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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건강 칼럼]아플 원인 없는데 아픈 ‘신경병증성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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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41-442호 김영재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2015.07.30 09: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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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영재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환자가 병원을 찾는 주된 이유는 통증이 있기 때문이고, 통증은 의학적 측면에서 질병 진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통증은 무엇보다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 수단으로, 신체 안팎에서 일어나는 이상 여부를 알려주는 경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통증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조기에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통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예전에는 통증을 단순히 신체에 유해한 자극에 의해 발생한 신호가 전선과 같은 신경을 타고 수동적으로 뇌에 전달돼 인지되는 감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의 의학적 관점은 통증을 단순히 뇌로 전달된 수동적인 감각으로 보지 않는다.

이제 통증은 신호 전달 과정에서 그 신호가 인간의 신체적이고 정서적인 내적 요인과 함께 이전의 통증 경험, 교육의 정도, 직업이나 종교, 신념 및 주위 환경 등 외적 요인에 의해 통증 양상이 변화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그래서 통증은 실제적이거나 잠재적으로 조직 손상과 관련되거나 그러한 손상으로 기술되는 불쾌한 감각적, 감정적 경험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통증은 다양한 관점에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인체 부위별로 머리 통증, 목 통증, 어깨 통증, 흉복부 통증, 허리 통증 및 하지 통증 등이 있고, 시간 기준으로 급성과 만성 통증을 나눌 수 있다. 질환별로는 요통, 두통, 삼차신경통, 대상포진 후 신경통, 당뇨병성 말초신경통, 늑간신경통 및 암성통증 등이 있다.

신경생리학적으로 나눌 수도 있는데, 흔히 통각수용성 통증(nociceptive pain), 신경병증성 통증(neuropathic pain) 및 심인성 통증으로 분류된다. 통증의 기전을 총체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진단 및 치료에 적합하게 분류하려 할 때, 신경생리학적으로 분류된 정상 상태의 생리적 통증인 통각수용성 통증과 비정상 상태인 병태생리적 통증인 신경병증성 통증의 구분은 중요하다.

생리적 통증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오는 통증이다. 먼저 피부, 근육, 인대, 골, 관절, 내장 및 혈관 등에 분포돼 있는 통각수용기가 기계적, 화학적 및 온열 자극으로 활성화 된다. 그러면 이를 통해 일차 구심신경섬유와 척수 후각을 경유해 척수상부 및 대뇌피질까지 통증이 전달된다. 생리적 통증은 이런 통증이 인지 및 조절되는 정상적인 통증 과정을 말한다.

이 생리적 통증은 통각수용기의 자극이 없으면 통각 입력이 되지 않아 즉시 사라지는 통각수용성 통증이라고 하며, 체성통증과 내장통증으로 나뉜다.

▲신경병증성 통증의 하나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는 환자가 최근 국내에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대한통증학회가 개최한 ‘통증의 날 캠페인’ 현장. 사진 = 대한통증학회

반면, 통각 자극이 사라진 이후나 조직 손상이 모두 치유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병태생리적 통증은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구분한다.

이런 통증은 신경계에 병소나 질병에 의해 유발되는 통증이다. 통각수용 통증과 달리 자극 없이 발생하는 자발통, 불쾌한 감각이상과 자극에 의한 통각과민, 이질통의 비정상적 유발통증 등이 있다.

그래서 신경병증성 통증은 증상이라기보다 질병으로 간주하고,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신경 손상을 주는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외상이나 손상에 의한 수술 후 통증 및 복합부위 통증증후군, 대사성 질환의 당뇨병성 말초신경통, 허혈성 또는 혈관성 뇌졸중후 증추통, 중금속 중독 및 화학요법에 의한 신경통 등에 의해 발생한다.

또 신경 자극이나 추간판탈출증, 척추협착증, 손목터널증후군, 삼차신경통 및 암성통증, 면역매개성 다발성 경화증, 염증에 의한 대상포진 후 신경통, 선천성 질환 등도 신경병증성 통증을 일으킨다.

심리적 요인에 의한 통증 감별 힘들어
만성 통증 환자엔 심리 치료도 병행

통증의 진단은 일차적으로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특정 신체 부위에서 찾아내는 것에서 시작한다. 환자가 호소하는 병력을 토대로 여러 가지 진단적 방법을 통해 통증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통증 질환도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진단해 치료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고, 만성으로 넘어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은 환자의 주관적인 경험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입장에서 그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통증에 심리적인 요인이 더해져 있을 때는 더욱 복잡해진다. 요통의 경우 전산화 단층촬영이나 자기공명영상 등 방사선 소견과 환자의 임상 증상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통증 질환의 진단은 환자의 병력과 시진, 문진, 촉진 등 이학적 검사를 이용한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후 통증 자체와 그와 관련한 여러 감각과 운동의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요인을 평가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 국소마취제를 이용해 감별 차단을 실시하기도 하고, 정밀하고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영상 진단과 체열 촬영 등 복합적인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치료는 우선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요인들을 고려해 치료 및 관리해야 한다. 통증 치료는 신경 전달을 차단하고 통증의 악순환 고리를 끊거나 만성화를 방지하며, 경우에 따라 혈류를 개선해주는 신경블록법을 시술하기도 한다.

그리고 통증 척도, 증상 및 증후를 근거로 한 다양한 약물요법이 있다. 그 외 TENS 통증유발점주사, IMS 척추성형술, 척수자극술, 척수강 내 약물주입펌프이식술 등 중재적 시술도 시행한다.

통증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심한 경우에는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을 받고, 삶의 질이 저하되며, 불안과 우울이 유발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만성 통증 환자는 신체적 문제뿐 아니라 정신적 불안 및 우울증까지 겪는 경우가 많으므로 치료 시 이런 특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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