(31조 3872억 원)의 39.3%를 차지했다.
2030세대는 중장년층에 비해 소득수준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이들이 대출에 의존해 주택 마련에 나서고 있는 터라, 가계부채 급증을 부채질하고 향후 금리가 올랐을 때 이자 부담이 커져 소비를 위축시키며, 무리한 대출에 따른 하우스 푸어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연내 미국 연준이 기준 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국내 시중 금리도 영향을 받아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4050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떨어지는 2030세대는 이자 부담의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면서 “전세대란에 떠밀리듯 빚을 내 주택 마련에 나선 젊은 가계들이 향후 금리가 상승할 때 부실의 덫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소비 성향이 강한 2030세대가 무리한 대출로 주택을 구매하고 소비를 줄일 경우 민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는 한국 경제 전체의 리스크 요인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