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이 정체를 뒤로 하고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패션에 국한됐던 분위기를 탈피하고, 라이프스타일, F&B 등 밀레니얼·Z세대의 취향을 고려한 매장이 지속 유입되면서다. 트렌디한 소비자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이면 도로나 골목에 위치한 작지만 특색 있는 매장들, 시그니처 메뉴와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오감을 자극하는 F&B,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스포츠 커뮤니티 플랫폼 등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자 하는 밀레니얼·Z세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 ‘빵지순례’를 이끄는 베이커리
성지순례를 하듯 빵집을 찾아가는 일명 ‘빵지순례’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세로수길을 중심으로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이는 베이커리가 늘어나고 있다. 밀레니얼·Z세대의 인증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시그니처 메뉴로 인기를 끌면서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대표적으로 ‘아우어베이커리’와 ‘연립빵공장’이 그렇다. 아우어베리커리는 ‘더티초코’, ‘누텔라 바나나’, ‘버터 프레첼’ 등이 인기 메뉴다. 연립빵공장은 ‘팡도르’와 ‘앙버터’가 인기다.
▲ 골목의 시대
올해 가로수길에 오픈한 매장을 보면 메인 도로보다 ‘이면 도로’를 중심으로 신규 매장 오픈이 활발했다. 메인 도로보다 인기를 끌고 있는 이면 도로는 기존 가로수길 명칭에서 착안해 ‘세로수길(가로-세로)’, ‘나로수길(가나다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스포츠 부분에 미국 러닝 브랜드 ‘브룩스러닝’ △라이프스타일에 ‘그라니트’, ‘로쏘꼬모(ROSSO COMO)’ △F&B 영역에 ‘아우어베이커리’, ‘도산분식’, ‘르사이트’ △패션 영역에 ‘코스’, ‘10꼬르소꼬모마가찌니’, ‘닐카터’ △H&B에 ‘탬버린즈’, ‘에스쁘아’, ‘힙스앤립스’ 등의 브랜드가 시장의 활력을 더했다.
▲ 숨겨진 매장의 재발견
또한 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다 보여주기보다 티저 광고와 같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골목에 위치하면서 간판 및 매장 입구가 눈에 띄지 않아,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숨겨진 매장이 이들을 자극한다. 독특한 매장 이미지와 감각적 상품을 통해 작은 골목 안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고객에게 방문의 명분을 제공하기 때문.
최근 오픈한 ‘메종키츠네’ 역시 고요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밀레니얼·Z세대의 관심이 높다. 뷰티 브랜드 ‘헉슬리’는 갤러리 컨셉을 살린 이색적인 매장을 구성했다.
▲F&B(Food & Beverage)를 결합한 패션 리테일
경험을 통한 이미지 차별화는 소비자가 브랜드와의 상호작용에서 어떻게 느끼는지에 초점을 두고,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한 특별한 경험을 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최근 가로수길 매장을 보면 브랜드 감성과 소비자 취향을 고려한 F&B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 기회를 제공한다.
‘메종키츠네’는 패션·음악·카페를 혼합한 유니크한 문화 공간을 창조했고, 인스타그램을 생활화하는 밀레니얼·Z세대에게는 ‘카페키츠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에잇세컨즈’는 리뉴얼을 통해 매장 2층에 카페와 함께 테라스를 조성해 고객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삼성물산, 가로수길서 스탬프 이벤트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이들의 집결지 가로수길에서 ‘패션 파이브 스탬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가로수길에 오픈한 브랜드 매장을 알리는 동시에 미래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전달하겠다는 것. 가로수길에 입성한 핫플레이스 5곳을 방문하고 확인 도장을 찍으면 메종키츠네 스웻셔츠 등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로, 다음달 2일까지 진행된다.
해당 매장은 △프랑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메종키츠네(Maison Kitsune)’, △스웨덴 토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그라니트(GRANIT), △미국 러닝브랜드 ‘브룩스 러닝(Brooks Running)’, △10 꼬르소 꼬모 아울렛 ‘마가찌니’, △’에잇세컨즈’ 가로수길점 등 5곳이다.
손광섭 마케팅담당 상무는 “최근 변신에 성공한 가로수길에 밀레니얼·Z세대의 유입이 지속되는 가운데 차별화된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경험 소비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을 타깃으로 해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마케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